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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y 03. 2022

2021년 추석 자전거 여행 5. 경주에서 강구

5박 6일 자전거 여행 5일 차

2021년 9월 22일


오늘부터는 동해안을 따라간다. 경주에서 형산강을 따라 포항까지 간 후에 동해안을 따라 강구까지 올라가는 85km 정도의 코스다. 주를 처음 온다면 보문단지 쪽으로 문무대왕릉을 거쳐 호미곶으로 가도 좋지만 우린 이미 다녀왔으므로 이번에는 다른 방향으로 달린다.


오늘도 조식 서비스가 없는 숙소라 출발하자마자 일단 식당부터 찾으러 간다. 관광 도시 경주라지만 추석 연휴이다 보니 아침에 문 여는 식당이 없다.


원래 가려던 식당들은 문을 닫았는데 근처 버섯전골을 파는 식당이 아침 식사가 된다니 여기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너무 풀뿐이라 내 맘에는 안 들지만 지니님이 좋아하니 다행이다.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 형산강을 따라서 경주를 벗어나기로 한다.


달리는 길 옆에 특이한 건물이 있다. 경주 예술의 전당이다. 경주 형산강 자전거길은 엄청 짧아서 이용하지 않고 이렇게 도로 옆으로 달린다.


조금 달리다가 바로 금장교라는 다리로 건너간다. 건너지 않고 그대로 달리면 7번 국도와 합쳐진 후에 강을 건너기도 힘들고 길이 애매해진다.


강 건너 아파트촌을 벗어나면 기찻길을 따라서 한적한 도로가 이어진다. 번 여행에서 경로를 잡을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이 조금 돌아가더라도 큰길을 피하는 것이다.


사방리를 지나서 안강까지 사방 사방 하게 달리면 된다.


안강 읍내로 들어가도 갈 길은 지금까지와 똑같이 형산강을 따라가면 된다.


안강에서 둑방길을 따라가도 되지만 안강 읍내를 그대로 가로질러서 우회전하면 포항으로 가는 형산강 자전거길의 시작점인 양동마을이 있다.


양동마을로 가는 쭉 뻗은 길 양 옆으로 평야가 펼쳐진다. 한 나라의 수도가 되려면 사람들을 먹여 살릴 만큼의 식량이 있어야 한다. 여기가 경주 사람들을 먹여 살리던 식량 생산지였을 것이다.


길 끝에서 다리를 건너면 양동마을이다.  


양동마을은 이번 여행에 들렀던 무섬마을이나 하회마을처럼 옛 모습이 남아있는 마을이다. 오늘은 갈 길이 좀 머니 양동마을은 다음에 들르기로 한다.


양동마을을 나오면 자전거길 입구가 있다. 포항 방면의 형산강 자전거길이다. 래서 그런지 자전거를 타고 와서 쉬는 사람들이 몇 명 보인다.


형산강 자전거길의 노면 상태는 썩 좋지는 않다.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곳곳에 모래와 진흙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차들의 방해가 없이 달릴 수 있는 길이란 참 좋은 것이다


형산강 자전거길을 계속 따라서 포항 송도 쪽으로 가도 좋지만 오늘은 내가 안 가본 길을 가보고 싶어서 자전거길을 벗어난다.


포항 효자동의 편의점에서 잠시 쉬는데 아무래도 어제 비를 맞은 우리 자전거가 너무 엉망이다. 세차장에서 간단히 세차를 하고 오일을 뿌리니 한결 낫다.


이제부터 달릴 길은 포항의 폐철길을 고쳐 만든 포항 도시숲 자전거길이다. 혼잡한 시내로 들어갈 필요 없이 바로 영일대 근처까지 갈 수 있다.


자전거길이지만 산책객이 대부분이다. 조심조심 달린다.


도시숲 자전거길을 끝까지 가진 않고, 바다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빠져나온다.


큰길보단 골목으로 이리저리 달려서 드디어 동해바다와 만났다.


포항 구항부터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동해안 자전거길 표시가 있다. 원래 동해안 자전거길은 부산까지 연결하려 한 것인데 대통령이 바뀌면서 중단된 흔적이다. 부산 달맞이고개 입구에서도 같은 자전거길 푯말을 볼 수 있다.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을 먹을 정도는 아니니 근처 카페로 간다.


우린 원래 한식파인데 카페에서 먹기로 했다. 간단한 음식들을 여럿 시켜 먹는다.


충분히 쉬었다가 출발한다. 여기가 포항 시내에선 제일 경치가 좋은 영일대 해수욕장이다.


영일대가 보인다.


달리다 보면 동해안 자전거길 표시가 있다. 이 길은 여남방파제에서 끝나니 동해안 자전거길 표시를 따라가야 한다. 포항을 지나 부산까지 제대로 자전거길을 만들었으면 이 길이 돌아가지 않고 해변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환여동에서 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언덕을 넘어 죽천으로 이어진다.


영일만 신항만 방향으로 가다가 현대조선소 앞에서 7번 국도로 들어가면 된다.


여기가 동해안 해안길의 본격적인 시작점이라 그런지 도로 폭은 좁은데 차는 많다. 자전거길은 동네로 돌아가는데 아주 비효율적으로 만들어 사람 체력을 빼앗는다.


해수욕장이 나오면 바다 구경이 아니라 좁은 길에 불법 주차한 차들을 구경해야 한다. 예전에 왔을 때도 이 구간에서 차들 때문에 고생했었다.


장사항을 지나간다. 여기 장사항은 한국 전쟁 때 인천 상륙작전의 양동 작전으로 어린 학도병들이 원되어 희생되었던 곳이다.


상륙작전에 사용된 문산호는 작전 중에 좌초되어 난파되었으며 저 배는 레플리카라고 한다.


자전거길은 7번 국도를 피하느라 이리저리 돌아간다. 그래도 예전에 자전거도로 없이 차들과 함께 달렸던 것을 생각하면 다행이다.


어떻게든 7번 국도의 차들과는 마주치지 않는다. 전에 왔을 때는 하필 이 자전거길을 만든다고 갓길까지 공사 중이라 힘겨웠다.


삼사에서 해안길로 돌아 강구에 도착한다.


숙소에서 체크인하고 씻고 쉬니 날이 어두워졌다. 강구하면 영덕대게로 유명하지만 우리는 중국집으로 간다.


짬뽕과 맨보샤와 중화 비빔밥을 주문했다. 경북에는 매콤하게 해산물과 볶은 밥을 중화비빔밥이라 하여 많이 파는데 꽤나 맛있다. 이런 작은 동네치고는 아주 맛있는 집이다.


이제 내륙에서 동해안으로 나왔다. 경주에서 양동마을을 지나 포항까지는 어렵지 않고 편한 길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포항에서 강구항까지는 여전히 쉽지 않고 재미도 없는 길이다. 그나마 자전거길을 어느 정도 만들어둔 덕분에 일부 구간 외에는 차들을 피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5일째 자전거를 타다 보면 슬슬 지친다. 외국에서 탈 때는 이를 위해서 하루 정도 쉬는 날을 두는데 이번에는 국내인 데다가 일정과 주행 거리도 짧으니 내일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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