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아래
선 채로 그리움이 되었다.
만장처럼 흩날리는 구름
그 행렬은 끝이 없었다
평생 이토록 그리워해 본 적이 있느냐.
그 거친 잎사귀에 볼을 부비며
한 그루 한 그루 안아주고 싶었다.
잘 가라
그리운 것들아
그을린 그 씨앗을
메마른 이 땅에 남김없이 쏟아내고.
하여
이 세상을 그립게 하라
우리는 원래 그리하였음을 깨닫게 하라.
춥고 긴 계절을 견디고
너희의 발 아래 다시 들썩거리며
참을 수 없어 복받치는 어린 그리움들이
이윽고 노랗게 노랗게 대지를 뒤덮게 하라.
그렇게 눈물 나는 세상
낯 선 사람들이 손을 잡고
너희와 한 편이 되길.
노란 눈물을 함께 나누며
우리가 해바라기 밭이 되는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