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과 고통을 나눈다는 것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고통을 나누면 반이 된다. 정말이다.
이 말을 최근에서야 믿게 되었다.
나는 정말 폐쇄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동물이며 남의 고통을 알려고 하는 행위는 상대적으로 내가 더 행복하다는 우월감을 느끼기 위한 일종의 자기 위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에는 이렇게 삐딱한 생각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았던 좋은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된 후에는 그 말을 믿기 시작했다. 고통을 나누면 정말 반이 된다. 하지만 이 문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그 고통을 누구와 나눌 것인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기 꺼려한다.
여기서 말하는 약점이란 고통, 고민 등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일종의 방어 본능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단연코 그런 사람 중에서도 상위 레벨에 있는 사람이었다. 부모님은 물론 친구, 연인에게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최대한 나의 본모습을 감추고 남이 원하는, 그러니까 사회가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를 썼다. 예를 들면 뭐 화목한 가정, 풍족한 주머니 사정, 매사에 밝은 모습 같은 그런 껍데기 말이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입에서는 거짓말도 나왔고 이는 원치 않은 갈등을 낳기도 했다. 인간의 이런 모습은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는 사회가 만든 인간의 새로운 본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러한 사람들은 보통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 밖으로 내보내야 할 고민, 걱정거리 같은 것들을 안에서 계속 쌓아두고 감추게 되면 점점 곪는다. 이로 인해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삶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되며 이는 주변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좋은 사람과 고통을 나누면 줄어든다.
가슴의 응어리가 서서히 풀리고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한다. 어떠한 부정적인 감정도 가만히 내버려 두면 곪는다. 반드시 말로 내뱉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정말 반 이상 사라진다. 나는 한창 외골수로 살던 시절에 홀로 고민을 끙끙 앓다가 결국 연인에게 쏟아내듯 털어놓았던 적이 있다. 나의 치부를 가장 보이기 싫었던 연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창피한 마음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너무 간단하게 고민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었다. 그때 느꼈다. '나를 위하는 사람과 나누는 고민은 정말 덜어지는구나!'
"나의 취약성을 보여라."
현대인의 아픈 마음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심리 연구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브레네 브라운이 한 말이다. 취약성은 곧 약점을 뜻한다. 이 작가는 남에게 취약성을 보이는 행위를 통해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약자를 보면 도우려 한다. 나의 약점을 보이면 , 즉 나의 고통을 나누면 정말 나를 위하는 상대방은 나를 도우려 한다. 나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혼자 고민만 한다면 절대 얻을 수 없는 최고의 처방전이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보자.
그리고 나와 관계된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연인, 부모님, 친구 등 '좋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상관없다. 그렇게 나 자신을 온전히 보여도 괜찮은 상대를 발견했다면 마음속으로 마법의 주문을 한 번 외쳐보자. '고통을 나누면 정말 반이 된다!'라고.
혼자 고민을 안고 끙끙 앓는 답답이가 되지 말자. 마음속 부정적인 것들은 내뱉어야 없어진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나의 약점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글로만 남겨도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어드는데 하물며 직접 내뱉는 것은 얼마나 더 효과가 있겠나. 지금 당장 우리의 고통을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