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커피의 변신은 무죄?

by 별사탕아빠

커피와 콜라를 동시에 보면 항상 연상되는 기억이 있다.


그 일이 발생한 것은 사십 년 전쯤 대학교 1학년 때, 국립극장에서였다.


초겨울이지만 을씨년스러운 날씨인데다 남산의 끝자락에 붙어 있어서, 해가 질 무렵 불어오는 산바람 때문에 추워지는 곳을 어머니와 함께 갔던 이유는 누나의 졸업연주회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 ♣ ♣


연주가 무사히 끝난 후 어머니와 나는 로비에서 누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 옆에 자동판매기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어머니에게 무엇을 마실지를 여쭸다.


목이 말라서 콜라를 선택했던 나와는 다르게 다소 졸리셨던 때문인지 어머니는 커피를 뽑아달라고 하셨다.


하지만 설탕과 크림이 부족했는지 밀크커피를 골랐음에도 그냥 블랙커피처럼 나왔다.


남아 있는 동전은 없었기에 그냥 커피는 버리고 내가 가지고 있던 콜라를 나눠마시자고 했지만 커피가 아까우셨던 어머니는 버리기를 거부하고 커피 잔을 손으로 꼭 붙들고 계셨다.


♣ ♣ ♣


나는 목이 말라 보이는 어머니에게 가지고 있던 콜라를 드렸다. 물론 조금 드시라는 권유와 함께 말이다. 내가 건넨 콜라를 약간 마신 어머니는 아들의 콜라를 뺏어먹은 것이 미안했는지, 어머니는 말릴 틈도 없이 들고 있던 커피를 남은 콜라 잔에 부었다.


“헉, 세상에...”,


커피와 콜라를 섞은 음료의 맛은


.

.


쇳가루를 먹는 것 같았다.


“쇳가루를 먹어봤냐고??”


사실 나도 쇳가루를 먹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 날 이후 나의 머릿속에서는 커피와 콜라가 함께 있으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쇳가루가 연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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