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리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견뎠다. "조금만 더 견디면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그렇게 달려오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을 잃고 말았다.
세상은 예상보다 더 차갑고 무겁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힘들지 않다고 말할 때마다, 내 마음은 점점 더 짓눌렸다. 때로는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 정도로 절망에 빠졌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 곁에는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나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었다. 그들의 기대와 사랑이 내게는 가장 큰 힘이었다. 나는 무너지지 않으려 애썼고, 그들이 기대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려 했다.
가끔 몰래 숨죽여 울곤 했다. 그 눈물은 아무에게도 보일 수 없었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나는 혼자서 모든 것을 견뎌야 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밤을 새우는 날들이 많았다. 그런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나를 버티게 해 준 건, 내 곁에 있는 지인들이었다. 그들의 따뜻한 손길과 위로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도 살아가고 있다.
오늘, 친한 동생과 함께 광양 매화마을을 다녀오면서, 나는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갑작스럽게 남편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왔는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상처는 서서히 아물어가고 있다. 나는 다시 그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 길 위에서, 친한 동생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언니, 형부 떠나고 너무 힘들어하는 언니를 보며 가슴이 아팠어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밝게 사는 언니를 보니, 저도 더 행복해져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내 곁에 좋은 지인들이 있고, 언제나 나를 지지해 주는 가족들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 그들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웃을 수 있고, 내일도 그렇게 웃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