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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28.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21

크롬웰에서 폭스 글래셔로

2023년 1월 12일


어제 푸카키 호수는 최고의 날씨였는데 크롬웰로 이동했더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궂은 날씨가 되었다. 적당히 장을 봐서 저녁이나 먹고 쉬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크롬웰을 간단히 둘러보고 떠나기로 한다.


먼저 크롬웰의 중심가로 갔다. 크롬웰의 중심가는 우리나라의 시외버스와 비슷한 인터버스 버스 정류장 근처다. 크롬웰 골드라고 하니 여기도 금광이 있었나 보다. 자전거 타는 벽화도 있으니 자전거 코스도 있는 듯하다.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꽤 있다.


크롬웰이 그나마 큰 동네인지 큰 마트들이 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서 호숫가로 이동한다. 크롬웰의 호숫가에는 유적 구역(heritage precinct)이 있다고 한다.


작은 선착장에 가마우지들이 보인다.


갈매기도 있다.


산책로가 있으니 천천히 걸어본다.


크롬웰 유적 구역이다. 원래 크롬웰을 흐르는 이 클루샤 강은 이렇게 수위가 높지 않았는데 댐 건설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마을의 1/3이 물에 잠기고 새로 고지대에 마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남아있는 예전 마을의 흔적이 강변에 쭉 이어진다. 클루샤 강... 2주 전인 12월 28일에 머물렀던 발클루샤에서 건넜던 그 강이다.


유적 구역이라고 해도 원래 50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살던 작은 마을이었으니 크게 없어진 것은 없는 듯하다.


크롬웰의 자전거 코스도 나와있다. 물론 비포장이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자전거 코스라고 하는데 실제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꽤 많다.


엄마 오리를 따라다니는 오리 가족을 만났는데 하는 짓이 재밌어서 잠시 지켜본다.


크롬웰의 원래 이름은 더 정션(The junction), 두 강물이 만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두물머리나 아우라지 정도 되는 곳이다. 퀸즈타운에서 흘러오는 카와라우 강과 와나카 호수에서 흘러온 클루샤 강이 만나는 곳이다.


물과 물이 만나는 곳은 경치가 좋...은데 여긴 썩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는다. 워낙 멋진 호수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보다.


자주 보던 오리들이 여기도 있다.


모처럼 날이 맑으니 사진도 찍어본다.


유적구역을 좀 더 돌아본다. 옛날 크롬웰에서 살던 사람들의 생활을 재현해 놓았다. 역사가 긴 나라는 아니라서 그래봐야 100년, 200년 전 모습이다.


큰 기대 없이 강변 산책이나 하러 나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슬슬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다시 마을 중심가로 가서 오늘은 태국 음식점을 가본다. 볶음밥이라도 빵보단 밥이 낫다.


오늘은 북쪽의 폭스 글래셔까지 300 km를 이동해야 한다. 와나카 근처의 알버트 타운을 지나 하웨아 호수(Lake Hawea)를 지날 때 잠시 쉬었다가 간다. 여기는 하웨아 호수 전망 포인트다.  


전망대 주차장에 주차하고 조금 걸어올라가면...


다른 경치 좋은 호수들보다 조금 밋밋한 느낌이 있긴 한데 압도적인 파란 풍경이 멋지다. 모든 것이 파랗게 보인다.


물색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하웨아 호수를 지나면 와나카 호수의 상류지역을 볼 수 있다. 와나카 호수도 정말 큰 호수다.


폭스 글래셔로 가는 길은 하아스트(Haast) 쪽으로 지나가게 된다. 중간에 무슨 폭포가 있다고 해서 들어가 보았는데 우린 역시 어지간한 폭포에는 감흥이 없다. 팬테일 폭포(Fantail fall)라고 한다.  


하아스트부터는 서북쪽의 타즈만 해를 만나게 된다. 며칠 전에 밀포드 사운드에서 잠깐 만났던 그 바다다.


분명히 바닷가로 가는 길인데 생각보다 바다를 볼 수가 없다. 도로에서는 시야가 오래된 숲으로 막혀있다.


폭스 글래셔로 가는 길에는 하아스트 강 다리 근처의 숙박 시설들을 지나가면 민가만 조금 있고 제대로 운영하는 상업 시설이 거의 없다. 인구가 적은 뉴질랜드에서도 정말 사람이 없는 곳이다. 자전거로 왔으면 꽤나 고생했을 듯하다. 폭스 글래셔에 들어오니 좀 사람 사는 동네 같아 보인다.  


하나 있는 마을 식료품점에 가서 라면을 사다가 저녁으로 끓여 먹고 잔다. 폭스 글래셔는 이름 그대로 폭스 빙하가 있는 마을이다. 내일은 폭스 빙하를 보러 간다.


와나카부터 폭스 글래셔를 지나 그레이마우스까지는 원래 자전거를 타고 가보려고 머리를 굴려봤던 구간인데 자전거가 아닌 자동차로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식사나 보급을 할 곳도 매우 적고 캠핑을 하지 않는다면 숙소도 거의 없고 예약하기도 쉽지 않으니 우리같이 캠핑을 하지 않는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지옥같은 구간이 될 것이다. 물론 날마다 160 km를 달린다면 충분히 주파할 수 있는 곳이지만 사실 가장 무서운 것은 식사나 숙박도 아닌 샌드플라이들이다. 다행히 오늘 머무르는 폭스 글래셔에는 샌드플라이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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