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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05. 2023

존과 지니의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 23

퀸즈타운 나들이

2023년 1월 14일


주행 경로 및 거리 : 플랑크톤 (Frankton) - 퀸즈타운 (Queenstown) 왕복 20km

총 주행거리 : 890km



샌드플라이가 우글거리는 하아스트에선 아무것도 못했다. 오늘은 퀸즈타운으로 가서 렌터카를 반납해야 한다. 일찌감치 하아스트에서 출발한다. 어차피 여기선 아무것도 할 게 없고 할 수도 없다. 10시 반쯤 와나카 근처를 지나니 와나카에서 늦은 아침을 먹는다. 한국식 고깃집 입구 근처에 초밥집이 있어서 가본다. 튀김우동과 롤의 조합이 꽤 맛있다.  


와나카 수변 공원의 엑스게임장에서 쪼끄만 아이가 멋지게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묘기를 잠깐 구경하고 다시 출발한다.  


퀸즈타운 입구, 퀸즈타운 공항 근처에 에어비앤비로 구한 숙소에 도착했다. 자동차로 다니는 동안 생긴 짐들을 내려두고 내 자전거만 싣고 공항에서 꽤 떨어진 렌터카 사무실에 가서 차를 반납한다. 그리고 자전거로 돌아오면 된다. 오늘은 플랑크톤에서 퀸즈타운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퀸즈타운 시내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계획이다. 거리는 왕복 20km 정도밖에 안 된다.  6번 국도를 건너서 플랑크톤 입구 표지석에서 출발한다.


와카티푸 호수 너머로 퀸즈타운 시내가 보인다.


일단 호숫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달린다. 6번 국도를 최대한 피해서 달리는 게 목표다.


역시나 수변길은 마을 끝에서 끊기고 비포장 자전거길만 있다. 비포장길보다 바로 옆의 잡초밭이 달리기가 편해서 잡초밭으로 달린다.  


호수변 자전거길이 없는 길은 이렇게 인도 겸 자전거길이 있다. 어쨌든 달릴 수 있다.


여기도 근처에 활공장이 있나 보다. 하늘에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이 보인다.


퀸즈타운은 남섬의 주요 도시 중에 하나이자 관광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차들이 은근히 많다. 자전거 겸용도로로 달리다가 수변 자전거길이 보이길래 내려갔더니 역시 비포장길이다. 생각보다 길이 나쁘진 않아서 로드바이크로도 달릴만하다. 물론 마주치는 자전거들은 모두 MTB들이다.


퀸즈타운 시내에서 비포장 자전거길이 끝난다.


퀸즈타운의 호수변에 툭 튀어나온 지형이 있는데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퀸즈타운 가든이다.


퀸즈타운 가든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질러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퀸즈타운 가든을 즐기고 싶다.


여기도 물 위에 물새를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논병아리가 아닌 다른 녀석이 살고 있다.


퀸즈타운 가든의 끝에서 사진도 남겨본다.


오늘은 자전거를 열심히 타는 건 아니고 그냥 이동수단으로 가볍게 즐기는 날이다. 자전거를 끌고 걸어보기도 하고 타기도 하고 한가하게 다닌다.


퀸즈타운 가든에서 시내로 가면 관문 같은 것이 있다. 전쟁 기념비라고 하는데 2차 세계대전에서 참전해서 돌아온 사람과 희생된 사람들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 전쟁 기념비를 통과하면 퀸즈타운 중심가와 항구가 있다.


항구에는 장이 들어섰다 수공예로 만든 물건들이 많다. 기념품 같은 게 필요하면 둘러봐도 좋을 듯한데 우리는 자전거 여행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짐을 늘릴 수 없다.


아까 아침 겸 점심을 10시 반쯤 먹었는데 이제 2시 반이다. 슬슬 배고플 시간이 되었다. 마침 항구의 제일 좋은 자리에 있는 식당의 제일 좋은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 보인다. 자전거를 난간에 묶어두고 자전거와 항구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증기선이 지나간다. 퀸즈타운의 오래된 증기 페리다. 1912년부터 운항했다고 한다. 바로 앞의 항구 쪽 이상한 아저씨 그림에 언스라우(Earnslaw)라고 쓰여 있는데 저 배의 이름이다.


우리 음식이 나왔다. 스테이크와 스파게티다. 당연히 맛있지만 경치가 잘 보이는 좋은 자리에서 먹으니 더욱 즐겁다.


점심 먹고 시내 중심가를 둘러보는데 딱히 뭐 대단한 것은 없고 유명한 햄버거 가게 앞엔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이제 다시 자전거길을 따라서 돌아간다.


퀸즈타운 공항에서 날아오르는 비행기가 보인다.  


비포장길이지만 익숙해지니 지니님이 곧잘 달린다. 뉴질랜드의 도로포장은 정말 형편이 없으니 도로도 비포장길 같이 달렸었다.


플랑크톤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잡초밭 쪽으로 달리는 게 편하다.


점심을 늦게 먹었으니 저녁 먹기가 조금 애매하다. 그래도 굶을 수는 없으니 근처의 아시안 마켓으로 가서 장을 봐온다. 주인아저씨가 한국 사람이라 우리에게 한국말을 건넨다. 오늘 숙소는 냉장고가 없는 곳이라 뭘 사가기도 힘들다. 적당히 먹을 것들을 사 와서 먹고 잔다.


렌터카를 반납했으니 이제 다시 자전거를 타야 한다. 하지만, 여기는 퀸즈타운이다. 남쪽이든 동쪽이든 어디를 가나 도로용 자전거는 차들 사이에서 힘겹게 달려야 한다. 카드로나로 가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된다. 자전거로 들어오고 나가는 건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여기는 역시 퀸즈타운이다. 퀸즈타운 공항 들어가는 입구에 플랑크톤 버스 터미널이 있다. 플랑크톤에서 크라이스트 처치로 가는 시외버스로 테카포 호수까지 점프하기로 한다. 예매하면서 미리 자전거에 대한 문의를 미리 해놓았는데 자전거는 앞바퀴를 떼어 프레임에 묶어야 실어준다고 하고, 기사님에게 자전거짐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지만 자전거를 실어줄 것인지 아닐 것인지는 우리나라처럼 기사님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한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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