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이다.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여러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행운이 따라오는 날도 있지만, 대부분은 생각을 쥐어짜낸다. 글쓰기 편한 주제도 나한테는 항상 어렵다. 오늘자로 난 전역 했다.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전역 기념으로 동기들과 함께 뼈해장국과 맥주를 허겁지겁 마실 때조차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물밀 듯이 올라오는 전역 소감문 역시 내 일 같지 않다.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 사건은 이야기하기 너무 어렵다. 왜 현실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21개월 간 정체되어있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일까 혹은 21개월의 생활이 단 하루 만에 바뀌어서 적응하는 중인 걸까. 둘 다 아니라면 또 뭘까. 해답을 찾은 후에 나는 전역 소감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