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뇌졸중 언어재활

듣기와 읽기는 따로 하라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을 좌뇌에 편측되어 있다. 그래서 좌뇌가 손상된 우측편마비의 환자들이 언어장애로 고생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좌뇌 손상이라고 반드시 언어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좌뇌에서 언어영역을 담당해서인지 죄뇌 손상 환자의 대부분이 언어장애를 보인다.



언어를 담당하는 좌반구


1) 의식적이고 언어적인 자기(conscious linguistic self)의 조직화로 특수화 됨.
2) 언어 능력: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세부적인 부분에 관여하여 의식적인 대처와 문제 해결을 한다.
3) 정보처리: 연속적이고 순차적인 정보처리
4) 친사회적 기능과 언어 기능과 관련
5) 감정: 긍정적인 감정과 대상에 접근하는 행동과 관련이 있음.
- 좌반구가 손상된 환자의 경우 우반구가 손상된 환자보다 더 우울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특히 전두엽).
[출처] 논문리뷰) 좌반구와 우반구의 편측성, 기능차이 알아보기|작성자 임별님이



언어장애(실어증)의 종류


뇌졸중으로 인해 언어장애가 생겼다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환자가 띠는 언어장애의 양상이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브로카 실어증(운동 실어증) : 언어를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말을 하거나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유형
베르니케 실어증(감각 실어증) : 정상인처럼 유창하게 말하고 문법에 맞게 문장을 배열하는 것 같지만 의미 없는 내용을 나열하며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
전도성 실어증 : 이해력과 표현력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따라하지 못하는 특징
(출처_ 네이버 지식백과)


브로카/베르니케 실어증은 이름에 해당하는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영역의 손상에 기인한 실어증이고 전도성 실어증은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 사이를 이어주는 활 모양의 섬유다발인 궁형소속(arcuate fasciculus)의 손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_ 네이버 지식백과)

브로카실어증은 운동실어증이라고도 하는데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브로카 영역의 손상으로, 실제로 말을 하는, 언어의 운동성과 관련된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베르니케 영역이 손상되면 베르니케 실어증 또는 감각실어증이라고도 하는데 브로카실어증과는 반대로 언어의 운동성에는 문제가 없어서 말을 하는 자체로는 매우 유창하지만, 내용의 이해나 문법 사용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말은 유창하게 잘하지만 앞뒤 내용이 맞지 않고 혼자만 이해할 수 있는 말들을 늘어놓는 다고 볼 수 있다.


언어장애=인지장애?


언어장애가 생긴 뇌졸중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멀쩡했던 사람이 뇌졸중 이후 한 순간에 말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으로 바뀐 것을 보며 한탄을 금치 못한다.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언어적인 부분에는 문제가 없어서 이렇게 글도 쓰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천만다행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어장애가 생겼다고 상상하고 아이를 대할 내 모습을 떠올려보면 너무나 절망적이다.. 언어 부분에 문제가 없는 덕분에 아이와 신체 활동을 통해 교감하기는 어렵지만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언어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흔히 인지장애가 있다고 여겨지며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언어장애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언어장애로 인해 인지기능을 객관적으로 측정,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정확히 인지장애 정도를 알 수 없을 뿐, 실제로 언어장애가 인지장애를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양분청취(dichotic listening)

둘 중 하나의 소리만 이해하는 것은 노력에 따라 가능하다. 텔레비전의 음성을 이해하려면 라디오 소리를 무시해야만 한다. 따라서 우리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없다. 아니 들을 수는 있지만 둘 다 이해하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이를 "양분청취 dichotic listening"라고 부른다.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_제레드쿠니호바스 중에서) 동시에 여러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두 개의 소리를 동시에 이해할 수 없다


텔레비전을 켜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사람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찾아보자. 내용과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단지 누군가가 말하는 채널을 찾는다. 동시에 라디오를 켜고 ’토크쇼‘ 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춰본다. 내용은 상관없고, 그저 말하는 사람이 나오는 방송이면 된다.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나오는 말을 동시에 이해하려고 해보자. 도전!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을 동시에 청취해 정확히 이해하기란 꽤 짜증나는 일이며 나아가 불가능한 일임을 알게 될 것이다. 둘 중 하나의 소리만 이해하는 것은 노력에 따라 가능하다. 텔레비전의 음성을 이해하려면 라디오 소리를 무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관심과 집중은 두 목소리 사이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고 말 것이다.(“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_제레드쿠니호바스 중에서)


브로카/ 베르니케 병목 현상


소리는 양쪽 두뇌 반구의 청각피질에 의해 처리된다. 문제는 ‘구어(口語)’인데,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에서 들어온 말을 처리하고 이치에 맞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중요한 것은 이 네트워크는 한쪽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좌뇌에 위치한다) 기본적인 소리들이 처음에는 좌우뇌 양쪽에서 처리되지만, 결국 구어들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과해야 된다는 것이다. 빠른 병목 현상을 일으킨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 병목현상은 뇌의 제3영역인 ‘좌측 하전두회’에서 통제 된다. 하전 두회는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할 때 한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다른 목소리가 브로카/베르니케의 병목현상을 통과할 수 있게 한다.(“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_제레드쿠니호바스 중에서)

쉽게 말해서 우리가 텔레비전의 목소리와 라디오의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는 있지만 말의 의미를 동시에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하전두회에서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내용을 분주하게 번갈아가면서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고, 단지 그(전환) 속도가 빠른 것이다.



듣는 것과 읽는 것을 동시에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


위에서 했던 ‘두 가지 소리를 동시에 이해하기’ 실험처럼 듣기와 읽기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지를 해보자. 첫 번째 실험에서처럼 텔레비전을 켜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사람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찾아보자. 내용과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단지 누군가가 말하는 채널을 찾는다. 그리고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준비한다. 아직 읽지 않은, 내용이 친숙하지 않은 부분을 읽는다.
이제 책을 조용히 읽으며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동시에’ 두 가지 정보의 흐름을 이해해보자. 도전!

조용히 책을 읽을 때도 뇌의 구어를 처리하는 능력이 곧바로 활성화된다. 따라서,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뭔가를 읽는 것은,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결국, 처리할 수 없다!


텔레비전의 말을 듣는 것과 동시에 책을 읽을 때도 어김없이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텔레비전의 말을 들을 것인지, 일고 있는 것을 따라갈 것인지를 결정해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텔레비전도 책의 내용도 하나도 남는 게 없다.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_제레드쿠니호바스 중에서)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를 주자


언어장애가 있다고 말이 안 통한다고 대놓고 답답해하지 말고, 말에 어려움이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병원에서라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해서 만들어주자. 아이가 말이 안 텄다고 해서 말도 못한다며 구박하지는 않는다. 아이가 아직 말을 못한다고 해도 친구들과 놀 때 다른 방법으로 질서나 규칙을 알려주고, 상호작용하는 법을 어른이 알려주듯이 언어장애로 인해 사회성과 자신감이 떨어진 환자에게도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법과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해주는 것이 보호자가 할 일이며 언어재활의 시작이 된다.



듣기와 읽기는 따로 하자


뇌졸중 이후 글자를 읽지도, 제대로 된 말을 하지도 못하는 환자를 볼 때마다 보호자들이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은 알겠다. 그러는 환자는 얼마나 답답할까. 안타깝고도 답답한 마음에 단어장을 들이밀며 읽어보라고, 내 소리를 따라해 보라고 닦달하는 보호자들의 행동이 의미 없는 것임이 이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원래 할 수 있던 것들이기도 하고 글자를 읽고 말하는 기본이 갑자기 안 되는 것이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인지도 안다. 환자가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뇌손상으로 일어난 현상임을 알아주는 것만으로 환자에게 큰 힘이 된다. 환자의 머릿속에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자극을 주지 말고,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가 스스로 교통 정리할 수 있는 훈련을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감히 적어본다. 그러니 언어재활을 할 때는 급하게 하지 말고



읽기는 읽기대로, 듣기는 듣기대로 하나씩 처리하는 능력부터 천천히 훈련해보자!


이 글의 참고도서
keyword
이전 27화뇌졸중 후유증을 이겨내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