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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09. 2020

독도 - 우리나라의 동쪽 끝

울릉도 여행 2일 차

2020년 9월 30일


오늘은 울릉도에 들어오고 둘째 날이다. 어제에 이어 날씨가 매우 좋으니 오늘은 독도에 가기로 한다. 배표는 어제 미리 예약해두었다. 독도는 우리 땅 노래처럼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200리- 정확히는 87km 떨어져 있어 바다가 잔잔해야 울릉도에 올 수 있는 것처럼 울릉도에서 독도 갈 때도 바다가 잔잔해야 한다.


저동에서 독도 가는 배는 12시 넘어서 출발하니 늦잠 자고 일어난 오전에 어딜 가기는 조금 애매하다. 오전에는 저동 주변을 돌아보기로 한다. 숙소에서 어제 사다 놓은 빵과 우유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슬슬 움직인다. 항구에 오징어잡이 배가 한 척 들어와 있다.


오징어배가 들어와서인지 항구가 한참 분주하다. 아주머니들이 오징어 손질 작업을 하느라 바쁘다. 오징어 눈알이 바닥에 온통 굴러다닌다. 알은 버리고 우리가 오징어 눈깔이라 알고 있는 뾰족한 주둥이는 남겨두고 뾰족한 꼬챙이로 꿰어 놓으면 작업이 끝이다. 살아있는 오징어는 큰 녀석으로 손질해서  오징어회로 두 마리 만 원에 광객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울에서는 쪼끄만거 한 마리에 2만 원 받는 곳도 있다.


항구 한편에는 냉동창고가 있다. 냉동창고의 얼음 컨베이어가 펭귄같이 생긴 것이 재미있다.


어제빨간 등대 쪽을 다녀왔으니 오늘은 촛대바위가 있는 하얀 등대 쪽으로 간다. 촛대바위는 상당히 크고 높기 때문에 가까이 가면 전체를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다.


촛대바위는 효녀 바위라고도 하는데 고기 잡으러 바다로 나간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딸이 바위로 변해버렸다는 전설이 쓰여있다. 위가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  딸래미 키가 많이 컸나보다.


파제 입구 벽면에 작은 출입구가 있다. 기서 해안 산책로로 나갈 수 있다.


우리와 비슷하게 방파제에 왔던 아저씨들은 한참 낚시에 열중하고 있다. 릉도는 낚시꾼이나 다이빙하는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다.


엄청난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커다란 섬이 비바람에 오랫동안 깎여 만들어진 해안 절벽이 웅장하다.


저 위에 행남 등대가 보인다.


이 다리를 건너가면...


길이 끊겨 있다.

이번 태풍에 망가진 게 아니라 몇 년 되었다고 한다.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다리 틈새로 보이는 시퍼런 바닷물이 꽤나 무섭게 느껴진다.


중간에 전망대 겸 쉼터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잠시 앉아서 다를 본다.


길이 끊긴 행남 해안 산책로도 전체적으로 잘 보인다.


다시 저동항 방파제로 돌아왔다. 매 종류 같아 보이는 새 한 마리가 항구를 빙빙 돌아다닌다. 물고기라도 잡으려나 했는데 그냥 날아가버린다.


저동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마을이다. 추운 겨울에는 관광객도 잘 오지 않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육지에 나간다고 한디.


갈매기 뒤로 북저바위와 죽도가 보인다. 죽도는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가까운 저동항이 아니라 옆 항구인 도동항에서 가는 배가 있다.


이왕 왔으니 하얀 등대까지 갔다 돌아간다. 갈매기들이 많고 딱히 특별한 것은 촛대바위 밖에 없다.


독도행 배를 타기 전에 점심으로 짬뽕과 짜장면을 먹기로 했다. 저동 약국 정류장 뒤쪽 골목 안에 중화요릿집이 있다.


오징어가 들어간 짬뽕과 짜장이다.


나는 짜장 곱빼기를 주문했더니 정말 가득 담아주셨다. 평범하게 맛있는데 오징어가 꽤 들어있다. 렇게 점심을 먹고 배를 타야 하니 멀미약도 챙겨 먹어둔다.


독도행 배를 타러 여객 터미널로 간다. 저동 항구에선 오징어 손질 작업이 한창이다.


이제 햇볕에 말리게 될 오징어들이 트럭에 가득 실려있다. 이렇게 꿰여놓은 오징어는 동네 여기저기에서 건조대이 걸어 말린다. 그냥 말리는 게 아니라 틈틈이 바닷물을 뿌려주기 때문에 그렇게 짠가 보다.


이제 독도에 가는 배를 탈 시간이다. 독도의 접안 시설이 이번 태풍에 파손되어 접안이 아예 불가능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독도는 보고 가야지.


배에 타서 출항을 기다리는 사이에 포항에서 온 여객선이 도착했다.


이제 독도로 출발한다. 저도항에서 빠져나온 배는...

울릉도 동남쪽으로 뱃길 따라 200리를 달린다.

노래 하나로 전 국민이 독도가 어디 붙어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 대단한 노래다. 는 동안에 객실 안 티브이에는 독도수비대에서 만든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나온다. 재미있긴 한데 독도 관련 다큐멘터리를 틀어주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망망대해를 한참 달리면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이 나타난다.


배 2층 우등석 맨 앞 왼쪽인 내 자리가 실내에서 독도를 보는 데에 최고 명당이다. 유리창이 좀 지저분한 것이 조금 아쉽다.


독도에 접안을 못하는 대신 배 뒤쪽 갑판을 열어준다. 쾌속선이라 운항할 때는 닫아놓기 때문에 독도 근처에서만 나가볼 수 있다. 푸른 바다와 하늘 사이에 우뚝 솟은 독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로 나뉘어 있다. 동도 위의 독도수비대가 보인다. 도와 서도 사이에 삐죽 나온 작은 바위는 촛대바위와 닭바위다.


서도에는 안쪽에 주민 숙소가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를 대한봉이라고 한다.


접안은 못했지만 이렇게 맑은 날에 독도를 보니 참 운이 좋다.


여객선은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독도를 한 바퀴 돌기 시작한다. 아까 남쪽에서는 안 보이던 탕건 같이 생긴 탕건봉이 눈에 들어온다.


북쪽에서는 역광에 눈이 부셔서 잘 안 보인다.


앞에 보이는 얕은 바위는 가제바위라고 한다.


뒤쪽에도 동굴이나 바위가 있는데 역광 때문에 알아보기 힘들다.


바로 앞에 큰 바위는 구멍이 여러 개 숭숭 난 삼형제굴바위인데 이 각도에선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그 뒤로 촛대바위가 작게 보인다.


이제 독도수비대 시설이 있는 동도가 눈에 들어온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우산봉이고 왼쪽의 큰 구멍은 독립문바위다.


이렇게 독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객실로 돌아온다.


독도 관광을 마치고 다시 저동으로 돌아왔다. 이제 저녁에는 도동에 가볼 생각이다.


저동마을 끝에서 울릉고등학교 옆으로 저동고개만 하나 넘으면 도동인데...


그 고개가 생각보다 가파르고 길다.


가파르니 고도가 쑥쑥 올라간다. 뒤를 돌아보니 저동이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새로생긴 아파트가 보이는 저동고개 꼭대기에 도착했다. 이제 내려가면 되겠지. 저녁에 다시 걸어서 넘어가야 할텐데...


울릉수협 주유소 근처에서 울릉초등학교 쪽으로 내려가면 도동으로 내려가는 지름길이다. 일방통행이라 차들은 진입금지이다.


여름도 대충 지나가고 날이 추웠다 더웠다 해서 그런지 벚꽃이 피었다. 얘들도 헷갈리나 보다.


아담한 울릉초등학교가 보인다.


담벼락에 그림들도 꾸며져 있고...


드디어 도동 안에 들어왔다. 동이 그나마 터미널 근처에 평지가 있다면 도동은 그냥 언덕배기 비탈길 뿐이다.


골목에 갔더니 귀여운 그림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도 강치를 귀엽게 그려놓았다.


100여 년 전에는 동해 여기저기에, 특히 독도 근처에 바다사자의 일종인 독도 강치가 살았는데 일제강점기에 무분별하게 남획한 일본인들에 의해 멸절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일본인들이 학계에도 일본 강치(학명: Zalophus japonicus)로 등록했다. 일제에 위해 멸종된 강치를 알리고자 이렇게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도동 골목에 강치 거리를 만들었다.


도동항까지 내려왔으니 이제 도동에서 저녁을 먹자.


울릉도에 도착해서 먹은 것이 분식집 오징어덮밥, 피자, 짜장면... 뭔가 울릉도에서 울릉도 답지 않은 음식을 주로 먹은 듯하다. 이번에는 울릉도다운 식사를 하기로 한다. 지니님이 미리 알아놓은 조그만 식당에 들어가서 해물밥을 주문한다. 따개비, 소라, 문어, 전복, 홍합이 들어간 살짝 죽 같은 밥인데 지니님 입맛에 잘 맞나 보다. 명이나물과 삼나물 같은 밑반찬들도 맛있다.


배불리 먹고 다시 저동고개를 넘어가는데 비가 쏟아진다. 버스는 이미 끊기고 이미 너무 많이 걸어서 조금만 더 가면 되니 택시를 부르기도 애매하고... 비를 쫄딱 맞고 고개를 넘어 숙소로 돌아온다. 워낙 맑은 날씨라 비도 깨끗하겠지...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울릉도도 날씨가 꽤나 변덕스럽다.


오늘은 독도에 다녀왔다. 독도행 배가 점심에 출항했다가 오후에 돌아오는 만큼 이 날은 다른 곳에 멀리 다녀오기가 애매하다. 그래서, 오전에는 저동 해안산책로, 저녁에는 도동을 다녀오는 정도의 일정으로 움직이니 알맞은 듯하다.


드디어 우리나라 동쪽의 끝인 독도에 다녀왔다. 독도는 티브이나 사진으로, 또 여기저기에서 축소 모형으로 생각보다 자주 볼 수 있다. 잠실 전철역 통로에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나도 그저 동해 한가운데 떠있는 작은 바위섬이라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본 독도는 사진이나 영상에서는 전달되지 않는 신비로움이 있었다. 시퍼런 바다와 맑은 하늘 사이에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붉은빛의 커다란 바위섬이 놓인 모습은 국내외의 절경들을 많이 즐겨온 우리에게도 손꼽을만한 특별한 경관이었다.


독도를 다녀왔으니 이제 남은 며칠은 오롯이 울릉도 여기저기를 다니는데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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