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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ug 10. 2020

경안천 자전거길로 와우정사 다녀오기

경기 용인 초보 코스

2020년 7월 25일


서울 근처 어지간한 곳은 대부분 다녀와서 여행기를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운 곳인데도 빼먹은 곳이 있다. 지니님과 한참 전에 다녀왔었는데 사진이나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곳이라 다시 한번 간다. 오늘은 용인 경안천 자전거길을 따라 와우정사에 다녀오기로 한다. 분당선 기흥역에서 와우정사를 왕복하면 45km 정도의 길지 않은 거리에 큰 오르막길이 없어서 초보자들도 다녀오기 좋은 길이다.


우라는 기흥구청 근처에 주차를 하고 출발한다. 서울에서 출발해서 탄천 자전거길을 따라 양고개를 넘어올 수도 있는데 하늘이 흐리고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니 여유를 즐길 수 도록 짧게 타기로 했다.


기흥역에서부터 신갈천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입 경사로의 입출구에 모래가 쌓여 있어 지니님은 조심조심 끌고 간다.


다녀간 지 몇 년이 지났더니 이제 아파트 용인 여기저기에 있는 레스피아 공원도 생기 보행자들 은근히 많다. 천천히 달린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자전거 도로 곳곳에 물이 흐르는 곳이 있다.


구갈1교를 지나면 자전거길은 동백으로 이어진다. 초행길이고 차도로 달리기 싫다면 동백 쪽으로 자전거길을 그대로 따라가서 에버랜드 경전선 밑으로 용인 시청까지 가면 된다. 리는 효자고개로 넘어갔다가 돌아올 때 동백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효자고개 쪽으로 그대로 직진하면 천변 자전거도로가 끝나고 이면도로로 나가게 된다. 그대로 상하동의 개천인 상하천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개천 옆 도로는 결국 용인 시내를 관통하는 42번 국도와 합쳐진다.


지금은 요양원이 된 큰 정신병원이 있는 효자고개는 용인 시내로 들어가는 큰 길목이라 차들이 많이 다녔는데 다른 새길들이 생기면서 그나마 교통량이 적어졌다.


효자고개 꼭대기에서 용인 시내 쪽으로 쭉 내려간다.


내려갈 때는 신작로에서 합쳐지는 나들목 쪽을 조심해야 한다.


큰길을 따라 끝까지 내려갈 것이 아니라 용인시청 앞 자전거길로 빠질 준비를 해야 한다. 삼가역 근처에서 멈춰서 횡단보도 신호를 따라 뒷길로 들어간다. 단보도가 몇 군데 있으니 어디서든 적당히 들어가면 된다.


용인시청 앞 삼거리에 바로 자전거길로 내려가는 입구가 있다.


금학천을 따라가는,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좋은 자전거길이다.


여기도 간밤의 비로 물이 흐르는 곳이 있다. 천천히 살살 달려간다.


오리 한 마리가 풀숲에 숨어있다가 자전거도로로 뛰쳐나왔다. 그 뒤로 오리 떼가 줄줄이 튀어나온다.


김량장역에서 운동장역 사이의 용인 시내를 지나가게 된다. 용인 시내의 중심은 이름 그대로 중앙 시장이 있는 중앙동이라 할 수 있다.


마침 오늘이 장날이다. 용인 중앙시장은 0일과 5일에 열리는 5일장이다.


이런 5일장을 그냥 지나칠 우리가 아니다. 용인5일장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재래시장이다. 슬슬 다니면서 구경을 한다.


시장 끝의 편의점에서 음료수도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가 간다.


다시 시장 끝까지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볼 건 많은데 자전거에 짐을 못 실으니 당장 뭘 살 수는 없다.


풍물놀이패의 공연이 재래시장의 잔치 느낌을 북돋아준다.


경전철 운동장역에서 시장은 끝난다. 바로 앞이 경안천이니 길을 건너서 경안천 자전거길로 내려가면 된다.


원래 자전거길은 좌안으로 가는 게 좋은데 오늘은 우안으로 들어간다.


좌안 쪽은 계속 자전거길이 이어지는데 우안 쪽은 주유소 앞에서 둑길로 올라가게 된다.


둑길도 자전거길로 계속 이어져 있다. 그냥 자전거길 표시만 따라가면 된다.


흐린 날씨였는데 해가 나면 은근히 덥다. 햇빛 방향을 보니 반대쪽이 그늘이라 시원해보인다. 우리도 다리를 건너서 최대한 반대편으로 간다.


경안천 자전거길은 양방향 중 한쪽 길이 종종 끊긴다. 자전거길 표시는 잘 되어 있으니 따라가면 된다. 좀 휑한 공원을 지나간다. 예전에 작은 저수지였던 곳인데 아직 공원 이름이 없다.


중간에 강아지들이 우리를 반기는데 오늘은 강아지 간식을 안 가져왔다. 녀석들 심심한가 보다.


자전거길이 갑자기 개천 쪽으로 내려간다.


이 구간은 비가 좀 많이 오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곳이다. 반대편에서 자전거 타고 오는 사람이 물이 많다고 친절하게 경고해주는데 그 사람이 타고 왔으니 우리도 갈 수 있겠지.


그리 깊지 않아서 문제없이 건너갈 수 있었다.




호곡동 입구이자 원삼으로 어가는 곱든고개 입구에서 자전거길이 끝난다.


와우정사는 곱든고개 중턱에 있다. 57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그대로 두 자릿수 국도니 차량 통행이 은근히 있다.


올라가다 보면 와우정사 이정표가 있으니 차들을 조심해서 들어가면 된다.


비포장인 주차장을 지나 들어가면 커다란 부처님 얼굴이 맞이하는 와우정사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차장이 있고 공작새 우리가 있다. 오늘은 와우정사를 전체적으로 한 바퀴 돌아볼 생각이니 보행자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근처에 자전거를 묶어둔다.


와우정사에 오게 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이 불두(부처님 머리)다. 돌로 불단을 쌓고 그 위에 불상의 머리 부분만 올렸는데도 높이가 무려 8m나 된다고 한다.


커다란 불두 아래로 작은 불상들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다. 와우정사 전체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3천 여 점이 넘는 다양한 양식의 불상이 있어 계 불상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작은 동자승들도 여기저기 있다.


와우정사는 1970년에 창건되었으니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니다. 하지만 50년의 비바람에 시달리니 불상들 턱에 수염이 났다.


대웅전 쪽으로 가보니 거북이들이 작은 연못에 잔뜩 모여 산다. 물고기 밥은 불두 앞의 잉어들을 위한 것이고 거북이들에겐 먹이를 주지 말라고 되어 있다.


여기저기 불상과 탑들이 늘어서 있다. 정말 볼 것이 많은 사찰이다.


늘어서 있는 돌탑은 전국에서 모아 온 돌들을 주지스님이 쌓아 올린 것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줄지어서 신도들의 소원을 고 있는 은 동자승이 귀엽다.


언덕을 올라가면 대웅전이 보인다.


대웅전 안에는 부처상이 다섯이나 있다. 5명이라 장육존상 오존불이라 한다.


월남해서 들어온 실향민 출신의 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라서 그런지 통일의 염원을 담은 통일의 종이 있다.


대웅전 위로 다시 올라가면 12 지신 석상이 있다. 스님 한 분이 석상 머리에 천 원짜리를 한 장씩 올려놓는다. 전에는 동전 몇 개를 이고 있더니 이제 지폐가 좋은가보다.


12 지신 옆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와우정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와불(누워계신 부처님)이 있다.


보통 부처를 수호하는 금강역사들은 사찰 입구를 지키고 있는데 여기는 절 입구가 아닌 계단 위에 있다.


와우정사의 이름은 누워있는 부처의 집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와우정사의 사는 절 사(寺) 자를 쓰지 않고 집 사(舍)를 쓴다고 한다. 이 와불은 누운 길이가 12m로 목조 와불 중에 가장 크다고 한다. 


다시 위로 올라가면 또 돌탑들이 잔뜩 있다. 파란 하늘 아래 가지런히 쌓인 돌탑의 느낌이 독특하다.


콘크리트 길을 걸어올라 가면 부처님의 일대기를 간단하게 설명하는 벽화가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며 태어난 부처님의 어릴 적 모습이 있고...


중간에 500 나한상이 있다. 대단한 것인가 했더니 시주받아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래도 이렇게 늘어서 있으니 다른 나라의 불교 성지에 온 듯한 느낌이 난다.


500 나한 하나하나에 봉납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내 나이 때 사람이라면 알만한 사람의 이름도 보인다.


부처님의 탄생, 유년기, 출가, 고행과 해탈, 그리고 열반까지 이르는 부처 일대기 벽화의 마지막 부분이다. 와불은 부처님의 열반을 표현한다.


그리고 언덕 꼭대기에는 고행 중인 부처의 모습을 보여주는 불상이 있다. 고행 중인 모습을 부조로 새기는 경우는 꽤 있는데 이렇게 불상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이제 다른 방향으로 살살 내려간다.


네팔 정부에서 기증한 불상도 있다. 네팔 정부에서 부처의 고향이 네팔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불교 성지 중에 하나인 와우정사에 이 불상을 기증했다고 한다.


다른 불상과 생김새가 다른데 공양받은 음식을 받던 바루(발우)를 손에 들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구석구석 불상들이 있고 애꾸눈인 고양이도 보인다. 사찰 사무실 구석에 캣타워가 있던데 그 캣타워의 주인인가 보다.


작은 연못에 수련이 피어있다. 이 수련을 보고서 다음 날에 관곡지 연꽃 테마파크에 가서 연꽃과 수련을 실컷 보고 왔다. 언덕 위에 보이는 것은 사실 매우 중요한 것인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는 사리탑이다.


와우정사를 구석구석 잘 보았다. 나도 여러 번 왔던 곳이지만 이렇게 구석구석 다녀본 적은 처음이다.


돌아갈 때는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간다. 다만, 용인시청에서 효자고개로 가지 않고 동백 쪽으로 돌아서 간다. 백 쪽은 인도에 보행자 겸용 자전거길이 있어서 대부분이 자전거길이다.


56번 도로를 최대한 타고 가볼랬더니 차들 통행량이 은근히 다.


안 되겠다. 그냥 자전거길로 들어간다.


물이 넘치는 곳은 여전하다. 조심조심 물살을 가르며 넘어가고...


잘 가다가 갑자기 지니님이 멈춘다. 무언가 벌레에 쏘였다고 한다. 붓지는 않는 것을 보니 벌 종류는 아닌 것 같은데 물린 흔적은 확실히 있다.


지니님이 아프다고는 하는데 달릴 수 있다고 한다. 경안천을 따라서 계속 달린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편하게 가려면 좌안(물 흐르는 방향에서 왼쪽 기슭)으로 가는 것이 편하다.


용인 시내에서 경전선을 만나면 이제 기흥역까지 경전철 철길만 따라가면 된다.


여기서도 좌안으로 가야 하는데 다리를 안 건넜더니 도로로 올라가게 되었다. 어쨌든 용인시청 앞으로 가면 된다.


계속 직진만 하다 보면 용인 미르 스타디움이 나타난다. 여기서도 경전철길을 따라서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간다.


길이 워낙 넓어서 차도로 달려도 되지만 인도도 자전거로 다닐만하다.


고개 정상부터 자전거길이 있으니 적당한 곳에서 자전거길로 올라가면 된다.


약한 내리막을 쭉 내려가다 보면 경전선길이 꺾어진다.


그러면 호수공원 삼거리다. 우리도 여기서 길을 건너서 경전선길을 따라가야 한다.


길을 건너면 다시 천변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기흥역에 도착했다. 오늘은 45km 남짓 탔지만 재미있는 하루였다.


차를 주차해둔 기흥구청 근처에 식당들이 있으니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돌아간다.


즐거운 자전거길이었다. 볼거리가 많은 와우정사에 하늘까지 푸르르니 이국적인 느낌까지 느껴지는 멋진 풍경이 어우러졌다.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와우정사는 수도권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불교와 부처님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좀 더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 송파에서 출발한다면 왕복으로 약 100km에 차가 많은 양고개를 넘어야 해서 조금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주말에 자전거를 분당선 전철에 실어 기흥역에서부터 출발하면 왕복 45km 정도로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한 거리다. 만약 중간에 힘이 들어 못 달리겠다면 용인터미널에서 버스에 싣고 돌아오는 것도 가능하니 초보자도 도전할만하다. 경전철 철길을 따라 가지만 경전철에는 자전거 휴대 탑승이 안된다.


용인에서 경기도 광주를 거쳐 팔당으로 흘러가는 경안천의 자전거길은 에버랜드 근처에서 광주 사이 구간에 중간중간 끊기는 부분이 있어서 경안천 전체를 자전거 타기에는 좀 불편했는데 올해 자전거길이 어느 정도 더 이어진다고 한다. 서울에서 팔당을 지나 퇴촌에서 경안천 자전거길로 용인으로 와서 기흥과 동백으로 넘어 서울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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