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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Sep 22. 2020

춘천 한우 체험 목장

해피초원목장

2020년 9월 13일


이번 주는 잠시 자전거를 쉬기로 하고 춘천 근교의 해피초원목장이라는 곳에 나들이를 나갔다.


춘천시내에서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심한 고탄고개 옆으로 새로 개통된 새밑터널을 지나면, 유명해져서 결국 야영취사금지가 되어버린 인람리로 들어가는 길 입구 근처에 해피초원목장이 있다. 차가 없으면 가기 애매한 곳이다.


비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니타나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표지판을 따라서 슬슬 걸어 올라간다. 비닐하우스 서까래에 주렁주렁 열린 호박 덩굴들을 지나면 매표소가 있다. 요금은 어른 1명 당 6천 원이다.


매표를 하면 풀때기가 조금 들어있는 컵을 하나 받을 수 있다. 토끼 먹이라고 한다.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공작이다. 마침 화려하게 날개를 펼치니 볼만하다.


그 옆에는 토끼 사육장이 있다. 받아온 컵 속의 풀을 주면 잘 받아먹는다. 을 짧게 잡으면 물릴 수 있으니 풀 끝을 입에 넣어주면 된다. 일부러 무는 것은 아니고 먹이를 먹는 방식이 그렇다. 주변의 아이들도 신났다. 도시 아이들에게는 참 신기할 것이다. 귀여운 토끼지만 아직 아이들도 겁 많고 서먹하다.


토끼 사장 옆에는 초지가 있다. 당나귀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데 요금을 내면 이들은 이 녀석을 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은 말이라 힘들 것 같지만 태생이 짐말인 당나귀라 아이 하나 태우는 건 거뜬할 것이다.


양들도 초지에서 풀을 뜯고 있다.


바로 옆에 한우 축사도 있다. 바로 옆에 건초더미가 있어 소에게 먹이도 줄 수 있다. 커다란 혓바닥이 건초 한 줄을 휘감아 입에 넣는다. 커다란 덩치에 기겁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번에는 양 우리다. 근처에 풀이 담긴 바구니를 가져와서 먹일 수 있다. 양들은 사람 손은 잘 안 무니 손바닥에 풀을 담아서 줄 수도 있다. 술의 감촉이 특이하다.


다른 우리에 갔더니 아기양들이 있다. 앞쪽의 양들한테 먹이를 다 줘버리면 안 된다. 위치가 안 좋으니 얘들은 상대적으로 덜 먹는다.


옆에 어른 양들이 뺏어먹으려 하니 아기양들만 따로 꼬셔서 풀을 주었다.


옆에는 거위와 리트리버들도 있다. 트리버들은 세상 귀찮은지 가만히 누워 숨만 쉬고 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만지고 쓰다듬는 정도는 그냥 놔둔다.


이제 축사 구역에서 나와서 양 방목지로 들어간다. 


한우 방목지 안내판이 있으니 한우부터 보러 가볼까...


경사지고 울퉁불퉁한 언덕길을 올라서 양 방목장을 빠져나간다.


걷기 좋은 산책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면 된다. 비포장길에 오르막길도 있으니 힘든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많이 오지 않아서 조금 한적하다.


소들이 보인다. 춘천댐으로 막힌 북한강 물줄기가 만든 춘천호를 배경으로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대관령 쪽의 대형 목장에 규모 면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초지와 소와 풍경이 잘 어우러진다. 빨간 벤치에서는 사진 찍겠다고 사람들이 난리다. 진 이쁘게 찍겠다고 마스크도 벗고 한참 찍어대니 근처에 다가가지 않는다.


완만하게 언덕 아래로 축사가 보인다. 이렇게 보니 축사에서 은근히 많이 걸어 올라온 느낌이다. 여기 방목한 소들이 쉬는 축사는  목장 올라올 때 본 레스토랑 근처에 있다.


소들은 덩치가 크고 힘이 있기 때문에 성격이 아무리 순하다고 해도 함부다가가면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방목장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다시 되돌아 나와서 양 방목장으로 돌아왔다. 양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풀을 뜯는 것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부지런히 나무숲을 헤치면서 풀을 뜯는 양들은 털옷이 두꺼워서 거친 가시덤불에도 다치지 않는다.


일부러 다가가지 않아도 풀이 많은 곳에서 구경하다 보면 양들이 점점 가까이 온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혀 서 나와 지니님에게 몸을 문대고 지나가기도 한다. 근데 애들이 좀 지저분하다.


한 녀석은 아예 내 옆에 자리 깔고 누웠다. 가까이서 보니 지저분하다. 오래된 대걸래를 뭉텅이로 방치해둔 것 같다. 숨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가깝다.


입구 근처에는 아이들용 물놀이 시설도 있는데 이제 물놀이를 할 날씨는 지서 한 명도 없다.


생각보다 사람도 적었고 이것저것 볼만했다. 이제 다 즐긴 것 같으니 돌아가자. 이제 춘천 시내로 돌아와서 육림고개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스키야키나베와 스테이크동 그리고 야키소바를 먹는다.


육림고개는 이전에 방송에 나오면서 반짝 유명해졌지만 춘천 한복판의 작은 고개인 만큼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가게들이 문을 닫거나 이전한 곳이 좀 있다. 늘 이야기하지만 서울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서울보다 맛있고 특색이 있기가 힘들다. 여기 육림고개도 큰 기대 없이 소소한 재미를 찾고 가볍게 식사하기엔 나쁘지 않은 곳이다.


지니님이 춘천에 살게 되면서 춘천을 여행 거점으로 삼은 지도 3년인데 해피초원목장은 처음 가보았다. 실제로 목장에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만하고 산책로나 방목지도 잘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여행객들이 많다. 우리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목장 안에 푸드코트도 있고 입구 쪽에 레스토랑도 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잘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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