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가을과 코스모스

by 별사탕아빠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가을은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다.


높고 청아한 가을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서 입으로는 절로 노래를 흥얼거리기 된다.


음악뿐만 아니라 운동에도 가을은 제격이다. 그리 덥지 않은 날씨에 간혹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운동 중 흘린 땀을 금세 식혀준다. 그래서 가을이면 여기저기서 운동회를 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가끔 아이는 뜬금없이 가을을 예찬하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낼 때가 있다.


“아빠, 나는 가을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이 여름, 그리고 봄, 마지막으로 겨울이 좋아, 아빠는 언제가 제일 좋아?”


그러면 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는 모습을 대답한다.


“아빠도 가을이 제일 좋아”


가을이라는 계절을 좋아하는 것도, 운동이나 놀이를 좋아하는 것도 나와 닮았다는 사실에 신기하면서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 ♣ ♣


며칠 전 우연히 아이와 동네 토성 길을 지나가던 중이었다.


“아빠 코스모스가 되게 예쁘지?”


아이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니 잡풀이 무성했던 여름과 달리 사방에 코스모스가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이렇게 만발하게 코스모스가 핀 모습을 본 것은 십 년도 넘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코스모스를 보면서 문득 내가 아이만한 나이 때 제일 좋아했던 꽃이 코스모스였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꽃에 크게 흥미가 없었던 내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꽃은 사루비아와 코스모스였다. 사루비아의 경우 달달한 꿀을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좋아했기에 실제로 가장 좋아하는 꽃은 코스모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가을들판이나 강 둔덕을 연보라색과 하얀색으로 물들인 채 하늘하늘하게 흔들리고 있는 코스모스의 청초한 모습이 다른 꽃들이 주는 느낌과는 달랐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나는 코스모스를 무지하게 좋아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어머니와 함께 명동에 가서도 신세계나 미도파는 마다하고 코스모스 백화점 쪽으로 어머니를 잡아 끌 정도였으니 말이다.



♣ ♣ ♣


코스모스는 신대륙에서 옮겨온 꽃이라고 한다.


하지만 청초한데다 가녀린 생김새와 달리 고향과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모습이 대견해 보였다.


게다가 이번에 동네에 핀 코스모스는 연보라와 흰색뿐 아니라 훨씬 다양한 색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하교할 때마다 코스모스를 보러 가자고 손을 끌어 다닌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지금처럼 아름다운 코스모스 들판을 못 보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이의 손에 이끌려가면서 나는 또 흥얼거린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


요즘 우리 동네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작가의 이전글<9> 커피의 변신은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