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려나 봄

by 북장

제민천 고양이들처럼 나른하게 기지개 켜고 싶게 만드는 햇살이다.

고양이들은 벌써 볕 잘 드는 지붕 위에 자리 잡고 누웠던데.

오랜만에 늘어지기보다 제민천을 따라 힘차게 팔다리를 흔들면서 걸었다.



걷다 보니 보이는 것이 있다.

아니, 주변을 보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버드나무는 어느새 물을 잔뜩 머금어 연둣빛이 되어 있었다.

구근에서 삐죽삐죽 싹이 올라와 초록빛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곳곳에 가지치기를 당해 휑한 머리를 드러내놓고 우수수 떨어진 가지들에 둘러싸인 나무들이 새싹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무원들은 바삐 움직이며 제민천과 주변을 정비하느라 분주한 몸짓이 펼치고 있었다.

할머니 한 분이 봄나물을 찾으며 풀숲을 뒤적거리고 계셨다.


어느새 봄이 오고 있다고 소곤소곤 소식을 알리고 있나 보다.






어린 시절 수없이 걸어 다녔던 이 길이 굉장히 낯설다.

성인이 되고, 직장인이 되어 이 길과 멀어졌던 시간만큼 너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내게는 낯선 일 년이 시작된다.

학습연구년으로 일 년을 온전히 휴식과 연구로 채우는 시간이 내게 주어졌다.

그 시간을 제민천을 따라 걸은 발걸음으로 기록해보고자 한다.


일 년 후, 내 발걸음을 통해 이 낯선 시간이 소중하고 익숙한 풍경으로 바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