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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벗어나, 비로소 내 인생을 찾았다

상실의 아픔 속에서도 나를 찾아가다

by 정유선

남편의 그림자는 내 삶을 떠나지 않았다. 그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었고, 나는 그 그림자에 묶여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그의 부재가 모든 것을 멈춘 것 같았다. 그와 함께 했던 길을 다시 혼자 걸어가려니, 그 길이 너무 낯설고 어두운 것 같았다. 익숙한 곳에 가면 그가 있을 것 같았고, 그의 지인들을 만나면 그가 살아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 내가 어느 날, 딸의 한 마디에 가슴 깊이 울렸다. “엄마, 왜 남의 눈치를 봐요? 엄마 인생이 있는데 왜 그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여요?” 그 말은 내 마음을 뒤흔들었고, 그 한 마디로 나는 조금씩 내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제 나는 내 인생을 살기 시작해야 한다. 더 이상 그 그림자에 묶여 살지 않겠다. 내 시간, 내 길을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그 그림자는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서 나를 시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그림자에 나의 삶을 맡기지 않기로 했다.


고통과 상실은 여전히 나를 아프게 한다. 그리움이 내 마음을 짓누를 때도 있지만, 그 아픔 속에서 나는 나를 찾고 있다. 이제는 내 삶을 온전히 살아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그림자 속에서 나를 잃지 않기로 했다.

그림자를 벗어나 내 인생을 찾기 위한 길을 조금씩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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