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뇌졸중 후유증을 이겨내려면

양측성훈련의 효과와 시기

양측성 운동은 일반적으로도 뇌를 비롯한 신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편측마비가 있는 환자들에게 양측성운동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양측성 훈련


양측성 훈련이란 양쪽팔다리를 동시에 사용하는 운동이자 훈련법이다.

뇌졸중을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양손을 움직여 어떤 일을 할 때 주로 사용하지 않는 손(대부분 왼손)의 움직임이 전체적인동작의 속도와 정확성, 자연스러움을 향상시켜준다는 것이다. 뇌졸중 생존자도 비슷하다. 어떤 동작이든 건측과 환측을 동시에 움직이는 경우 환측 팔의 움직임이 향상된다.(_뇌졸중 거뜬히 회복하기 중에서)



양측성 훈련의 효과


양측성 상지 훈련의 기본 가정은 대칭적 움직임(symmetrical bilateral movement)에 의해 좌우 상동 근육군이 동시에 활성화 되어 하나의 협응 구조로 결속될 때, 대뇌의 양측 반구에서 양측의 상지 움직임의 근육 활성화에 관여하는 신경망들이 유사하게 활성화된다는 것이다(Swinnen, 2002). 대칭적 움직임 훈련은 비대칭 움직임 훈련보다 대칭적 움직임은 비대칭적 움직임 보다 운동수행에서의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출처: 논문_“만성 뇌졸중 환자의 대칭적, 비대칭적 양측성 상지훈련의 상지기능회복 효과" 김선호, 한대성 _ 신경재활치료과학 제6권 제1호 Therapeutic Science for Neurorehabilitation Vol. 6, No. 1, 2017.)
본 연구의 목적은 만성 뇌졸중 환자를 위한 상지 움직임의 시간적 협응성에 따른 양측성 협응 운동의 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대칭적 움직임(동일 위상)을 포함한 양측성 협응 운동이 비대칭적 양측성 협응 운동 보다 만성 뇌졸중 환자의 상지 운동기능회복에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라는 가설을 설정하였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다기초선 단일피험자 연구설계로 총 4명의 만성 뇌졸중 환자들이 각각 2명씩 대칭과 비대칭적 양측성 훈련에 참여하였으며, 운동학적 측면과 기능적 측면에서 훈련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피험자들은 4회와 8회의 단측성 훈련을 수행하고 대칭과 비대칭 양측성 훈련으로 전환하여 8회와 4회의 훈련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칭적 훈련 집단은 기능적 뻗기 평가에서 비대칭적 훈련 집단보다 최대속도가 증가하고 운동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JTT 세부과제에 대한 평가에서는 훈련 집단에 따른 일관성 있는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근위관절과 관련된 JTT 전체시간에서는 대칭적 훈련 집단이 비대칭적 훈련 집단보다 수행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대칭적 양측성 운동이 양측성 협응 운동을 구성하는 주요 변인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출처: “ 대칭과 비대칭 양측성 협응 운동에 따라 뇌졸중 환자의 운동기능회복에 차이가 있는가?” 김상범, 박승하, 이승민 2011, vol.22, no.4, 통권 63호 pp. 143-156 (14 pages)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뇌


많은 뇌 활동이 ‘편측화’되어 있다. 언어의 많은 부분은 좌반구의 기능인 반면, 시공간 처리는 우반구의 기능이다. 이 현상을 ‘반구 비대칭’이라 한다. 그러나 듀크 대학교의 로베르토 카베자와 다른 연구자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편측화는 나이가 들면서 사라진다. 전전두엽의 한쪽 반구에서 일어나던 활동이 이제는 양쪽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R.Cabeza. 2002. Hemispheric asymmetry reduction in older adults: The HAROLD model, psychology and aging. 17(1):pp85~100)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를 설명하는 한 가지 이론은 우리가 나이 들어가고 반구 한쪽의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반구가 이를 보완한다는 것이다. 이는 뇌가 자신의 약함에 반응하여 스스로를 재구성한다는 것을 암시한다.(_‘기적을 부르는 뇌’ 중에서 pp.325-6)



교차 운동


교차운동은 뇌의 균형을 맞추고 뇌 건강을 촉진하는 ‘브레인짐’의 일부로, 좌우팔다리를 교차하여 움직이는 운동법이다.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를 함께 움직이거나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를 함께 움직이는 것인데, 교차운동은 몸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면서 좌우 신체를 겹치는 운동으로 두 눈의 시각, 두 귀의 청각, 뇌와 신체의 좌우 부분의 통합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동작은 양쪽 뇌를 동시에 활성화시켜 시각, 청각, 운동 능력의 협응을 촉진하고 듣기, 읽기, 쓰기 능력과 기억력을 향상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출처] 좌우뇌를 활성화 하기 위한 운동-좌우뇌교차체조1/뇌체조/브레인짐/BR뇌교육 수업활동|작성자 엄서연)


그런 의미에서 팔다리를 교차로 움직이는 ‘걷기’야말로 최고의 두뇌훈련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뇌졸중 회복에 보행이 중요하다. 걷는 것만으로 뇌를 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돕거나 방해하는 반구?


보통 두 반구는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한다. 각 반구는 다른 반구에게 자신의 활동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상대를 제한하고 상대의 튀는 행동을 상쇄하면서 자신의 짝을 수정하기도 한다.(_‘기적을 부르는 뇌’ 중에서)

발병 초기부터 하는 양측성 훈련은 매우 중요하고 꼭 시행해야 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양측성 훈련이라고는 ‘걷기’와 코끼리라고 부르는 상하지자전거였다. 기구 치료 시간에 했던 레그프레스나 공원에 있는 양팔줄당기기를 하면서 양측성 운동에 익숙해져갔고, 회복을 수 단계 up할 수 있었는데 그런 기구들의 도움 없이는 양쪽을 동시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물건을 양손으로 동시에 잡고 있기 또는 박수치기 등 양쪽으로 할 수 있는 그 쉬운 동작들조차 불가능했다. 양쪽을 동시에 움직이려고 할 때면, 마비 측인 왼쪽이 더더욱 말을 듣지 않았다. 왼쪽 신체를 관장하는 우뇌의 전원이 꺼졌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나름대로 블랙아웃이었다. 왼쪽만 움직이려고 할 때는 마비로 인해 못 움직인다 뿐이었지,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유난히 양쪽을 같이 움직이려고 할 때면 고장 난 장난감로봇처럼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어떤 신호도, 어떤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

책을 읽다가 이 현상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일반적으로 뇌의 반구는 팔다리의 움직임을 조정하기 위해 뇌들보에서 반구와 반구를 가로지르는 섬유를 통해 서로를 억제한다. 뇌졸중 직후에는 손상되지 않은 반구가 더 활동적이 되는데, 아마도 반대편이 손상되면서 억제 수준이 낮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손상된 반구가 과하게 활동하면 재활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뇌의 두 반구가 뇌졸중이 일어난 후 특정시점이 되면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서로를 억제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흥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증거가 있다. 이에 따라 경두개 자기자극술로 손상된 반구의 활동을 억제하거나, 손상되지 않은 반구의 활동을 증가시키면 손상된 반구의 운동 활동이 향상되면서 회복을 촉진할 수 있지만, 같은 방식이라도 반구끼리 서로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다음에 치료를 시도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책‘ 신경가소성’ 중에서)

쉽게 말해서 오른손을 움직이는 동안에는 좌뇌가 활성화되는데 그동안 두 반구가 서로를 억제함으로써 좌뇌의 보다 효율적인 신호전달에 기여하는 셈이다. 좌뇌가 활성화될수록 우뇌를 억제하게 되고 오른손을 더 잘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뇌 반구들의 이런 성질로 인해 뇌졸중으로 손상된 반구의 억제능력이 줄어들고, 손상되지 않은 반대쪽 뇌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주어 비마비측의 신체를 더 잘 쓰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손상되지 않은 뇌가 활성화될수록 손상된 뇌의 활동을 억제하는 성향이 더 커져서 손상된 뇌가 활성화될 기회를 자꾸 잃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내용에 의하면, 내가 양쪽을 동시에 움직이려고 할 때 우반구가 관장하는 왼쪽을 유난히 쓰기 힘들어 했던 것은 손상되지 않은 반구가 관장하는 오른손을 쓰면서 좌반구가 활성화되어 우반구의 활동을 억제하려는 경향이 더 커졌기 때문인 것 같다.

양손으로 쟁반나르기 훈련


양측성 훈련을 스스로 하는 시기


앞서 인용한 내용에도 있지만, 뇌의 두 반구가 뇌졸중이 일어난 후 특정시점이 되면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서로를 억제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흥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이것을 느끼면서 스스로 양측성 훈련을 하기 시작했고, 많이 활용하려고 하는 편인데, 이 시점을 느낄 수 있다면 양측성 훈련을 스스로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뇌졸중 회복을 위해서는 시기 상관없이 양측성 운동을 훈련프로그램에 꼭 넣는 것이 좋겠다.

양팔줄당기기

이른 양측성 훈련의 부작용

마비측의 충분한 훈련 없이 하는 양측성 운동, 특히, 동시에 밀기, 동시에 힘주기 같은 것을 마비측 훈련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행하게 되면 비마비측에 의지한 운동과 움직임을 하게 된다.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통해 마비측을 보조하여 움직임자체를 알려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마비측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하기도 한다. 비마비측이 함께 해줌으로써 운동하는 느낌, 움직이는 모양새는 만들 수 있겠지만 의미 없는 그 모양새를 위해 비마비측을 더 신경 쓰고, 비마비측에 더 힘을 들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측성훈련이 효과 있으려면 환측의 많은 훈련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일상 속 양측성 훈련


뇌졸중 환자가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양측성 훈련은 ‘걷기’다. 이왕이면 팔을 교차로 흔들면서 리듬감 있으면서 힘 있게 걷는 것이 좋다. 교차운동의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체재활-편에서 소개한 공원헬스기구인 ‘양팔줄당기기’도 좋은 양측성 훈련 기구다. 공원에 있는 기구들은 일반인들의 건강을 위한 기구들로 대부분 양측성 운동을 유도하는 기구들이라 어떤 것을 이용해도 좋다. 환자 본인이 할 수 있는 기구들로 시작해서점점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좋겠다.

그 밖에도 양손으로 수건을 잡고 들었다 내리기, 박수치기, 동시에 팔 들고 내리기 등 양쪽 신체를 동시에 혹은 교차로 움직이는 훈련들은 모두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keyword
이전 26화뇌졸중 후유증을 이겨내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