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북클럽 6-하루를 지켰다

책이 사람도 시간도 지킨다

by 소풍

북클럽을 하던 중 일이다.

북클럽에서《놓아버림》. 데이비드 호킨스 책을 읽고 저녁에 북클럽에 가는 날이다.


아! 아침 8시 30분에 일어나고 말았다. 고등학생인 둘째 개학 첫날인데.

서둘러 아이를 깨우고, 바쁘게 간단한 아침 챙기고, 아이를 학교 앞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우왕좌왕하며 준비하느라 정신없었다. 밥 챙기고, 씻고, 옷 입고 동시에 하고 있었다.

급하게 화장실에 이 닦으러 들어갔는데 벌러덩 아무렇게나 치약이 드러누워 있었다. 뚜껑이 사라진 채.

둘째 녀석은 10년 이상 상습범이다. 치약, 컵, 옷, 이방 저 방 장소 불문, 소유 불문 마구잡이로 가족을 침해하기 일쑤다.


일단 짜서 이를 닦았다. 닦으며 여기저기 살펴보는 동시에 그러고 있는 내 모습을 천장에서 보았다.

'뚜껑이 어디 있나? 찾을까 말까?'

순간 직감했다.

내가 이 뚜껑을 찾으려 하는 순간 나는 화가 나겠구나 아이는 늦겠구나.

잠시 후 나는

"10년 넘게 가르쳐도 이게 안 되냐!"며 소리치겠구나.


'아니지. 아이 맘도 급한데 말한들 무엇하랴.

치약 뚜껑은 보이지 않을 뿐 우리 집에 있는 거잖아.

분명 나오는 거잖아.

안 나오면 뭐가 문제지? 그냥 쓰면 되는데?

왜 난 그걸 지금 찾아야 속이 시원한 거지?

그저 아이 학교 가는 걸 돕기만 하자'


아이를 학교 앞까지 데려다주고 지각을 면했다.

돌아와 커피도 마시고 한숨 돌렸다.

치약은 까맣게 생각도 나지 않았다.

밥을 먹고 다시 이를 닦는데 무심한 내 눈에 보이는 세면대 옆 치약 뚜껑.


일은 그냥 흘러간다.

내가 정할 수 있는 건 어디에 마음을 집중할 것이냐


아버지가 생전에 자주 하신 말씀이 있다.

"순리대로 살아야지. 세상 일이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젊을 때는 뭐든 못하게 하는 답답한 말이라 생각했고, 나이 들어서는 왠지 맥없이 운명을 받아들이라는 말로 들렸다. 지금 와 생각해 보니 그런 뜻이 아니다. 아버지는 매일 나무의 줄기와 잎을 들여다보며 적당할 때 풀을 뽑고, 꽃과 열매를 카메라에 담고, 나무 수형을 잡아 매어 아름답고 조화롭게 만드셨다. 자연에는 순리라는 것이 분명 있다. 모든 생명은 자신의 때가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세상 일을 내 마음대로 하려는 욕망에 휘둘리지 말라는 뜻 아니었을까.

어찌 보면 만족하는 마음이고 어찌 보면 놓아 버림이다.

자연을 평생 가까이하며, 동물과 식물을 키우며 사신 아버지는 몸으로 느끼신 거다.

세상에서 내게 욕망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자연의 일부인 내가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길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있다.

순간순간 나의 욕망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 놓아버리며 세상의 흐름은 받아들이는 것,

세상에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가 아닐까?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나를 자연의 일부로 온전히 두고, 어디에 마음을 두고 살아갈 것인가 선택하는 것 그것이 내 몫이 아닐까?


법정 스님의 말씀 중 마음에 두었던 한 가지가 풀렸다. 궁금해서 마음에 품고 있던 법정 스님 책 제목이다.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모든 것은 Letting go!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내 마음이 향하는 곳 그것 하나뿐이 아닐까.


책이 나의 하루를 지켜준 이야기다.


길지도 않은 인생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런데 너무 쉽게 화가 나고 너무 쉽게 하루가 망가진다.

그날 나의 소중한 하루를 지켰다. 《놓아버림》이란 책이 나의 하루와 우리 아이의 하루를 지켜주었다.

그날 북클럽은 내게 개이득이었다.



나의 하루를 지켜준 책 속 문장들-《놓아버림》. 데이비드 호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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