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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08. 2022

21년 추석 자전거 여행 6. 강구에서 울진까지

5박 6일 경북 자전거 여행

2021년 9월 23일



오늘은 강구에서부터 울진까지 경북 동해안 자전거길 구간을 그대로 달린다.


푹 자고 일어났다. 창문 밖으로 강구항 전체가 환하게 보이니 오늘도 날씨가 좋을 것 같다.

오늘 숙소도 조식이 제공되지 않는 숙소다. 일찌감치 준비하고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차량 통행이 적은 강구교를 건너 바다를 따라서 영덕대게 거리를 쭉 달려 강구를 벗어나면 된다.


이제 영덕대게로가 시작된다. 당분간은 이 길을 따라 달리기만 하면 된다. 영덕대게로는 바닷가를 따라 쭉 이어지다가 대진항 옆 대진해수욕장부터 고래불로로 바뀐다.


대부리쯤부터  산 쪽을 보면 풍력발전기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곳이 영덕 풍력발전단지다. 바람 많은 곳에 많이 들어서고 있는데 너무 여기저기 많이 만들어지다 보니 무분별하게 만들어지는 느낌도 있다.


영덕 해맞이공원을 지난다. 영덕대게를 들고 있는 저 조각상은 볼 때마다 기괴한 느낌을 받는다.


이제부터 당분간 길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여기서부터 경북 구간의 동해안 자전거길이 시작되니 자전거길이 있긴 하다.  


보통 해맞이 공원은 시야가 좋아야 하니 언덕 위에 있다. 해맞이 공원 제일 높은 곳에 집게 모양의 등대가 있다.


계속해서 영덕대게로를 달린다. 이제부터 동해안 자전거길인 만큼 어느 정도 자전거길 시설이 되어 있다. 경로 자체도 어렵지 않고 날씨도 좋으니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울진의 가장 위쪽인 영해면으로 접어들었다. 바닷가 자전거길은 평지도 있지만 약한 오르막의 반복이라 낙타 등 코스에 익숙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쉽게 지칠 수 있다.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는 평이한 코스지만 날씨가 좋은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이 풍경을 구경하기 바쁘다. 자전거 여행에서 즐거움을 주는 요소 중에 90%는 날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덕대게로라는 길 이름답게. 또 지역 특산물이 대게인 만큼 길 가 여기저기에 대게를 넣은 디자인이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  대진해수욕장을 지나 고래불로부터는 울진이다. 울진도 같은 동해바다니 대게잡이를 하긴 하지만 영덕대게로를 자기네 지역 도로 이름으로 쓸 이유는 없으니 바로 길 이름이 바뀐다. 이렇게 자기네들 사정에 따라서 길 이름이 휙휙 바뀌기 때문에 나는 길 이름보다 도로 번호를 애용한다.


고래불 해수욕장은 모래사장 길이가 8km 정도 되는 우리나라에서상당히 크고 긴 해수욕장이다. 고래들이 자주 놀다 가던 곳이라고 고래불이라고 한다.


그 고래불 해수욕장의 입구에는 이렇게 고래 조형물이 있다. 몇몇 자전거 여행객들이 여기 있는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있다. 우리도 근처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기로 한다.


오늘은 동해안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려서 풍경은 좋지만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으니 경로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할 것이 없다.


이제 후포면으로 접어들었다. 어느 방송에서 후포리가 자주 나오게 되어 많이 유명해진 곳이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안 그래도 좁은 도로에 억지로 자전거길을 붙이다 보니 이렇게 데크길을 만들어둔 곳이 많다. 그만큼 자전거길을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이다 보니 결국 임원에서 울진, 강구에서 부산까지 이어지지 못한 미완성의 자전거길이 되었나 보다.


심지어는 여전히 비포장인 곳도 있다. 중단되어버린 미완성의 자전거길인 것이 여기저기서 티가 난다. 후포 읍내에 들어가기 직전에 자전거길에 이렇게 비포장이 나타난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대게라고 하는 것이 영덕 앞바다에서만 잡히는 것이 아니다. 여기 후포에서도 입구부터 대게 그림이 있다.


이제 후포에서 쉴 겸, 점심을 먹기로 한다.


바닷가에서 제일 만만한 음식은 역시 회덮밥이다. 지니님이 검색해둔 식당에 가서 회덮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자전거를 타고 달린 지 6일째, 몸도 슬슬 지치나 보다. 점심을 먹었는데도 몸이 늘어지는 것 같아서 근처 솔밭 공원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기로 한다.


다시 슬슬 출발한다.


월송정 입구를 지나간다. 처음 경북 자전거길을 달릴 때는 삼척에서 출발하여 임원, 울진을 지나 여기 월송정 근처인 구산에서 숙박을 한 적이 있다.


인증센터가 있는 근처의 한옥 건물은 월송정이 아니고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바닷가에 큼직한 정자가 있다.


구산을 지나면 경북 동해안 자전거길에서 가장 기운 빠지는 구간이 나타난다. 봉산리부터 기성망양해수욕장까지의 구간이 경사가 상당한 구간이라 오르막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체력을 소진하는 곳이다. 지니님도 예전에는 많이 힘들어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어렵지 않게 올라 다닌다.


오징어 말리는 오징어 덕장이 재미있게 생겼다.


한참 달리면 자전거길이 7번 국도와 바짝 만나게 되는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짧은 오르막길 정상에 망양휴게소가 있다.


휴게소는 말 그대로 쉬기 좋은 곳이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식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간다.


앞으로 가야 할 길과 이미 지나온 길이 보인다. 이렇게 지나온 길을 되돌아볼 때마다 자전거가 느린 듯 하지만 엄청난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산포리에서는 큼지막한 울진 촛대바위를 볼 수 있다. 거대한 양쪽 바위 사이로 지나가는 느낌이 재미있다.


케이블카가 보이면 울진의 왕피천이다. 목표점까지 거의 다 왔구나. 그런데, 낮까지는 하늘이 맑더니 점점 구름이 많아진다.


오늘 목적지인 울진에 드디어 도착한다.


일단 울진 터미널에서 집에 가는 차편을 알아보고 버스표를 끊어둔다.


출발 전에 저녁부터 먹어야겠다. 원래 가려고 했던 가게가 없어져서 다른 식당을 찾아 헤매다가 불고기로 요기를 한다.



원래는 여기 울진에서 숙박을 하고 출발점인 태백까지 돌아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내일 비 예보까지 생겼다.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으니 여기서 이번 자전거 여행을 끝낸다.


경북 자전거 여행이라 한다면 대부분의 외지 사람들은 경북 동해안 자전거길을 떠올릴 것이다. 이번의 경북 동해안 자전거길 역시 좋은 날씨 덕분인지 정말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여정에서 경북 내륙 쪽의 차 없는 자전거 길들은 동해안 자전거길과 비교해도 풍경 좋고 볼거리 많은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존과 지니는 지금까지 경기, 충청, 강원, 전라의 여러 지역에서 자전거를 탔다. 마지막 남은 곳은 경상도다. 이제부터 당분간 경북 쪽의 자전거 여행에 집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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