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동아리 북클럽 3 -대학 동아리처럼

자유롭게 동등하게

by 소풍


대학 시절을 생각하면 항상 아쉽고 그립다.


왜일까?

청춘이어서, 자유로워서, 다양한 사람이 있어서, 배움이 있어서, 무수한 선택이 있어서, 사랑이 있어서?

이유가 각자 다르겠지만 참 좋은 시절이다.

어영부영 시간을 많이 보냈던 나는 대학을 다시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아쉽다.


글쓰기 동아리를 하며 대학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아마 대학 시절 선후배와 책 읽기 소모임을 했었는데 그때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인 것 같다. 책을 중심에 놓고 대화를 한다는 것. 돌아가며 발제를 한다는 것, 발췌 문장을 나누고 자기 생각을 덧붙이는 것 사회자와 발제자를 정하는 것이 비슷하다. 그 시절엔 세미나라고 해서 데모하는 학생들의 사상 교육이라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구 명문 대학들에서 쓰는 학생들 스스로 학습을 함께 성장시키는 자율적인 학습 방식이다.


글쓰기 동아리는 우연히 시작되었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좌 수강생을 마주쳤다. 커피 마시며 좋은 강좌와 사람들과 이렇게 끝내기 아쉽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아리로 이어갈까 하고 내가 제안한 게 시작이었다. 강의 마지막 날 100% 출석한 세 명이 강사님 책을 상으로 받았다. 그 세 명이 주축이 된 모임이다. 처음엔 글 한 편 써서 모이는 게 참 힘들다는 걸 느꼈다. 글 한 편을 위해 평소에 관찰하고 생각하고 영감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좋은 모임이 될까 생각하다 대학 동아리를 떠올렸다.


다시 대학생이 돼 볼까?
그래 대학 동아리처럼 하자


대학 동아리는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자유롭다.

모임에서 무얼 할지는 들어온 사람들이 정해 간다. 그래서 어떤 해에서 모임이 활발하고 어떤 해에는 사라지기도 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한다. 술만 먹고 노는 동아리, 열심히 공부하는 동아리, 예술 활동으로 전시회를 하는 동아리 등등.


북클럽 리더인 나는 그중 책 세미나를 모델로 생각했다. 사회자와 발제자가 있다. 우리 동아리는 발제자가 그날의 사회자가 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한마디로 N빵이다. 모임을 이끄는 경험조차 나누는 거다. 사회자는 시간 계획, 발언권, 발제 등 모든 걸 맡는다. 발제하는 날은 더 책임지고 참여하게 된다. 모임에서 역할을 돌아가며 맡은 건 참 중요하다. 역지사지가 되어 오해가 없고, 서로 배려하게 된다. 학교에서 아이들 학습도 모둠별 발표 식으로 많이 한다. 그렇게 한 번씩 돌아가고 나면 글수다의 날을 정해 회식하고 수다 떨며, 지난 모임에 소회를 나누고 다음 모임 계획을 세웠다. 이것도 대학 시절 학생회와 교사 시절 학년말 회의와 비슷하다. 모임 후 기록을 해두고, 기록을 모아 일 년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기록이 발전하면 책이 되는 거다.


고인 물은 썩는다. 사람도 관심사가 달라지면 인연도 가는 곳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대학 동아리는 나갈 때, 남은 이들이 서운할까 나쁜 인상을 남길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 년이 지나자, 한 회원은 그동안 글쓰기로 마음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다며, 이제 글쓰기 말고 다른 직업이나 관심을 찾겠다며 그만두셨다. 글쓰기를 함께 하겠다는 몇 세 분이 더 들어왔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학으로 치면 다음 기수가 되었다고나 할까? 새로운 기수가 들어오며 의견을 모았다. 책을 같이 읽자는 의견을 모아 북클럽을 해보기로 했다. 앞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같이 병행하자는 생각이다.


‘가족 같아서 너무 좋아요’

이건 부담이다.

제일 힘든 게 가족 관계다.

그건 자유롭게 맺지도 끊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가족 관계는 가족이면 충분하다.

한 번은 꾸준히 나가던 글쓰기 모임이었는데 그만 가고 싶어졌다. 책 읽기와 책 쓰기로 관심이 달라져서였다. 그만두겠다고 하니, 심하게 서운하게 여기는 분이 계셨다. 가깝게 지내던 좋은 분이었는데 참 설명하기 힘들었다.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관심이 이동한 건데 때로는 친구 하기 싫다는 건가? 하는 오해가 될 수도 있어 마음이 쓰였다. 어른의 동아리도 대학 동아리처럼, 자유롭게 모이고 흩어지고, 관심사에 맞는 활동을 하며 성장하면 좋겠다. 한때의 인연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다.


지금까지도 대학 시절 같이 세미나하던 선후배들에게 고맙다. 그들이 있어 함께 배우는 법, 같이 성장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정말 작고 소소한 것들을 같이 했지만 내 인생의 큰 밑거름이었다. 지금 우리가 하는 글쓰기 동아리도 내 삶의 밑거름을 배움의 바탕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책임감이 강해서 출석이고 숙제고 항상 1등인 회원이 어느 날 말했다.

“대학 동아리 같아서 너무 마음이 편해요”

같이 해도 같이 안 해도 편안한 그저 다시 대학 동아리다 생각하며 북클럽을 계속할 생각이다. 어른으로 우린 책임을 다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이제 동아리에서 만큼은 자유로운 대학생이 되어 보자. 청춘이 별 것인가. 자유로운 마음을 내 안에 품으면 청춘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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