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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선물해 준 기타, 사랑이 깃든 멜로디

뮤지션 엄마? 아이들의 깜짝 선물

by 정유선

기타를 처음 배울 때, 손끝이 저릿할 만큼 아팠다. 코드를 잡는 것이 쉽지 않았고, 한 곡을 연주하는 데도 수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차츰 연습하며 코드가 손에 익었고, 악보를 보며 조금씩 멜로디를 만들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생일을 앞두고 아이들이 물었다.

“엄마, 무슨 선물 받고 싶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기타!”

“20만 원이면 사지?”

“아니, 좀 더 줘야 해.”

그러자 딸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뮤지션이라도 될 거야?”

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좋은 기타 사면 안 돼?”


그리고 생일날, 아들과 함께 광주의 전자상가로 향했다. 아들은 미리 알아보고는 한 기타를 추천했다.

“이거, 모 가수가 연주했던 기 타래.”

알고 보니 아이들은 이미 상의한 끝에 ‘엄마가 진짜 갖고 싶은 기타를 사 드리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담아 내 손에 기타를 쥐여 주었다.


그렇게 손에 들어온,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기타.

아이들의 정성이 담겼으니, 열심히 연습해야 했다. 퇴근 후 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1시간씩 연습하고, 목요일에는 동호회에 가서 연주했다. 손끝의 아픔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이제는 악보를 보면 제법 폼도 잡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기타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사랑이 깃든 선물이었다. 아이들이 내 꿈을 응원해 주고, 그 꿈을 함께 이루어 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이들 덕분에, 나는 기타를 연주하고, 음악을 배우고, 꿈을 이루어 가고 있다.

그 어떤 명품보다도, 이 기타가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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