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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산 Nov 07. 2021

월급 180의 의미.

내 능력에 맞는 돈일까.

월급 180

첫 직장에서 받은 월급. 딱 최저임금이었다. 사람들이 보통 굉장히 작다고 생각하는 월급의 표본. 너도 나도 대학 졸업장 쯤은 가지고 있는 이 시대에, 기업을 보는 눈은 점점 높아졌다. 정규직 자리를 찾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인턴, 계약직,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일자리만 판을 치고 있는 이때, 청년 실업자 수는 점점 늘어만 간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등 흔히 말하는 안정적이고 보장된 직업을 얻기 위해 취업 준비 기간도 함께 늘어간다. 이러한 세상에서 월급 180짜리 직업은 홀대 받기 일수다. 그런데 이 금액은 정말 하찮은 금액일까.


직업에 대한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어릴 적부터 대기업 소리를 귀에 달고 살았던 나에게는 월급 180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하찮게 느껴졌었다. 180만원 이라는 돈을 받을 능력조차 없었으면서 말이다. 속빈 강정은 그 때의 나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던 중 한 3년 전쯤 취준생 시절에 가까운 친구와 구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취업 준비 기간을 더 가져야 할지 아니면 프리랜서로 들어가서 경력을 쌓는 게 좋을 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당시 프리랜서 제의가 들어왔지만 적은 월급에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친구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신선했다.


"네가 그 때 들어가서 월급 180만원을 받았다면 지금 3개월이 지난 지금 100만원 씩만 저금해도 3백만원을 모을 수 있었잖아. 그리고 그 3개월 동안 니가 배운 현장 경험까지 생각하면..."


그 친구는 유능하다

잘난척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유능한 친구였다. 창업 관련 대회를 비롯하여 여러 번 수상을 한 경험이 있었고, 공부도 물론 잘해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곳의 대학원에도 다니는 친구였다. 그만큼 자존감도 강한 친구가 들려준 180만원의 의미는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동안 나는 직업 자체에 가치를 둔 것이 아닌, 직업을 둘러싼 여러 부수물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월급은 얼마인지, 정규직인지, 워라밸은 누릴 수 있을지와 같은 것들 말이다. 지금 당장 180만원을 받는다고 해서 평생 그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물론 계속해서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그 돈을 벌만한 능력부터 가지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그리고 현재. 나는 지금 나의 연봉에 맞는 능력을 갖춘 사람일까. 아니면 그 이상일까, 그 이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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