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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02. 2020

울릉도 여행 시작

울릉도 여행 1일 차  - 저동항 입도

2020년 9월 29일 - 울릉도 입도


강릉 경포의 숙소에서 하룻밤 묵고 아침 일찍 나섰다. 다시 안목항으로 가서 항구 근처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해야 한다. 나름 리뷰 많고 손님 많아보이는 식당이라 일부러 찾아갔더니 내 입맛에는 전혀 안 맞고 밑반찬도 부실한데 싸지도 않다. 강릉에선 밥집은 아직까지 대부분 실패했다. 비싸거나 맛없거나. 내가 강릉을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

식사 후에 멀미약을 먹어둔다.


안목항 주차장은 매우 넓어서 며칠 씩의 장기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주차를 하고 짐을 가지고 안목항 여객 터미널로 갔다. 일찌감치 서두른 이유는 이제 추석 연휴의 시작인데다 지난 며칠 동안 풍랑주의보로 결항된 탓에 울릉도 가는 사람들이 밀려 표가 이미 매진되어 있으니 미리 가서 취소표를 예약 대기를 하려는 것이다. 발권이 시작되자마자 매표소에 가니 1순위로 예약대기를 걸어준다. 탑승 마감시간이 되어 발권 안 된 좌석이 생겼다. 우리가 1순위니 바로 연락이 왔다. 덕분에 서로 멀리 떨어져 앉기는 했지만 무사히 울릉도행 배를 탄다.

울릉도는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날씨가 좋아보여도 바다 상황이 안 좋으면 배가 결항될 수 있으니 일정을 넉넉하게 잡거나 운이 좋아야 한다.


쾌속선은 안목항에서 빠져나오면 망망 동해바다를 빠르게 달린다.


아침 식사 후에 멀미약을 먹어뒀는데도 오늘은 배가 많이 흔들려서 그런지 속이 안 좋다. 뒷자리 쪽에는 배멀미 심한 아주머니 한 분이 요란하게 속 안 좋음을 표현한다. 우리처럼 배를 종종 타는 사람들은 멀미를 할 것 같으면 미리 멀미약을 먹어두는 것이 습관이지만 일반 관광객들은 자기가 멀미를 안 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하루 종일 고생한다. 덕분에 멀미약을 먹어둔 나까지 울렁울렁...


울렁울렁 울렁대는 울릉도가 보인다. 내 속도 울렁거리지만 며칠을 기다려서 드디어 도착한다는게 기쁘다. 멀리서 보니 섬이 참 험해 보인다. 여기저기서 독도의 모습은 많이 보았는데 울릉도의 모습은 생소한 것 같다.


뾰족한 산이 많아 보이는 것이 하와이나 필리핀 쪽 섬들과 비슷해 보인다.


강릉발 저도행 배는 바로 저항으로 쑥 들어가는게 아니다. 울릉도의 북쪽을 휘돌아 남동쪽의 저항을 간다. 유람선 역할도 하는 셈이다. 이때가 아니면 보기 힘든 곳도 있으니 울릉도를 자세히 살펴보자.


갑자기 군용 헬기가 낮게 스쳐 지나간다. 단순 초계만 하는 것인가...


세 선녀 바위가 보이고...


울릉도의 동쪽 끝인 관음도도 보인다.


관음도의 관음쌍굴은 관음도에서는 안 보이니 지금이 아니면 보기 힘들다. 여기서 반대편 창을 보면 죽도도 보일텐데 이쪽만 보느라 놓쳤다.


저동의 북쪽에 있는 북저바위가 나오면 저동항에 곧 도착이다.


드디어 저동항에 내렸다. 울릉도 도착이다. 푸른 하늘과 그보다 더 푸른 바다가 펼쳐지니 신난다.

이때까지만 해도 울릉도를 그렇게 힘들게 돌아다닐 줄은 몰랐다...


사람들이 내리느라 북새통인 틈에서 내 캐리어를 가지고 빠져나왔다.


터미널 화장실에 잠시 들르는데 뭔가가 보였다. 울릉아일랜드 투어패스... 아보니 가장 비싼 24,000원 짜리 표를 구입하면 사용 시작 시간부터 48시간 동안 관광지 6곳과 버스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고 하니 구입해둔다.


저동항의 상징은 촛대바위다. 말리는 오징어 뒤로 촛대바위가 보인다.


울릉도는 지형이 험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많지 않다. 대부분 바닷가 쪽 골짜기에 모여 사는데 마을들이 그리 크지 않다. 여객터미널에서 빠져나가면 바로 근처에 식당 골목이 있다. 오징어 내장탕과 따개비밥 같은 걸 많이 판다.


일단 오징어 요리를 먹자! 하고 적당한 식당에 들어가서 오징어 덮밥을 한 그릇 먹는다.


분식집다운 조촐한 밥이다. 그럭저럭 먹을만한데 오징어가 싱싱한게 느껴진다.


숙소를 현지 다이빙샵에서 소개받아서 예약했는데 바다 전경은 아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깔끔해서 만족스럽다.


근처 하나로마트에서 맥주 6캔을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둔다. 차게해서 저녁에 마셔야지.


숙소 1층에 누렁 고양이가 한 마리 산다. 녀석, 사람에 익숙한지 애교는 없어도 마지못해 쓰다듬게는 해준다.


숙소에 짐을 풀었으니 이제 가볍게 돌아다녀보자. 오늘은 저동항 주변만 구경할 생각이다. 우리가 타고 왔던 배 말고도 여객선이 하나 더 있다. 마 포항에서 온 배 같다.


저동항의 북쪽 끝인 빨간 등대 쪽으로 가본다. 방파제까지는 해안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방파제부터는 좁은 도로 밖에 없다. 로 가를 걷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니 방파제로 올라가본다.


방파제인명구조함이 꺾여 쓰러져 있다. 이번 태풍의 흔적인가보다.


빨간 등대 앞에 왔더니 딱 역광이다. 진 찍기 안 좋구나...


빨간 등대 근처의 벤치에 앉아서 저동을 구경한다. 울릉도는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가파른 산이다. 떻게든 도로를 산 위로 연결해서 산에도 사람들이 산다.경사가 심한 도로에 눈비도 많이 오는 곳이니 사고도 많을 것 같다.


오후 2시가 니 여객선 두 대가 출항한다. 하나는 다시 강릉으로 돌아갈테고 다른 하나는 포항 가는 배.


우리가 타고 왔던 배는 다시 강릉으로 돌아가야 하니 왔던 방향으로 돌아간다. 다른 한 척은 포항으로 가는 반대 방향으로 간다. 을 돌지 않고 대로 동남쪽으로 간다면 독도 가는 배다.


방파제에서 돌아나오는데 작은 배가 출항한다. 스쿠버 다이버들이 준비 중이다. 우리보다 일찍 예약해서 추석에 울릉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울릉도의 스쿠버 다이빙도 좋다고 해서 우리도 해보려 했는 딱 다이빙하는 날 만큼 결항되어 다이빙도 다 취소되었다.


다시 저동 마을로 돌아와서 숙소에서 쉰다. 어제 안반데기를 잔뜩 걸었기 때문에 오늘은 좀 쉬어줘야겠다.


울릉도에도 피자 가게가 하나 있는데 그것도 바로 숙소 앞이라서 한 판 사다가 맥주를 곁들여 저녁을 먹는다. 우리 동네에 잘 하는 피자집이 많아서 그보다는 질이 떨어지는데 울릉도에서 먹는다는게 어딘가.



어쨌든 바다 날씨 때문에 며칠을 밀려서 울릉도에 도착했다. 휴가가 짧았다면 그냥 울릉도 여행을 포기했을 것이다. 래도, 울릉도에 도착했으니 기분이 좋다. 날씨도 환상적이다. 이렇게 날씨 좋아 배가 뜰 수 있을 때 독도도 가봐야겠다. 독도행 배표를 예약해둔다. 어차피 결항되어도 빠르게 환불 받으니 미리미리 예약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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