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우연과 운명 : 박물관과의 첫 만남
해설사의 길을 걷기로 한 건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책 속에서만 접했던 역사의 파편들을 눈앞에서 풀어내는 일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시험 준비로 바빴던 나날들, 늦은 밤까지 이어진 연습은 어렵지만 이상하게도 즐거웠다. 해설사가 되겠다는 목표는 차츰 내 삶의 중심이 되었고, 나는 매일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뎠다.
공부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어느 날, 우연히 국립박물관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다. 계약직이라는 단어에 약간 망설였지만, 지원서를 작성하며 가슴이 뛰었다. 운명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찾아왔다. 면접장에서 만난 전시품들, 인터뷰어의 질문 속에서 느껴진 열정, 그리고 합격 통보를 받던 날의 설렘. 그렇게 나는 꿈꾸던 자리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해설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건 단순한 직업 선택이 아니었다. 역사와 예술에 대한 내 열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해설사의 시선으로 공간을 분석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연습을 했다.
수많은 자료를 암기하고, 관람객의 다양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자신감을 기르기까지 매일 같은 주제를 반복해 연구하고, 끊임없이 발표와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해설사가 되기까지의 길은 내가 얼마나 이 일을 사랑하는지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더 뚜렷해졌다.
국립박물관은 내게 단순한 직장이 아니었다. 역사를 전하고 사람들과 교감하며, 내가 배우고 사랑했던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