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운트플라워 Nov 11. 2024

인생은 죽거나, 살거나

선택지는 이 두 개 뿐이다.

우연히 유튜브에 다큐인사이드 재팬 - 엑소더스 편을 보았다. 엑소더스라는 뜻은 성경에서 출애굽기를 뜻하는 말도 대탈출이라고 번역된다. 내용은 일본의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제자리여서 청년들이 해외로 떠난다는 내용이다. 사례자들은 주로 일본의 비정규직 청년들이 나온다. 한달에 100만원이 안되는 돈을 벌어 생활을 하는데 미래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젊은이의 인터뷰는 뭔가 익숙하다. PD가 되겠다고 방송가를 전전하며 비정규직 생활이 무엇인지 익숙한 나로서는 그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일본은 미래가 없다며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호주, 캐나다 등으로 가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을 하는 청년들이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중에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살길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베트남으로 건너가 요식업 어플을 개발해 새로운 먹거리를 개척한 일본 청년, 일본 부동산 침체기 시절을 기회로 삼아 부자가 된 임대업자 등 시대에 흐름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를 삼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해 정규직 자리를 얻고도 성장을 이유로 다시 비정규직 판에 뛰어든 나로서는 비정규직이 삶이 얼마나 불안한 지를 알고 있다. 혹자는 다큐에 나온 어럽게 사는 청년들을 보며 젊으니까 핑계대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게 의지를 갖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당장 돈을 벌기 위해 고깃집 불판이라도 닦으러 나가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선택도 사실 쉽지는 않다. 원하는 곳에 취업이 목표라면 관련된 경험이나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고깃집 알바로 빠져버리면 그만큼의 체력과 시간을 원하는 목표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렇지 않겠지만 그 사람이 되지 않는 이상 그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다. 나의 경험에서 추측할 뿐이다.


삶에서 인간은 크게 선택지가 두 개 뿐이다. 죽거나 살거나. 죽기 싫으면 살아가야 한다.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오늘을 사는 것이고, 오늘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달에 90만 원 버는 청년도 살아가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고, 인건비 때문에 가게 운영이 힘들다는 사장님도 당장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본인이 조리부터 홀서빙까지 혼자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또한 마찬가지다. 당장은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불안한 마음이 시도때도 없이 들지만 딸린 가족을 생각하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터 할 수 밖에 없다. 피곤해도 글을 쓰고, 책을 한 쪽이라도 읽고, 이직을 위해 영어 단어를 한자라도 더 외우고 이력서를 정리한다. 그렇게 그냥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끝만 보고 우직하게 가는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