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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27.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20

아오라키에서 크롬웰로 

2023년 1월 11일


주행 경로 및 거리 : 푸카키 호수 (Lake Pukaki) 주변 13km

총 주행거리 : 883km


날씨가 맑다. 오늘은 아오라키를 떠나 이동하면서 쉬어가는 날이다.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크롬웰이라는 마을로 이동할까 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푸카키 호수 주차장에 주차하고 호수 주변을 돌아보기로 한다. 상류로 가면 비포장길이 있으니 처음에는 MTB를 빌려볼까도 생각했는데 MTB를 빌리기도 번거롭다. 며칠 동안 차에만 넣어두었던 자전거를 꺼내서 로드바이크로 가능한 곳까지만 달려본다. 


멀리까지 경치가 선명하게 보이는 맑은 날이다. 사진을 좀 찍으려 했더니 지니님은 벌써 출발해 버린다. 


건너편 푸카키 호수의 서쪽은 우리도 몇 번 다녀간 차도인데 관광객들의 차들 때문에 은근히 차량 통행이 많다. 동쪽 길은 막다른 길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차들은 들어오지 않는다. 


사실 막다른 곳은 아니다. 뉴질랜드의 알프스2오션 자전거길의 경로이기 때문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여기를 이용한다. 출발지인 화이트호스힐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비포장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다들 MTB를 탄다. 


곧 길이 끊길 거라 생각하지만 당장은 눈앞의 경치가 호화롭다. 


유료 낚시터로 올라가는 표시가 있는 길을 지나면 커다란 파이프들이 나타난다. 푸카키 호수에서 동쪽으로 10여 km 떨어진 테카포 호수에서부터 연결되는 테카포 운하의 끝부분이자 수력발전소다. 테카포 운하는 낚시로 유명하다고 한다. 


파이프를 지나면 그래블 로드 표지판이 있다. 


말 그대로 조금 더 가면 비포장길로 바뀐다. 조금 아쉽지만 여기서 되돌아가기로 한다. 주차장에서 7km 정도밖에 안 된다. 


많이 타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으니 여기서 되돌아가도 그리 아쉽지 않다. 오면서 봤던 경치를 돌아가면서 다시 보니 또 색다르다. 


그렇게 짧은 자전거 타기를 끝내고 주차장에서 사진도 찍어본다. 지니님 뒷모습만 주야장천 찍었지 제대로 된 사진이라곤 얼마 못 남긴 듯하다. 


모처럼 내 사진도 찍어본다. 


슬슬 점심시간이니 트위젤에 들러서 파이와 리브렛을 사서 간단히 배를 채운다. 무슨 빵집 하나 있는 것이 동네 맛집이라는데 그래봐야 빵일 뿐이다. 트위젤은 작은 동네지만 간단한 식당들과 마트가 있어 며칠 동안 계속 드나들었더니 이제 친숙해진 듯한데 떠나야 할 시간이다.   


160 km 떨어진 크롬웰에 도착했다. 경로를 생각하면 와나카로 가는 편이 유리한데 그래도 차로 움직이니 큰 차이는 없다. 부지런히 운전하면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움직인다. 


오늘 묵는 곳은 조금 특이하다. 근처가 온통 공사장이고 숙소도 반대편 반쪽은 공사 중이다. 새로 지은 숙소인 듯하다. 모든 것이 깔끔하다. 취사는 중간의 넓은 식당 건물에서 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 근처가 공사장인 데다가 날씨도 잔뜩 흐려지니 근처를 돌아볼 마음이 들지 않는다. 기온도 떨어져서 추우니 마트에서 초밥과 와인을 사다가 저녁으로 먹는다. 크롬웰이 있는 센트럴 오타고가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니 와인을 안 마실 수 없는 곳이다.  


역시 날씨가 좋아야 한다. 누군가는 와나카 호수를, 누군가는 테카포 호수가 좋다고 하던데 나는 아주 맑은 날씨의 푸카키 호수가 인상적이다. 


내일은 폭스 글래셔로 간다. 이곳도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와나카에서 폭스 글래셔까지 캠핑 장비 없이 자전거로 가는 여정은 숙소도 보급처도 별로 없는 강행군이라 렌트카로 다녀오기로 했다. 남섬의 서북쪽은 충격과 공포의 샌드플라이가 어마어마하게 사는 곳이니 탁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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