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성민 Feb 08. 2019

'극한직업'이 보여준 영화 시장의 변화

사람들이 극장에 가는 이유가 달라지고 있다

영화 시장의 변화는 이미 2018년에 어느 정도 감지되고 있었다. 기존의 공식대로 기획된 대작들은 망하고, 공식을 벗어난 성공의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 극한직업의 성공은 곤지암, 완벽한 타인, 보헤미안랩소디를 통해 예고된 흥행공식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변화의 핵심은, 사람들이 극장에 가는 이유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다양해졌고, 극장이란 오프라인 공간을 경험하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미묘하게 비싼(내가 무려 시간을 내서 극장까지 가서 봐야하는) 행위가 되고 있다.


영화 관람비는 일반적 콘텐츠 구매 보다 많이 비싸진 않은데, 직접 몸을 움직여 가는 행위에 대한 가치 평가는 비싼 상태에서 사람들이 영화에 기대하는 건 반드시 (시각효과가 뛰어난)'대작'일 필요는 없이, 내 몸을 움직인 가치에 대한 적절한 보상(확실히 보장된 재미)을 기대하는 것 아닐까?


영화 관람이란 행위의 맥락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떻게 놓이고 있는지에 대해선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 다만 사람들의 만족은 단순히 시각적 경험의 극대화에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과거보다 '실패할 경험에 대한 회피'가 강해졌다는 것 (입소문이 확실한 영화에만 올인하는 경향)은 분명한 것 같다.

물론, 이런 변화를 업계에서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틈을 어떻게 파고들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공식이 나오진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빈틈을 극한직업이 독식했다는 점도 간과할 순 없을 거다. 그 얘기는 앞으로 이런 방식의 대박이 반드시 또 나오진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시장은 금방 적응하고, 다시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니.


관련 기사

https://news.joins.com/article/23352779

--

긴 글로 풀어내긴 어렵지만, 그냥 흘려보내긴 아쉬운 생각들을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짧은 생각들' 매거진으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아이디어 수준에서 가볍게 읽어주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미디어와 가족, 미디어와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