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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20. 2015

하와이 자전거 여행 3일 차 - 카일루아

오아후 일주 자전거 여행의 시작 - Waikiki to Kailua

2014년 8월 31일

하와이에 온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하와이 오아후섬을 8자 모양으로 한 바퀴 도는 오아후섬 자전거 일주 여행이 시작된다. 하루에 반나절을 5-80km 정도의 거리를 자전거로 달려서 다음 숙소에 도착하고, 남는 시간에는 주변을 둘러보는 힐링 라이딩 일정이다. 우린 여기에 훈련하러 온 것이 아니고 놀러 온 것이니 이런 일정이 적당하다.


그러니, 자전거 타는 첫 날에도 카일루아까지 45km 정도만 타기로 했다. 휴양지로 좋은 카일루아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 참조

https://bicycletravel.tistory.com/16


출발을 위해서 자전거를 정비하고 체인오일도 새로 발라다. 나는 배낭을 매고 지니님은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 여행에서 사용했던 짐받이 가방을 자전거에 장착했다. 자전거 타는데 불필요한 짐들은 캐리어에 넣어서 민박집에 맡겨두었다. 나중에 이 민박집으로 다시 돌아와서 며칠 묵을 예정이니 가능한 것이다.


일단 출발! 하기 전에 배부터 채우기로 다. 민박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하와이의 유명한 레오나드 베이커리에서  포르투갈식 도넛인 말라사다(Malasada)를 사먹기로 다. 포르투갈 음식이 여기에서 유명하다니 재밌게 느껴진다.


오전 8시인데도 도넛 가게 안밖에 사람들로 북적거다.


바로 맞은 편에 작은 공원이 있어서 공원 벤치에 앉아서 먹다. 가게 안에는 먹을 공간이 없어서 여기서 많이들 먹는다고 한다.


모든 맛을 하나씩 먹고 싶으니 오리지널, 커스타드, 그리고 쵸코를 두 개씩 샀는데 오리지널 하나를 서비스로 더 줬.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지니님이 꼭 먹어봐야 한다니 하와이 명물이긴 한가 다.


먼저 부드러운 식감의 오리지널부터 맛본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파는 찹쌀 꽈배기와 비슷한 느낌이다.


속이 꽉 찬 진한 커스타드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쵸코, 나는 원래 초코맛을 좋아한다.


와이키키를 벗어나 카피울라나 공원을 지나가는데 바비큐 통닭이 돌아가는게 보인다. 맛있어 보이지만 말라사다로 배를 채웠으니 그냥 지나다.


조금 더 달리다가 카와이쿠이 비치파크에서 잠시 쉬어다. 하와이에서 그냥 비치라고 되어 있는 곳은 편의 시설이 없는 곳이고 비치파크라 되어 있는 곳은 화장실이나 샤워대 같은 편의 시설이 있는 곳이라 생각하면 다.


풍경이 멋진 비치파크지만 오아후의 흔한 공원다. 가는 경로에 비치 파크가 많은 덕분에 하와이에서 화장실이 문제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비치파크에는 식수대도 많지만 이왕이면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으니 편의점이나 마켓으로 간다.


이제 마을을 조금 벗어난다 싶으면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코코헤드 옆으로 칼라니아나올레 하이웨이를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약간 오르막길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다.


코코헤드 옆으로 한반도 지형과 닮은 마을이라는 하와이카이의 칼루아이가 보다.


쉐어 더 로드 표지판이 보이면 자전거 도로가 없어지고 차와 함께 달려야 한다는 뜻다. 난폭하거나 위협적인 차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전거로 도로를 달려도 큰 위험이 없다.


토끼섬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니 기분이 다. 어제 스냅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닌 덕분에 이  근처에 익숙해졌지만 다시 봐도 굉장한 경치다.


하와이의 산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절벽같은 경사의 삐죽거리는 톱늬 모양의 산다. 저런 산에 등산로 같은게 있을까 싶지만 있겠지.


드디어 카일루아(Kailua)에 들어왔다. 마을 입구부터 2차 대전에 쓰던 약통과 벙커가 있다는 필박스 트레일(Pillbox trail)이라 하는 얕은 동네산이 보인다. 저기는 내일 올라갈 거다.


카일루아에서 이틀 동안 묵을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 주인인 좐 아저씨와 인사부터 나눈다.


위치 적당하고 크기도 적당하고 모든게 적당하고 얼음과 물을 냉장고에서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숙소다. 스노클링 장비, 비치크루져 자전거부터 카약도 빌릴 수 있는데 집이 해변에서 좀 떨어져 있는데다가 우리는 차가 없어 카약을 끌고 갈 수가 없으니 사용하긴 힘들 것 같다. 하와이의 민박집들은 이렇게 물놀이 장비들을 빌려주는 데가 많다.


오전에 50km 정도 라이딩을 했으니 오후에는 물놀이를 가볼까 하고 해변으로 나다.  


카일루아 한 가운데 있는 카엘레푸루 연못을 지나간다. 이 호수는 카일루아의 가운데에 크게 있으면서 해변까지 연결된다.


 해변까지 은근히 먼 길을 걸어서 하와이에서 와이키키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카일루아 해변에 도착다. 파도타기에 좋은 높은 파도가 몰아치는 와이키키와는 달리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얕아서 가족 단위로 아이들과 놀기에 적당한 곳이다.


해변 자전거길을 따라서 다리를 하나 건너면 카일루아 해변의 맛집이라는 버즈가 있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다.


점심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인데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다.



오늘의 메뉴가 괜찮아 보이던데 재료가 다 떨어져서 그냥 스테이크를 주문해 먹기로 다. 우선은 시원한 레모네이드와 마우이 비키니블론드 맥주 한잔. 하와이산 맥주 중에는 비키니블론드와 롱보드가 내 입맛에 가장 잘 맞는다.


이 집은 메뉴를 시키면 간단한 샐러드부터 나다. 식사 메뉴에 야채가 적은 동네라 샐러드를 따로 주문하지 않으면 아채를 먹기 힘든데 기본으로 나오니 좋. 근데 샐러드도 좀 짜다.


데리야키 스테이크


서로인 스테이크


미디움레어로 주문해야 하는데 깜빡했더니 미디움으로 나왔지만 맛있다.



배를 채웠으니 다시 카일루아 해변으로 다.


저 현무암 지대를 넘으면 라니카이 해변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보기로 다.



그런데... 실수로 핸드폰을 바닷속에 빠트려 먹다. 현무암 지대는 가다보니 길이 끊겨서 다시 올라와서 도로로 나온다. 아까운 내 핸드폰...



라니카이 해변에 도착했다. 라니카이의 상징인 쌍둥이섬이 잘 보인다. 이곳 라니카이 해변은 비치파크가 아니기 때문에 편의시설이나 가게가 전혀 없다. 사람이 없는 한적함이 최고의 장점이라는데 노동절 연휴 때문인지 사람이 상당히 많다.


라니카이 해변에서 적당히 놀다가 숙소로 돌아간다. 물도 안 가져왔는데 근처에 가게가 하나도 없어서 목도 마르다.


라니카이와 숙소 사이에는 산이 있으니 숙소로 가려면 다시 카일루아 비치파크를 거쳐 돌아서 가야 한다. 라니카이에서부터 계속 목이 말랐는데 마트를 못 찾아서 비치파크 입구의 마트에 와서야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적셔 준다.  

다시 걸어서 중심가에 있는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에서 저녁먹을 것들을 구입해서 숙소로 돌아간다. 홀푸드마켓은 퀄리티 좋은 먹거리들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하길래 다른 슈퍼마켓에 안 들르고 일부러 찾아가보니 맛있는 것들이 많이 보였다. 연어 훈제와 무슨 생선 훈제 한 토막씩 그리고 맥주와 샐러드 등등 구입했다.   

자전거를 타고 걷고 하루 종일 쉴 틈이 거의 없이 계속 무언가를 하니 꽤 피곤하다. 이제는 걷는 것은 최대한 줄이자는 생각을 하면서 녹초가 되어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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