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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an 19. 2016

존과 지니의 자전거 여행 - 대관령

2014년 7월 19-20일 강원도 자전거 여행 강릉-대관령-안반데기-골지천-아우라지-정선  



                                                                                                                                                    


저는 더위에 참 약합니다.

조금만 더워지면 자전거 탈 때 두통이 오면서 자전거 타기 자체가 괴로워집니다.

예전에는 산 속으로 햇빛을 피해서 다녔는데 지니님과 함께 타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여름 땡볕에서 계속 자전거 타느라 고생했지요.

그래서 올해에는 더위를 최대한 피해보고자 강원도를 다녀올 계획을 짰습니다.

밤차로 강릉을 내려가서 정선이나 영월까지 가는 라이딩을 다녀왔습니다.

관건은 날씨였는데 날씨 보러 가끔 가는 낚시 사이트에 링크된 일본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보았더니 비는 거의 안 올  듯해서 출발합니다.

구름 상황을 보니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보기 힘들  듯하더군요. 비 소식이 없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미리 자전거 거치석으로 예약해둔 금요일 밤 11시 25분 무궁화호 열차를 탑니다.  

자전거는 4번 객차인 카페칸 자전거 거치대에 두고 멀찍이 떨어진 7번 객차의 지정좌석... 자전거가 눈에 안 보이니 불안한데 어쨌든 탑니다. (지금은 개선되었는지 예약 시 좌석 선택이 가능합니다.)


정동진 거쳐 가는 강릉행 무궁화호는 새벽에도 참 소란스럽습니다. 젊은 여자들의 수다 소리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강릉역에 도착합니다.   (강릉역은 현재 공사 중이라 영동선은 정동진역까지만 운행합니다.)


어슴푸레하게 날이 밝아오는데 동쪽은 예상대로 구름이 껴있으니 일출은 포기하고 밥부터 먹으러 갑니다.  

남대천에 새벽시장이 열리니 식당도 있을  듯해서 가봅니다. 농산물 새벽시장 옆에 발을 쳐놓은 식당차가 와있네요.


오징어볶음 2인분 시켜놓고 시장 쪽을 보니 해도 안 떴는데 분주합니다.

새벽 1시부터 아침 10시까지 열리는 시장이랍니다.


잠도 못 자서 입이 깔깔한데도 맛있는 오징어볶음과 풍성한 반찬들입니다.


새벽시장에서 간식으로 먹을  천도복숭아도 좀 사다 뒷짐에 넣고 대관령 방향으로 남대천 뚝방 차도로 슬슬 올라갑니다.


구름에 가려진 해가 이제야 올라왔네요.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여유 있어 좋습니다.



강릉 시내를 벗어나서 대관령 쪽으로 갑니다. 피득령으로 바로 갈까도 싶었는데 여기까지 온 김에 대관령도 올라가야죠.


대관령 옛길 입구인 대관령 박물관 옆으로 계속 올라갑니다.


대관령이 해발 860m까지 올라가야 하니 그 길이도 꽤 됩니다. 슬슬 올라갑니다.


헤어핀이 있어도 길이 넉넉하고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좋습니다. 엄청난 급경사는 없습니다. 체감 경사도는 속초에서 올라가는 미시령보다 덜하군요.


한참 올라가다가 지겨워질 즈음인데 슬슬 끝이 보입니다.   


큰 어려움 없이 무정차로 올라왔습니다.

지니님 대관령 865미터 무정차 인증샷입니다.


대관령 넘어서부턴 평창군 횡계입니다. 대관령 휴게소의 풍력발전기도 보이는군요.


대관령 마을 휴게소에서 잠시 쉽니다.


횡계로 잠깐 다운해서 피득령이 있는 안반데기 쪽을 보러 갑니다.


골프장들 옆으로 송천을 따라 올라갑니다. 대관령 목장에서 내려오는 송천은 한강의 지류이자 골지천과 만나서 아우라지를 만드는 개천입니다.


송천을 벗어나서 채소밭들 사이로 업힐이 시작됩니다.  


바람부리 쪽으로 가지 않고 안반데기 쪽으로 갑니다.


안반데기 쪽 푯말입니다. 안반데기(피덕령)가 해발 1100미터이니 대관령에서 소진한 체력에 맞춰서 무리하지 않고 올라갑니다.


강원도 산골짜기 마을의 모습입니다.


길가에 꽃들도 이쁩니다.



굽이굽이 힘든 오르막길을 타다 끌다를 반복합니다.


횡계도 고지대라 많이 올라가지 않겠거니 하고 방심했는데 생각보다 길고 가파릅니다.


드디어 안반데기의 출입구인 피득령 정상입니다. 대관령면에서 올라오면 안반데기 입구부터 다시 강릉시입니다. 대관령 올라오는 중간에 성산면에서 임계 쪽으로 빠지면 좀 더 가깝게 올라오는데 대관령 업힐로 조금 돌아서 온 셈이지요.


안반데기에 대한 지도와 설명도 있네요.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합니다.


경사가 심한 고랭지에 채소밭이 펼쳐집니다. 농기계가 못 들어가서 아직도 소로 밭을 일군다고 하네요.


마을을 간단하게 한 바퀴 둘러봅니다.


길가 꽃 위에 잠자리가 앉았습니다.


저 뒤에 보이는 멍에전망대도 가볼까 하다가 그냥 패스한다고 하니 좋아하는 지니님입니다.



참 아름다운 곳이네요. 멍에전망대는 다음 기회에 다시 가보기로 합니다.  


이제 내려가는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강릉 쪽에서 올라가는 입구입니다. 감자원종장 바로 옆길로 올라가면 됩니다.


우리는 이제 임계 쪽으로 갑니다. 높은 언덕 두 개를 넘었더니 체력 소모가 꽤 있네요.  

뒤에 보이는 건물은 감자원종장입니다. "감자를 주식으로" 라고 쓰여 있더군요.


대기리에서 아우라지로 바로 가면 구미정을 들르기가 애매하니 임계 쪽으로 갑니다. 구절리역 쪽으로도 가고 싶지만 오늘은 구미정으로 가기로 합니다. 계곡 옆으로 진행하니 시원합니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고단리 쪽으로 비오치를 힘들게 넘어갑니다.



임계 입구인 버들고개입니다. 해발 610미터인데 이미 높은데서 내려오는 터라 어렵지 않게 넘어갑니다.


임계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습니다. 저는 더워서 냉면을, 지니님은 짬뽕을 먹는데 일기예보대로 소나기가 한 바탕 시원하게 쏟아집니다.


점심 먹고 잠시 쉬니 다행히 소나기가 딱 그칩니다. 물이 빠지기를 조금 더 기다린 후 이제 골지천을 타고 내려갑니다.


지금까지 계속 오르막길이 심했는데 슬슬 내리막이 많은 길이 나옵니다.


시멘트길이라 물이 금방 빠져서 옷과 자전거가 엉망이 되진 않아 다행이네요.


강원 산소길이라네요. 굽이굽이 골지천을 따라 갑니다.


이름이 좀 이상한 암내교에서 자전거 도로는 끝이 나고 다리 건너부터 차량통행이 적은 시골길이 이어집니다.

길 따라 가는 건 갈림길이 적어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노면도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계곡을 따라서 멋진 풍경도 펼쳐집니다.

내리막이 많아서 페달링을 안 해도 어느 정도 속도가 나옵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시원하게 다니니 좋습니다.


암내교 이후에 다리를 두 개 더 건너가면 슬슬 구미정이지요.


구미정에 도착했는데 하필이면 보수공사 중입니다.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지요.


구미정을 지나면 사을기마을 입구입니다. 그냥 지나쳐서 아우라지 쪽으로 진행합니다.


조금 더 가면 연리목이 있습니다. 나무 둘이 한참 붙어 자라다가 합쳐지는 것입니다.  여기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여행 다니다 보면 여러 번 만납니다.


연리목 앞 개병교에서 본 풍경입니다. 강물이 넓어지기도 좁아지기도 하면서 풍경이 시시각각 바뀝니다.


나무만 잔뜩 있는 것보단 돌들이 좀 있어야 풍경이 좋은  듯합니다.



봉정리를 지납니다. 슬슬 아우라지에 다 와갑니다.


아우라지에 도착합니다. 일단 편의점에서 식수와 간식을 좀 먹습니다.

근처에 호텔이 하나 있는데 멀리서 보니 누런 페인트의 낡은 건물로 보이던 것이 가까이 가보니 타일로 잘 꾸민 최신식 숙소네요. 사장님도 친절하게 자전거도 보관해주셔서 기분 좋게 숙소를 잡습니다.


새벽에 일찍 출발한 덕분에 넉넉히 도착했으니 간단히 동네 구경을 합니다. 이젠 정선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으로 더 유명한 아우라지역입니다.

레일바이크야 뭐... 우리 자전거 페달질 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어름치의 모양을 본뜬 어름치 카페도 있네요.


멋진 천사 날개도 있네요. 이 정도는 돼야 천사 날개죠. ㅎㅎ


정선 풍경열차입니다. 레일바이크를 탈 때 이걸 타면 뒤에 레일바이크도 줄줄이 달고 가서 구절역에서부터 레일바이크를 타고 돌아오는 시스템인가 봅니다.


철길 옆 전원주택에서 아이가 기차를 보며 신났습니다.

기차에 딸려가는 레일바이크들이네요.


동네를 조금 더 둘러보고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저녁은 간단히 소불고기로 합니다. 영양 보충해야죠.


저녁을 먹고 나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숙소에 들어가서 곯아떨어집니다.




아침에 하늘이 완전히 개었습니다. 날도 꽤 더운 것이 서울에 있었으면 푹푹 찌겠구나 싶더군요.




아우라지교를 건너서 아우라지로 갑니다.


논에 우렁이와 개구리들이 보이네요. 우렁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나 봅니다.


왼쪽 물줄기는 대관령에서 흘러들어온 송천이고 정면의 물줄기는 임계에서 우리가 따라온 골지천입니다.

한데 아우라진다 하여 아우라지라네요. 팔당의 두물머리 같은 곳입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봅니다. 뒤에 다리는 좀 있다가 건너볼 겁니다.


징검다리를 건너가면 아우라지 처녀상이 있습니다. 치마를 날리는 소양강 처녀상보다 소박하네요.


아우라지 처녀상 옆에 설명이 쭉 있습니다.  


아우라지에 있는 정자 여송정입니다.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와서 자전거로 아우라지 주변을 한 바퀴 돕니다.


시골집에 꽃나무들이 담 대신 경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뻐서 한 컷 찍어줍니다.

길 따라 들어오시던 주인 할머니가 웃으시며 뭘 찍어요? 하길래 꽃이 너무 이뻐서요라 하니 그렇죠? 하십니다.


징검다리 옆으로 보이던 나무데크로 된 다리입니다.


여송정 위쪽으로 주막과 밴치들이 있어서 풍경 감상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골지천을 넘어가는 반달 모양의 조형이 있던 또 다른 다리도 건넙니다. 바로 앞의 정자는 아까 징검다리 건너에 있던 여송정입니다.

다리 위에서 본 아우라지입니다.

건너온 다리 둘과 여송정이 보입니다.

여기는 줄로 당겨서 배를 움직이는 아우라지 선착장입니다.

이제 저 돌다리를 건너서 아우라지를 빠져나가 정선으로 갈렵니다.

지니님 클릿이 미끄럽다고 신발 벗고 건너옵니다.


이제 아우라지를 벗어나서 정선으로 향합니다. 덕송리에서 42번 국도를 타면 중간에 업힐이 있는데 강 따라서 빙 돌아가기로 합니다.



정선에 거의 다 와서 노면이 안 좋은 곳의 갈라진 틈새에 지니님의 자전거가 빠집니다. 다행히 낙차 하진 않았지만 큰 충격으로 손가락을 다칩니다.

잠시 쉬면서 다친 곳을 살펴본 후 일단 출발합니다.   


꿋꿋하게 달리는 지니님... 다친 손가락 때문에 내리막 브레이킹이 힘들다고 합니다.


일단 정선에 도착하는데 생각보다 덥습니다. 잠시 휴식하면서 지니님의 손을 다시 살펴보다가 라이딩 불가 판정을 내리고 정선 5일장을 잠시 둘러본 후 시외버스로 복귀하기로 합니다. 시원한 걸 찾다가 수수식혜가 있길래 한 병 사서 버스에 오릅니다.


영월까지 가지 못하고 정선에서 멈추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한껏 볼 수 있는 멋진 코스였습니다.

안반데기와 아우라지.. 다른 분들도 꼭 한 번 다녀와보세요.               


여행 이동 경로와 GPX파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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