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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민 Jan 29. 2019

키즈 콘텐츠 이해하기: 세대, 장르, 미디어

지금 키즈 콘텐츠 시청 환경의 맥락은 어떠한가?

요즘 키즈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이 높아지고 있지요. 사실 콘텐츠 산업에서 키즈 분야는 원래부터 중요한 영역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가,를 이해하려면  다음의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엔젤산업’이란 표현이 보여주듯이, 아이들한테 돈을 많이 쓴다, 그리고 콘텐츠의 성공이 다른 분야로 파급될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영상 사업자들 외에도 아이들과 콘텐츠와의 연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시장이 확대될 수 있겠다는 기대입니다. 키즈 콘텐츠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확산된 것입니다. 뽀로로를 거쳐, 핑크퐁,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과 같은 작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덕분이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하다면, 시장 규모를 늘릴 수 있는 것이죠. 게다가 키즈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문화적 할인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국경을 넘을 확률이 높습니다. 대신 이에 대한 규제가 심한 상황이었죠. 자국 아이들의 문화적인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 콘텐츠가 수입되는 것을 많이 막아왔던 영역인데, 지금은 플랙폼 덕분에 이러한 허들을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는 저출산 때문에 아이들이 줄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이가 모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우리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더 큰 성장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원래부터 키즈 콘텐츠 영역이 중요했던 이유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결국 다음 세대들에게 어떤 콘텐츠 경험을 쌓아주지 않으면 콘텐츠 업계에는 미래가 없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가 계속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투자의 대상인 것이죠. 이는 플랫폼 관점에서의 투자일 수도 있고, 콘텐츠 관점에서의 투자일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 관점에서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최대한 익숙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유튜브가 유튜브 키즈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콘텐츠 관점에서, IP의 측면에 조금 더 주목하고 싶습니다. 결국은 어떤 콘텐츠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 콘텐츠의 추억을 갖고 있으면서, 이후 구매력을 갖추었을 때 더 큰 비즈니스와 연결될 기회들이 만들어지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이를 ‘슈퍼 IP’란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IP를 어렸을 때부터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는 측면에서도 미래세대에 대해서 우리가 미리 투자해놓자는 생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플랫폼에서의 기회가 있습니다. 이는 위의 3가지와 모두 연결되는 것이죠. 키즈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지니까,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플랫폼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플랫폼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들이 수급해야 하는 콘텐츠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키즈 콘텐츠 시장에 대해 여러 이유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주목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저출산으로 인해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엔젤 산업’은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5년을 시작으로, 앞으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속도는 매우 급격합니다. 사실 인구변화만을 놓고 보면, 키즈 시장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스러운 지점이죠.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육아용품 시장은 점점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까요. 결국 아이는 적게 낳지만, 돈은 많이 쓴다, 라는 이야기인 것이죠.

이를 이해하려면 주변에 있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아이가 적으니까, 그 아이들에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은 마음으로 큰 소비를 합니다. 물론 마음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에잇 포켓’이란 표현처럼, 그 소비의 범위가 넓어지는 상황입니다. 엄마, 아빠, 조부모, 이모, 삼촌까지 한 아이에게 지출을 한다는 것이죠. 뒤집어 말하면,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이모와 삼촌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는 지금 사회의 ‘결혼의 양극화’와 관련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준비된 상태에서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렇게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이 아이가 다음 세대의 생존할 수 있게 하자는 마음이 작동하는 상황인 것이죠. 예전에 아이를 많이 낳고 부모들이 바쁘고 하는 상황에서 방치된 아이들이 콘텐츠를 즐기는 상황과는 조금은 다를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제가 현세대의 부모로서 느끼는 생각이란 점에서 조금은 더 큰 틀에서 후에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이긴 합니다.)


핵심은, 구매력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2009년에 신생아 1명당 270만 원이었던 소비가, 2015년에 548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1명당 소비가 집중되면, 소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해집니다. 이는 키즈 콘텐츠에서도 중요한 고민의 지점이 됩니다.



키즈 콘텐츠 이 엔젤산업의 중요한 요소이기도하고 그 자체로도 엔젤산업의 상품인 것입니다. 콘텐츠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콘텐츠 자체가 돈이 되는 상황, 그리고 콘텐츠를 통해 다른 여러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상황이죠. 즉 성장한 엔젤 산업의 여러 플레이어들이 콘텐츠와 협업을 통해서 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투자할 여지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성공한 키즈 콘텐츠로 돈이 모일 확률은 높아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는 내수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핑크퐁의 Baby Shark이 아세안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 다른 소비재 기업들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 콘텐츠를 아이들이 즐긴 것이 15년 정도 되어갑니다. 이미 경험이 축적된 것이죠. 지금 중학생 아이들은 자신의 콘텐츠 첫 경험으로 뽀로로를 꼽는 세대입니다. 추억의 콘텐츠로 뽀로로를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지금 14~16세 아이들인 거죠. 한국 콘텐츠가 원 경험인 아이들이 15년 정도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 결과가 한국의 라이선싱 시장에서의 성과로 나타났고, 그 경험들을 산업의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로의 확장 가능성이 있다면, 여기에 주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키즈 콘텐츠도 ‘엔젤 산업’이라고 할 때, 또 하나의 특징은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콘텐츠 시청을 과거보다도 많이 한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더 오래 본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부모의 ‘게이트키핑’ 권력을 벗어나서 스스로 골라서 보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무엇을 보여달라는 말은 했지만, 지금은 직접 UX 차원에서 스스로 선택합니다. 또 오래 보는 아이들은, 하루에 4시간 넘게 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선택하는 나이도 만 1 세부 터로 조사됩니다. 아이는 18개월이면 이미 자기 태블릿으로 자기가 유튜브 키즈 앱을 선택하고, 자기가 콘텐츠를 터치해서 골라서 보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콘텐츠의 ‘질’의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아이의 인구가 적은데, 이들이 많은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기는 상황이라면, 상업적 성공의 기회는 오히려 희소할 수도 있겠다는 고민 때문입니다. 노출의 기회는 더 많아졌지만, 어디에 돈을 쓸 것인가에 대해선 훨씬 선별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엔젤산업이 성장해도, 아동복 시장이 역성장하는 사례에서 보듯, 베이직-프리미엄은 잘 되지만 어중간한 중간 시장이 죽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질적 시장에서, 실질적 상업적 기회와 연결될 기회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그 기회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먼저 현재의 키즈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이해하려면, 미디어 경험의 ‘세대 성’의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엔젤 산업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미디어 경험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죠. 단순화해서 본다면, 현재의 키즈 콘텐츠 판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핑크퐁, 그리고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부모 세대의 변화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맞물렸던 것에 주목합니다. 밀레니얼 부모는 디지털 미디어 경험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입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보는 것에 대해서 80년대생 이후의 부모들은 상대적으로 덜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요. 이는 본인들도 어린 시절 디지털 미디어를 경험한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이전 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미디어 경험의 해약을 과장하진 않는다는 것이죠. 이러한 세대적 특징이 아이들의 디지털 콘텐츠 소비를 늘리는 요인의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뽀로로는 EBS를 통해 성장했습니다. 부모가 시간을 정해 TV를 통해 아이에게 콘텐츠를 보여주던 시대의 ‘스타’인 것이죠. 반면, 핑크퐁과 캐리는 정확히 유튜브를 통해 성장한 스타입니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에 우호적인 부모가 아이들에게 이를 허용했기에 가능했던 인기였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디지털을 거부하기보다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원합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교육에 사용하고 싶어 하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가 디지털 교구 시장 성장의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모가 같이 콘텐츠를 보는 일이 늘어나게 되고요. 부모가 콘텐츠에 대해 어떤 눈높이를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해지게 됩니다.



그럼 아이들은 어떻게 콘텐츠를 볼까요? 이 아이들은 그야말로 ‘디지털 네이티브’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했으니까요. 저희 아이들의 사례를 보면, 13년생 아이(7세)와 16년생 아이(4세)의 미디어 경험이 다른 걸 느낍니다. 미디어 경험 자체가 분화하고 있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어떤 아이들은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 수 있고, 어떤 아이들은 자기 태블릿으로 콘텐츠를 골라보고, 어떤 아이들은 IPTV의 키즈 카테고리를 골라 봅니다. 어떤 아이들은 거실의 TV를 리모컨으로 직접 조작해서 넷플릭스를 골라보기도 합니다. 이런 복합적인 경험을 6세 이하의 아이들이 겪고 있다는 것이죠.  또 굉장히 어린 나이부터 콘텐츠와 미디어를 경험하면서, 이미 미디어 이용의 분화가 이루어집니다. 저희 아이들은 수시로 콘텐츠를 바꾸어보고 싶을 때는 태블릿 앞에 앉아서 유튜브 키즈를 켜고, 보고 싶은 것이 분명할 때는 TV 앞에 앉아서 넷플릭스를 틀어달라고 합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만들어내는 ‘글로벌 미디어 풍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수급하는 콘텐츠의 범위는 그야말로 ‘글로벌’합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영국의 ‘페파피그’를 보다가, 프랑스의 ‘시몬’을 보고, 캐나다의 ‘트루’를 보다가 싱가포르의 ‘오드 봇’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유튜브로는 우연히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영상들을 접하기도 하고요, 익숙한 콘텐츠를 다른 언어로 보기도 합니다.

EBS가 키즈 콘텐츠의 중심이던 시기에는 뽀로로와 타요 사이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핑크퐁을 보다가, 러시아 유튜버가 만든 키즈 콘텐츠를 보는 상황이 공존하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글로벌 눈높이’가 당연해진 상황에서의 경쟁이란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 굉장히 어린 나이부터 콘텐츠와 미디어를 경험하면서, 이미 미디어 이용의 분화가 이루어집니다. 저희 아이들은 수시로 콘텐츠를 바꾸어보고 싶을 때는 태블릿 앞에 앉아서 유튜브 키즈를 켜고, 보고 싶은 것이 분명할 때는 TV 앞에 앉아서 넷플릭스를 틀어달라고 합니다.

결국, 뽀로로 세대와 핑크퐁 세대는 달랐고, 지금은 또 다른 세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핑크퐁과 캐리가 이러한 세대 격변기의 틈을 타고 성장했다면, 또 다른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아이들은 콘텐츠를 왜 볼까요? 이 사진은 저희 아이가 키즈 카페에서 ‘라바’ 애니메이션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뛰는 장면입니다. 소위 말하는 ‘밀크 텍’(밀크+콜라텍=아이들의 흥겨운 놀이를 위한 공간) 경험인 것이죠. 아이들이 뽀로로 우유맛 음료를 마시며 미친 듯이 뛰어노는 곳인 것이죠. 아이들도 ‘즐겁기’ 위해 콘텐츠를 본다는, 너무나 당연한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도 콘텐츠 소비의 목적은 다양합니다. 미친 듯이 뛰어놀고 싶을 때 보고 싶은 것이 다루고, 피곤할 때 늘어져서 보고 싶은 것이 다릅니다. 즐거움의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이죠. 핑크퐁의 성공의 이면에는 이러한 ‘키즈 (댄스) POP’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킨 측면도 있는 것입니다.




키즈 콘텐츠는 계속 분화하고 있습니다. 뽀로로만 있던 시기는 2000년대 중반에 지났고, 2010년대 이후 캐리와 핑크퐁이라는 새로운 주자가 나왔습니다. 저는 키즈 애니, 예능, PoP으로 구분해 보았는데요. 아이들이 즐기고 싶은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캐리’를 보는 것은 우리가 예능을 보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서사를 즐기고 싶을 때가 있고, 왁자지껄 떠는 장면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죠. 앞서 보여드린 ‘밀크 텍’의 상황에선 신나는 음악이 중요하죠. 결국 캐리는 키즈 예능을, 핑크퐁은 키즈팝의 문을 열어주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과거에 애니메이션 중심이던 것이, 질적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아이들이 보는 콘텐츠도 장르의 분화가 나타나고, 장르별 문법이 형성되고, 각각의 수익 모델이 다양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조금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뽀로로가 열어준 애니메이션-캐릭터 사업의 연계 기반의 성장 모델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인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라바 오리지널을 만드는 변화 들은 애니메이션 기업들의 선택지를 바꾸어 가는 듯합니다. 글로벌에서 다시 도약의 기회를 갖는 기업들이 생겨날 수도 있겠죠. 이땐 오히려 작품성이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한 예능/pop의 소비는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유튜브 키즈가 출시된 이후, 채널과 구독이 생각보다 잘 작동하지 않는 듯합니다. 아이들이 몇 번 터치하다 보면 의외의 콘텐츠로 이어집니다. 과거보다 통제가 어렵고, 알고리즘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즉 과거의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 성공했던 상황과는 플랫폼 환경이 달라진 것입니다.



키즈 분야에서 플랫폼의 문제는 앞으로도 고민이 필요합니다. 플랫폼 권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과거보다 알고리즘 추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특히 문제입니다. 콘텐츠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전략을 고민할 때, 부모의 마음에 들어서, 거실의 TV에서 아이와 함께 보는 상황을 고려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아이가 알고리즘에 의존해서 보는 상황에서 발견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고려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니면 지금의 IPTV와 같은 로컬 플랫폼의 특수성에 맞춰서, 입지를 다지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문제는 ‘발견성’이 될 것입니다.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추천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방식도 있을 것이고, 전략적으로 키워드, 알고리즘의 최적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있을 것입니다.



키즈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 플랫폼의 역할이 강화되는 환경에서, 어떤 선택들을 할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에서 작품성으로 인정을 받아서 최대한 좋은 추천의 기회를 만들어내면서 글로벌 팬덤을 만들어가는 전략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유튜브 키즈를 통해, 알고리즘에 최적화하거나 구글의 추천을 받아서 인기를 얻는 방식도 있겠죠. 또 작품 자체의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유튜브를 활용해서 다양한 부가영상의 노출을 높이는 전략도 있을 수 있죠. 아니면 키즈 전용 플랫폼(핑크퐁TV, IPTV 등)고 같은 '가두리 양식장'에서 플랫폼과 협력하면서 기회를 만드는 방식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은 재미없으면 안 봅니다. 훨씬 정확해요. 재미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하죠. 가장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그것이 아이든, 엄마든, 플랫폼의 담당자든, 누군가는 결국 발견하고, 성공의 기회와 연결됩니다. 다만 미디어 환경이 복잡해지고 있고, 아이들도 여기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파트너십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보다 넓은 파트너와 협력하는 전략들이 필요한 상황이란 것입니다. 특히 콘텐츠IP 비즈니스는 좋은 파트너와 같은 배를 타고, 공동의 성공을 위해 노력을 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 이 글은 18년 10월 11일, 한국전파진흥협회의 '키즈 콘텐츠 제작기획력 강화' 프로그램 중에 발표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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