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위한 책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 불안과 걱정의 시대에서 가장 핫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철학을 빌려와 현대인을 위로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삶은 언제나 답을 찾는다’라는 제목을 이해할 수 있다. “괜찮아 잘될 거야”라는 형식적인 말보다 우리가 왜 괜찮은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이 책은 철학자와 세 명의 현대인이 모여 철학 강의를 진행한다. 학생 1명과 직장인 2명이 각자 팍팍한 삶의 고민을 고백하고 철학자인 저자인 그들의 고민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불안과 싸우지 않고 흘러가게 둔다
우리는 불안을 한번 느낀 이상, 그 대상에게서 도망치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러니 주변에서 불안을 느끼지 말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큰 위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불안이라는 감정은 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며 불안을 느끼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 아님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여기서 통제는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것을 말한다. 불안을 통제하려고 해봤자 불안을 느끼는 나 자신을 자책하게 되며 결국엔 더 큰 불안과 우울로 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저자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건설적인 목적을 위해 쓸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펼쳐진 하늘에 순식간에 먹구름이 몰려와 비가 쏟아진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가 그 구름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둘 수밖에 없다.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먹구름이 개면 더 맑고 화창하고 싱싱한 날씨가 온다. 불안을 그냥 흘러가게 두 자. 불안한 감정이 우리를 감싸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불안한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이 감정을 나를 움직이는 동기부여로 사용해 볼 수는 없을까? 그래도 너무 불안하고 힘들다면 그냥 흘러가게 두 자는 것이다.
절망을 핑계로 도망치지 않는다
저자는 절망은 두려움과 불안의 종착지라고 말한다. 절망도 불안이나 두려움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더는 뭘 해도 안 된다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절망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절망스럽다고 말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지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대한 변명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나 하나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행위가 지구온난화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어라는 생각은 행동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합리화에 불과하다. 인생에서도 사방팔방이 전부 막혀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면, 절망감을 만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핑계로 삼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나의 작은 생각 하나도 바꾸지 못하는데 어떻게 세상에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겠는가.
절망스러울수록 원래 품었던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는다. 희망을 품었기 때문에 그것이 실현되지 않으면 절망하는 것이다. 저자는 절망했다는 사실보다 원래 품었던 희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절망을 불러일으킨 일은 이미 지나갔다. 과거에 사로잡혀있을수록 더 큰 절망에 빠지게 된다. 어떠한 상황도 시간이 흐르면 결국 나아진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시간은 과거를 향해 흐르지 않으니 결국 상처는 낫기 마련이다.”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절망에서 조금씩 벗어나자.
어떤 상황에 처하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계속한다
저자는 아들러가 제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전한다.
개구리 두 마리가 우유가 든 항아리 가장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놀고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놀다가 둘 다 항아리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죠. 한 마리는 처음엔 다리를 버둥거리며 빠져나가려고 애썼지만 얼마 안 가 포기했고 결국 우유에 빠져 죽었습니다. 다른 한 마리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발을 움직여 헤엄치는 것이라 생각했고 한참이 지나니 우유가 버텨가 되어 발밑이 서서히 단단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개구리는 버터를 딛고 폴짝 뛰어나와 살 수 있었죠
누구에게나 절망의 시기는 온다. 그것이 크든 작든 내가 느끼는 절망의 크기는 남이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아감을 멈출 수는 없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기회는 온다. 아직 100도씨에 도달하지 않았을 뿐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무슨 일이든 첫걸음은 존재하며 걸음걸음이 쌓여야만 천리에 도달할 수 있다. 지금 내가 시작하는 작은 일이 지금은 미약해 보이지만 결국 천리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위대한 과정 중 하나이다.
기시미 이치로가 우리에게 전하는 말
첫째, 성공 중심의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타인과 경쟁을 위해서가 아닌 나 자체를 중심에 두고 과정을 즐기며 그 소중함을 깨달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과거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인생이 늘 생각대로 풀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희망이 있다. 셋째, 오늘을 살아야 한다. 지금 이 시간을 등한시하면 행복으로 갈 수가 없다. 오늘은 먼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아니라 매일매일이 실전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진중하게 하면서 과정을 즐기는 것이 인생이다. 목표를 너무 높이 잡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일단 한 걸음을 내딛고, 그다음 걸음을 내딛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나의 환경은 크게 바뀌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