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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09.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17

와나카 트래킹

2023년 1월 8일 - 와나카에서 트위젤로



와나카는 뉴질랜드를 여행한 사람들이 손에 꼽을 만큼 좋은 곳이다. 오늘 체크아웃하고 이동을 해야 하지만 우리도 와나카에 좀 더 시간을 쓰기로 한다. 마침 날씨가 아주 맑다.


와나카에서 할 만한 건 역시 트래킹이다. 저 호수 너머의 언덕에 길이 보인다. 로이스 피크를 올라가는 트레일이다. 오늘은 저기를 가보기로 한다. 로이스 피크까지 가면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들 것 같으니 중간인 부카스 피크까지만 가기로 한다.


아침은 어제 아시안 마트에서 사놓은 라면으로 먹는다. 백패커스에는 널찍한 취사장에 취사도구도 준비되어 있으니 이렇게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다.


로이스피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느긋하게 왔더니 주차할 곳이 없다. 조금 기다리니 나가는 차가 있어서 그 자리에 주차한다.


올라가는 사람들이 쭉 보인다. 시작부터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이다.


우리보다 천천히 가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모두들 우리를 지나쳐서 열심히 올라간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라 햇빛을 그대로 받으니 꽤 덥다.


올라가는 길에 나무 꼭대기에서 새가 지저귄다. 자세히 보니 새가 재미있게 생겼다. 상투 메추리라고도 하는 캘리포니아 메추리다.


길 옆에는 이상하게 생긴 풀들이 울타리처럼 자란다.


근처에 양들이 많은데 안 먹는 걸 보면 어지간히 맛없는 풀인가 보다.


먹을만한 멀쩡한 풀들이 많으니 굳이 맛없는 풀은 안 먹는 듯하다.


아는 식물을 만났다. 가시엉겅퀴 꽃에 벌이 앉아서 꿀을 빨고 있다.


하늘에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세히 보니 위쪽의 부카스 피크에서 날아오르는 패러글라이더들이다.


어느 정도 올라오니 와나카 호수와 마을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나무가 없이 황량한 곳이라 그늘도 없다.


이곳도 누군가의 농장인가 보다. 양들은 넘지 못하고 사람은 넘을 수 있도록 사다리가 있다.


아까보다 확실히 더 올라온 듯하다. 여기가 부카스 피크인가... 와나카가 한눈에 보인다.


이제 다시 돌아가기로 한다. 로이스 피크 쪽을 보니 이제 본격적으로 경사가 심해지고 꼬불꼬불한 길이 시작된다. 아무 준비도 없는 우리는 여기까지다.


울타리 계단을 지나니 몇 명의 패러글라이더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장비들을 차로 옮겨주니 차가 다닐 수 있는 산 꼭대기에 패러 이륙장이 있는데 여기는 저 짐을 몽땅 직접 짊어지고 걸어 올라온다.


키 작은 여자분이 이륙준비를 하더니 부드럽게 날아오른다.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가야 한다.


이곳에서 마을에서는 안 보이던 와나카 호수의 반대편을 수 있다. 참 거대하고 멋진 호수다.


내려오는 길에도 양들이 많다. 순해 보이지만 참 성질 더럽고 하는 짓도 더러운 놈들이다. 사람 지나가는데 근처에서 똥 누고 오줌 누고 난리도 아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다시 마을로 온다. 숙소 근처 상점가 입구 쪽에 크레페 집이 있다. 체크아웃을 하고 이걸로 간단히 점심을 먹기로 한다.


크레페는 프랑스 지중해 구간에서 먹었으니 참 오랜만이다. 이것저것 달달한 것이 잔뜩 들어있으니 맛있다.


와나카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어제저녁에 못 둘러본 와나카 호수 산책로를 마저 둘러보기로 한다.


와나카는 논병아리 보호 프로젝트를 한다. 물 위에 논병아리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꾸며놨다.


와나카의 동쪽에는 잘 사는 집들이 많은지 집들도 좋아 보이고 배도 많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논병아리 둥지가 눈에 띈다.


다른 새들도 많은데 일부러 보호한다니 논병아리에게 눈이 더 간다.


기러기들은 엉덩이만 보여주는 놈들도 많다.


논병아리 둥지 중에는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제 와나카에서 트위젤(Twizel)로 가야 한다. 트위젤은 아오라키로 가는 관문이다. 사실 동선 상으로는 와나카보다 크롬웰 쪽이 좀 더 이동이 합리적인데 그래도 와나카에 들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트위젤에 가기 위해서는 해발 1000m가 조금 안 되는 린디스 패스(Lindis pass)를 넘어가야 한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고개를 뜻하는 패스라는 지명이 붙은 두 고개 중 하나다.


린디스 패스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긴 한데... 막힌 분지 같은 곳이라 경치도 볼 거 없고 뭐 별거 없다.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다들 뭔가 하고 정차해서 사진만 찍고 떠난다.


오마라마(Omarama)라는 동네를 지나는데 하늘 위에 핑크색 비행기가 떠 다닌다. 오마라마 비행장에서 이륙한 무동력 비행기인 글라이더다.


와나카에서 2시간이 조금 안 걸려서 오늘 묵을 숙소에 도착했다. 무려 아오라키를 보러 가는 비행기 투어가 시작되는 비행장의 격납고 2층을 객실로 꾸민 숙소다. 그래서 근처에 허허벌판 빼곤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숙소에서 할 것도 없으니 차를 타고 주변을 보러 간다. 아오라키 가는 길 입구에 푸카키 호수가 있다. 와나카 호수가 와나카 마을을 끼고 있어 휴양지 느낌이 난다면 이 푸카키 호수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호수라 다른 멋이 있다.  


그리고 푸카키 호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 아오라키가 보인다.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영산인 아오라키다. 영어로는 캡틴 쿡의 이름을 따서 마운트쿡이고 외국에도 이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마오리족이 먼저 아오라키라 했으니 아오라키다. 해발 3,724m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아오라키의 빙하들이 녹은 물이 흘러내려와서 이 푸카키 호수를 만들었다.


숙소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근처 마을인 트위젤에 가서 저녁을 먹으려다가 결국엔 슈퍼에서 먹을 걸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 방은 창고에 가려서 안 보이는데 옆 방 통로 쪽은 아오라키뷰다.  


근처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란 것은 밤하늘에 별이 잘 보이는 곳이라는 뜻이다. 맨눈으로도 은하수가 보이는 멋진 밤하늘을 감상한다.


아오라키로 가는 관문인 트위젤에 도착했다. 내일은 아오라키에 갈 예정이다. 와나카 호수도 푸카키 호수도 정말 멋진 곳이었는데 아오라키에선 또 어떤 풍경을 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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