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라는 도구 너머,
결국은 ‘사람’의 시간이었다

by 미몽

지난 한 달 반, 어머니와 나는 나란히 공모전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뛰어들었다. 나는 조달청 숏폼 공모전에 도전해 참가상을 받았고, 어머니는 개울가에 빠지는 추위를 감수하고 '청계천의 빛' 공모전에서 크리에이티브상을 받으셨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결과일지 모르나, 우리에게 이 시간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깊은 깨달음의 연속이었다.


오만원 삼금, 내 노동의 댓가이자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길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상을 수상한 이들에게 더욱 많은 갈채를 보낸다. 그들이 수상한 이유를 발견하고 나의 실수를 인정하게 되는 결과물로 기록하려 한다. (이 당시 미니멀리즘에 빠져 텍스트를 넣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그게 또 다른 오류를 낳았다)


AI는 만능 열쇠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가벼운 마음이었다. "요즘 AI가 워낙 좋으니까, 금방 뚝딱 만들 수 있겠지?"라는 자만심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영상을 만드는 법을 기초부터 배우고, 하나의 장면을 구성하기 위해 밤새 혼자 끙끙거리며 고심하던 시간들은 AI가 대신해 주지 않았다.


다른 참가자들의 멋진 작품들을 마주하며 내가 느낀 것은 경외감이었다. 화려한 기술 뒤에는 창작자가 쏟아낸 고뇌의 흔적이 역력했다. AI가 아무리 발전했다 한들, 그것을 구상하고(Planning), 배치하고(Directing), 최종적인 완성도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창작자의 몫이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달았다.


창작자의 자리를 다시 정의하다

이번 도전은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나의 막연한 기대감을 반성하게 했다. AI는 단지 나의 상상을 보조하는 강력한 도구일 뿐, 그 도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었다. 쉽게 보고 덤벼들었던 스스로를 돌아보며, 도구를 다루는 손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본질을 얻었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무대

공모전에 파묻혀 보낸 치열했던 한 달 반의 시간을 뒤로한다. 비록 몸은 고단했지만, 이 과정은 나에게 '좋은 경험' 이상의 자산이 되었다. 이제 나는 AI라는 파도를 두려워하거나 가볍게 여기지 않고, 그 파도를 타고 더 넓은 가능성의 바다로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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