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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y 11.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13

밀포드 사운드 1 - 테 아나우

2023년 1월 4일 밀포드 사운드 1일차 - 테 아나우


주행 경로 및 거리 : 모스번(Mossburn) - 럼스덴(Lumsden) 19km

총 주행거리 : 870km  


뉴질랜드에서 1월 연휴 기간에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렌터카 구하는 것이다. 우리처럼 차가 필요한 날에서 하루나 이틀 전에 예약하려면 더더욱 어렵다. 인버카길에서도 티마루에서도 예약을 하려 했지만 연휴 기간에 업체 수가 적은 곳이라 그런지 렌터카 예약은 실패했다. 다행히 렌터카 업체가 많은 편인 퀸즈타운 공항 렌터카 예약 성공한다. 이제 오늘 잠깐 자전거를 타면 당분간은 렌터카로 이동한다.  


무려 악마의 계단이라 하는 6번 국도 와카티푸 호수 구간. 꼬불꼬불하고 좁은 낙타등 코스지만 차들은 어마무시하게 많이 다닌다. 이런 위험한 곳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으니 어제 6번 국도로 인버카길에서 퀸즈타운으로 가는 사설 노선 버스인 캐치 어 버스를 예약했다. 캐치 어 버스는 정확한 버스 정류장이 있는 버스가 아니고 예약할 때 픽업할 곳을 알려주면 지나가는 시간을 대략적으로 알려주거기서 기다리면 된다. 숙소가 있는 모스번에서 가까운 6번 국도가 지나가는 동네는 럼스덴이라 럼스덴의 주유소를 픽업 장소로 정하고 모스번에서 럼스덴으로 간다. 어제 럼스덴까지 가면 되지 않았냐고 한다면.... 럼스덴은 작은 마을이라 예약할 수 있는 숙소가 없었다.


모스번에서 럼스덴은 딱 19km의 거의 직선길이다. 더군다나 은근한 내리막이다.



예약한 버스를 놓치면 안되니 일찌감치 정리하고 체크아웃한 후 출발한다.


이정표에 고어나 인버카길이 보인다. 이제 뉴질랜드도 꽤 많이 돌아다녔는지 슬슬 익숙한 지명이 보인다.


길은 쉽고 날씨는 선선하다. 아주 편하게 달린다.


드디어 6번 국도와 만났다. 작은 마을이라 이정표에는 안 나와 있지만 여기서 우회전하면 럼스덴이다.


럼스덴까지 19km... 이제 버스를 기다리면서 아침을 간단히 먹으면 된다.


슈퍼마켓에 가서 간단한 것을 사다 먹고 근처 커피집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신다.


마을을 둘러보니 사이클 코스 표시가 있다. 뉴질랜드의 사이클 트레일은 대부분 MTB로 가야 하는 비포장길이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캐치 어 버스라 쓰인 작은 승합차에 우리 자전거가 실려있다. 작은 버스는 우리 말고는 다른 승객이 딱 한 명 있다. 뉴질랜드는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버스 노선이 없는 곳이 많으니 그 중에서 여객 수요가 있는 곳에 이렇게 사설 업체가 정기 운행하는 작은 버스를 만들었다.


6번 국도를 달리는 버스 창 밖을 감상한다. 1월이지만 여기는 초여름이다. 그런데 산 꼭대기에 만년설이 보인다.


킹스톤을 지나면 와카티푸 호수 옆으로 좁은 길이 시작된다. 바로 악마의 계단이라 하는 왕복 2차선의 좁고 갓길도 없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지 않기에 우리는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다. 여기를 지나 퀸즈타운으로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킹스톤에 숙소를 예약해야 했는데 마침 숙소도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왔으면 끔찍했을 곳이지만 편안하게 버스에 앉아서 경치만 구경하면 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슬슬 퀸즈타운이 보인다. 우리는 퀸즈타운 시내로 가는 것이 아니라 퀸즈타운의 입구인 플랑크톤에 있는 퀸즈타운 공항으로 가야 한다.


하늘에 패러글라이드들이 보인다. 이런 곳에서 하늘을 날면 신나긴 하겠다.


공항에 도착하면 예약해둔 렌터카를 찾으러 가야 한다. 우리 자전거와 짐들을 실을 수 있을만한 차 중에 가장 작고 저렴한 차를 예약해놓았다. 퀸즈타운 공항에 내려서 공항 안에 가보니 우리가 예약한 렌터카 사무소가 없다. 자세히 보니 공항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렌터카 센터들이 모여있다. 짐을 애매하게 풀어놨으니 지니님은 공항에서 기다리고 내가 다녀오기로 한다. 플랑크톤에서 퀸즈타운 가는 길... 뉴질랜드 남섬에서 가장 번잡하고 차가 많은 곳이다. 3km면 자전거로는 금방이다.렌터카 사무실에 도착해서 무사히 빌렸는데... 뉴질랜드는 도로 방향이나 자동차 핸들 방향이 우리와는 반대다. 오랜만에 오른쪽 운전석에 앉으니 정신이 없다.


조심조심 운전해서 공항에서 기다리는 지니님을 태우고... 다시 렌터카 센터 근처로 와서 점심을 먹는다. 렌터카 센터 근처가 플랑크톤 지역의 중심가라 상점과 식당들이 많다.


퀸즈타운 근처의 산들은 굉장하다. 다른 자동차 지붕 캐리어에 실려있는 자전거가 같이 찍혔다.


렌터카를 빌린 가장 큰 이유는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지인 밀포드 사운드에 가려는 것이다.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에는 도로가 잘 되어있긴 하지만 중간에 자전거 통행이 어려운 터널이 있어 렌터카로 가기로 한 것이다. 일단 오늘은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관문 마을인 테 아나우로 간다. 모스번에서 출발했는데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테 아나우에 도착했다. 동선이 비효율적인 듯하지만 테 아나우에선 렌터카를 빌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테아나우에서 그나마 가장 싼...  비싼 숙소를 하나 예약했는데... 둘이 쓰기엔 좀 크다.

거실도 있고...


거실에 2층 침대가 있고...


싱글 베드 두 개가 있는 침실이 있고...


이게 안방인가?


아니다. 안방은 여기 따로 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둘이 넓은 침대 하나 씩 차지하고 쓴다.


체크인을 했으니 이제 저녁을 먹을 겸 테 아나우 동네 구경을 나간다.


테 아나우에는 테 아나우 호수가 있다. 호숫가의 새들이 사람이 가까이 가도 급하게 도망가진 않는다.


호수가 넓으니 수상 비행기들도 있다. 관광용인 듯하다.


여러 뉴질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토종새를 여기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만나는게 쉽지 않다.


저녁 먹으려고 갔던 식당이 문을 닫았다. 근처의 다른 식당도 사람만 많지 결국 빵쪼가리를 먹어야 하길래 마트에서 장을 봐서 집에서 먹는다. 집이 큼직하니 요리를 해도 괜찮다.


내일은 밀포드 사운드로 가야 하는데... 비가 올 것 같다.


가장 난관이었던 6번 국도 악마의 계단 구간도 캐치 어 버스로 통과하고 밀포드 사운드 호머 터널도 렌터카로 갈 것이니 그럭저럭 순조롭게 여행이 풀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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