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 유예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

by 조현서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이다.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여러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행운이 따라오는 날도 있지만, 대부분은 생각을 쥐어짜낸다. 글쓰기 편한 주제도 나한테는 항상 어렵다. 오늘자로 난 전역 했다.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전역 기념으로 동기들과 함께 뼈해장국과 맥주를 허겁지겁 마실 때조차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물밀 듯이 올라오는 전역 소감문 역시 내 일 같지 않다.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 사건은 이야기하기 너무 어렵다. 왜 현실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21개월 간 정체되어있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일까 혹은 21개월의 생활이 단 하루 만에 바뀌어서 적응하는 중인 걸까. 둘 다 아니라면 또 뭘까. 해답을 찾은 후에 나는 전역 소감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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