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마비로 살아남기

한손으로 김밥싸기

한손으로 지낸지 8년째...


한 손으로 못하는 거 없다..지만, 하다하다 김밥까지 싸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정한 한 손 마스터

뇌출혈 8년차 아직도 30대지만,
꾸준한 재활과 엄청난 노력에도 나에겐 편마비라는 장애가 크게 남았다.


한손으로 김밥을 싸다 문득 생각나서 끄적이는 글.


누군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병원 생활 길게 하고 있었을 때, 퇴원하면 무엇을 하고 싶었냐'고.


나에게 질문을 한 그 사람은 자신이 장애가 남을 수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절대 장애를 남기지 않겠다며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여서 극복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 사람에겐 장애가 남지 않았다.

그 사람은 뇌출혈을 겪어도 '장애는 절대 갖지 않겠다'고 염원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보다 더 심각한 나는 물론 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발병 직후에도, 병원생활 중에도, 퇴원직전에도 내가 염원했던건 하나였다. '내 위치에서 내 힘으로 살아내고 싶다.' 뇌출혈도, 편마비도, 장애도, 그런건 모르겠고, 사회생활을 하고, 육아를 하고, 살림도 하고, 신체적인 한계로 인해 못하는게 있더라도 내 힘으로 스스로 해내고 싶었다. 그게 가장 큰 염원이었고 내가 퇴원하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아들을 위해 내 힘으로 밥을 차리고, 아이를 돌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하는 것.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염원이 상대적으로 후순위어서였을까. 여전히 장애는 남았지만 편마비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상생활과 남들이 하는 모든 것들을 하고 있다.

그러더니 오늘은 한손으로 김밥을 쌌다..!

장애를 극복하고 결국 양손으로 김밥을 싸는 것이 가장 드라마틱한 멋진 결과였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김밥을 쌌다는게 나는 스스로 더 대견하다.

한 손으로 김밥을 싼 건 이번이 세 번째일 정도로 최근에 아들을 위해 김밥을 자주 쌌더니 요령이 생겼다.


왼손으로 김밥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없다보니 써는게 문제였다. 이번에는 아들의 도움을 받아 예쁘게 김밥을 썰어봤고, 김밥 비주얼도 나름 성공적이다.


집이니까 가능한 참치한캔 들어간 참치김밥한줄:-)


나는 잘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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