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팩트 투자 및 문화 스타트업 사례를 중심으로
임팩트 투자: 사회적 가치에 투자한다
최근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목표로 한 창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문화 영역에서도 이러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술과 IT의 결합, 취미와 온라인의 연결 등 문화활동 기반을 마련하여 사람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기업들이 수익성이 투자의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투자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 증진을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임팩트 투자(Investing for Impact)는 기존 경제적 가치 중심의 금융 투자의 한계를 넘어서고 민간 중심의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팩트투자는 장기 자본 투자의 방식을 통해 사회적 의미와 재무적 이익을 모두 고려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회성 기부금이나 일반 금융투자와는 구분된다.
임팩트 투자 진흥 비영리기구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N)’에 따르면 전 세계 임팩트 투자 규모는 2014년 460억 달러(약 53조원)에서 2015년 600억 달러(약70조원)로 30% 이상 급증하여 2020년에는 3400억 달러(약4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점차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규모에 있어서도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임팩트 투자 사례
국내에서도 최근 다양한 임팩트 투자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위한 코워킹스페이스를 제공하거나 펀딩을 돕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지원의 형태 역시 다양하다.
루트임팩트(Root Impact) : 임팩트 비즈니스 지원 비영리 단체
루트임팩트는 사회를 바꾸는 ‘임팩트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체인지 메이커’들을 위해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제공,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로 소셜 벤처 기업의 코워킹 스페이스인 ‘헤이그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헤이그라운드는 소셜 벤처 기업의 업무 공간 제공은 물론 네트워킹 지원 및 커뮤니티 조성, 법률 자문과 재무 컨설팅, 임팩트 측정 등 업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플러스(BPLUS): 임팩트투자 P2P 플랫폼
비플러스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는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플랫폼으로, 사회문제의 해결과 수익 추구를 동시에 지향하는 소셜 벤처를 대상으로 적정금리 대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플러스는 투자 대상을 평가할 때 재무적 지표와 더불어 사회적 신뢰와 같은 비재무적 지표를 기업 평가에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공그라운드: 부동산 임팩트 투자
공공그라운드는 대학로에 위치한 샘터 사옥을 매입, 일정한 재무 수익을 성취하면서도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들에 공간을 제공하는 부동산 임팩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샘터 사옥을 리모델링한 '공공일호'에는 미디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메디아티’, 벤처기부 펀드 ‘C Program’, 교육혁신 사업을 진행하는 ‘거꾸로 캠퍼스’ 등 비영리기구 및 스타트 사업들이 입주해있다.
국내 문화 스타트업 사례
사회 문화적 가치의 증진을 추구하는 청년 소셜 벤처의 창업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 분야도 취미, 관광, 미디어 등 다양하다.
하비풀(hobbyful)
하비풀은 ‘취미 정기구독’을 표방하는 기업으로, 온라인 기반 취미 강연과 재료 및 도구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여 시간적․공간적 제약으로 취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문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어뮤즈트래블(amusetravel)
어뮤즈트래블은 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여행을 표방하며 장애인 특화 여행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파울러스(paulus)
파울러스는 저개발국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워크숍을 운영하는 미디어 에이전시로 글로벌 영상 제작은 물론 ODA사업과 연계한 미디어 교육 지원 등으로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이다.
문화 정책에의 함의 : 스타트업을 통한 '문화적 가치' 확산의 가능성
최근 정부에서 모태펀드에 임팩트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는 등 정책적 노력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문화 역시 중요한 사회적 가치임에도 기존의 사회적 기업의 범위 안에 문화적 가치의 특성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공적 가치로서 문화적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모델이 부재한 것 역시 한계로 작동한다. 임팩트 투자의 성과로 제시될 객관적 근거들이 축적될 수 있는 틀이 마련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 민간 영역에서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문화 관련 전문성을 갖춘 벤처캐피탈(VC) 역시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문화적 성과를 평가지표로 삼는 펀드의 조성과 함께, 문화 분야에 전문성을 갖는 VC(벤처캐피탈) 육성과 문화적 가치 임팩트 측정을 위한 모델 개발 등 전반적인 생태계 활성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문화적 가치 증진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올 때, 활동가의 헌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문화활동의 확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의 문화 활동은 전통적인 예술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자유롭고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보조금 방식의 후원 만으로는 그 저변의 확대에 한계가 있다. 임팩트 투자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문화 분야로도 확대되어, 더 많은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이 글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지식정보시스템(ACKIS)의 '아키스브리핑' 160호로 발행된 바 있습니다.
참고 문헌
박희원(2017.5) 국내 임팩트 투자 동향과 시사점, Weekly KDB Report
김주환(2014). 임팩트 투자의 개념과 사례, KB지식비타민
연태훈(2017). 임팩트 투자와 정부의 역할, 한국금융연구원 금융포커스
제현주, 박윤중, 박혜민, 김가희(2017). 돈의 의미를 묻다 – SOCAP 2017, Publy
공공그라운드 홈페이지(http://00ground.kr/)
비플러스 홈페이지(http://benefitplus.kr/)
어뮤즈트래블 홈페이지(https://www.amusetravel.com/)
파울러스 홈페이지 (http://www.paulus.pro/global-media-contents.html)
하비풀 홈페이지(https://hobbyful.co.kr/)
헤이그라운드 홈페이지 (https://heyground.com/#/heyground/ab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