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강은 횡성에서부터 원주를 지나서 여주 근처에서 남한강과 합쳐지는 남한강의 지류입니다. 섬진강과 마찬가지로 두꺼비 섬 자를 써서 섬강이라 합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열리면서 남한강 자전거길, 강천섬이 있는 강천섬에서 창남이 고개를 지나 내려가는 길에 나타난 다리 위에서 확 트이는 멋진 풍광이 펼쳐져 기억에 강하게 새겨졌습니다.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그 아름다운 강에 꽂혀서 문막까지는 이미 다녀왔는데... 섬강을 제대로 다녀오기 위해서 다시 찾아갔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출발하려고 중앙선 전철을 타지 않고 자전거 거치석이 있는 청량리-양평 무궁화호 기차를 2주 전부터 미리 예매해놓고 횡성 한우 맛집도 검색해놓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합니다.
이미 서원주까지는 한 번 다녀왔고 섬강은 자전거길이 있는데다가 표지판도 잘 되어 있는 편이라서 길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서원주에서 간현유원지 지나서 횡성 들어가는 입구까지 언덕길이 좀 있는 편이라 후반에 체력 소모가 좀 있습니다.
☆ 위 치 : 양평-섬강-횡성
☆ 길 이 : 약 100 Km
전체 경로, 자동차로 6번 국도를 타면 양평에서 횡성까지 60km면 되는 길이 강변을 따라 빙 돌게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차로는 보기 힘든 길이 되겠지요.
양평-여주 사이의 후미개 고개와 비슷한 수준의 고개들이 80km 지점부터 계속 나타나서 초보에겐 힘들 수 있겠더군요.
청량리에서 7시 10분 발 무궁화호 열차를 탔는데 주말에는 항상 그렇듯이 입석 이용자가 많습니다.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열차이니 얼른 자전거 거치대에 거치하고 그리 불편하지 않게 다녀왔습니다.
양평에서 남한강길을 따라 출발!
초보자들이 서울에서 부산 방향으로 국토종주를 할 때, 암사동 고개 다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오르막길인 후미개 고개입니다. 저 앞에 업힐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드신 여성분들이 끌바하고 계십니다.
지니님은 얼마 전에 자전거로 우리나라 최고도 자동차길인 함백산 정상을 올라간 후로는 어지간한 업힐은 우습게 올라다니네요.
후미개 고개 넘으면 바로 이포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조형물입니다.
이포보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강 수면에 보이는 동그란 것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이용된 적 없는 야외 풀장이라고 합니다. 좀 황당하지요.
이포보를 지나고 캠핑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자전거길을 달려 여주보를 지나면 여주 시내에 들어오게 됩니다. 아침 겸 점심을 먹어야 하니 일단 여주대교 앞 감자탕집에서 해물칼국수를 먹습니다. 원래 가려던 칼국수집이 아직 문을 안 열어서 할 수 없이 들어간 곳인데 생각보다 푸짐하고 맛이 괜찮아서 만족합니다.
여주 시내 외곽의 강변 유원지 캠핑장입니다. 남한강을 끼고 수많은 캠핑장이 계속 이어지고 여기저기 줄줄이 잔뜩 모여있는데 흡사 난민촌 같습니다.
여주를 빠져나가는 출구라 할 수 있는 강천보에 도착합니다. 수도권에서 이 강천보를 넘게 되면 자전거길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급감하면서 본격적인 자전거 종주가 시작되는 일종의 경계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식당이나 매점이 많지 않으므로 간식이나 식사를 놓치지 않도록 계획적으로 잘 이용해야 합니다.
강천보 물문화관입니다.
비포장이지만 길이 잘 다져져서 자전거를 타는데 큰 문제는 없는 강천섬 구간입니다. 여러 번 지나다니면서 느끼지만 강천섬은 나무가 어느 정도 있으면서 한적한 곳이라 나중에 소풍 목적으로 한 번 다녀올까 합니다.
강천섬을 지나면 강천리 동네 안에 매점이 있습니다. 한 동안 자전거길 근처에 매점이나 슈퍼가 없기 때문에 중요한 보급 포인트입니다. 여길 지나면 창남이 고개를 넘어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가게 됩니다. 여기부터는 여주를 넘어 원주로 가게 되죠.
창남이 고개는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어렵지 않은 고개입니다.
창남이 고개를 넘어 내리막을 내려가다 보면 숲에 둘러싸여 있다가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섬강교를 넘어가게 됩니다. 드디어, 섬강 자전거길의 시작이라 할 수 있지요.
원래 섬강교를 내려가서 두꺼비 캠핑장 옆으로 섬강을 시작하려 하다가 안 가본 길을 가보려고 49번 국도 쪽으로 진행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얼마 전에 폭우로 두꺼비 캠핑장까지 이어지는 데크길이 파손되어서 원래대로 갔다면 고생을 했겠더군요.
49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경동대학교 옆 오르막 오르기 전에 노숲이란 곳에서 굴다리 쪽으로 빠져서 농로를 따라 섬강 자전거길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농로를 지나는 도중에 논에 숨어있던 고라니가 튀어나와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언제 와도 즐거운 섬강 자전거길입니다.
한 동안 평지로 된 이쁜 자전거길을 달립니다. 멀리 서원주역 기찻길이 보입니다. 서원주역 근처에서 길이 구불구불하여 조금 애매하니 주의해야 하고요.
한참 언덕이 거의 없는 길을 달리다가 간현 유원지를 통과하면 이제 세 번의 언덕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첫 번째는 월림산 옆으로 넘어가는 고개입니다. 보기보다 경사가 심하지요.
잠시 후 다시 돼지문화원 옆으로 업힐을 넘습니다. 돼지문화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상당한 경사의 오르막이 있기 때문에 이 오르막길은 기억에 두고두고 남게 됩니다.
돼지문화원을 넘으면 언덕길의 끝이 아니고 조금 내려가다가 다시 동서울 레스피아 골프장을 관통하는 업힐을 넘습니다. 총 세 번의 언덕길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조금 지칠 수 있는 곳이지요.
원주시 호저면 쪽으로 다시 멋진 풍경을 따라서 편편한 자전거길이 펼쳐집니다.
나무데크길로 오르게 되면 섬강에서 가장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구간이 있습니다.
멀리 호저교가 보입니다. 섬강 자전거길은 원주 공항 근처에서 끊기기 때문에 횡성으로 가려면 호저교를 건너서 중앙고속도로 옆 샛길로 넘어가야 합니다.
중앙고속도로 원주 휴게소 옆 완만한 지방도 업힐을 넘어서 반곡 저수지가 나오면 오르막이 끝납니다.
내리막을 내려가면 드디어 횡성읍내가 보입니다. 한우로 유명한 아담한 시골 동네죠.
잠시 쉬어가며 인증샷도 남겨봅니다. 뒤에 보이는 다리는 중앙고속도로의 섬강교이고 우리는 그다음 다리인 횡성교로 횡성 시내로 들어가야 합니다.
골인지점인 횡성교가 보입니다.
배가 고프고 힘드니 횡성교 건너자마자 미리 점찍어놓은 식당으로 바로 들어갑니다.
횡성까지 왔으니 한우! 한우를 먹어야죠.
사장님이 직접 손님 접대하는 친절한 곳입니다.
조촐하지만 더 이상 필요 없는 상차림
워낙 맛있어서 먹고 또 시킵니다.
섬강 자전거길은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하는, 소박하지만 어지간한 사대강 자전거길보다 아름다운 길이라 생각합니다.
자전거를 타고난 후, 마지막에 횡성 한우도 맛볼 수 있지요. 닭갈비는 춘천, 부대찌개는 의정부나 송탄에 가는 것처럼 당연히 소고기를 먹으려면 횡성에 가야지요. ㅎㅎ
이 이후 섬강 자전거길의 끝인 대관 대교 (편도 8 km)까지 다녀왔지만 병지방 계곡이나 양양 쪽으로 가지 않는 이상은 일부러 다녀올 만큼의 볼거리는 없습니다.
양평에서 횡성까지 100km의 거리가 부담된다면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여주터미널에서 출발하면 편도 80km 정도로 부담이 많이 적어집니다. 인증센터가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인증센터가 있는 강들보다 더 아름다운 섬강, 좀 더 멀리까지 자전거 여행을 해보고 싶은 자전거 여행 초보자들에게 훈련을 겸한 코스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