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멘도자의 참회와 회개의 순례
'미션'은 그 어떤 설교와 전도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가슴을 뒤흔드는 강렬한 종교적 메시지이면서 동시에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이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설파하지 않으면서 가브리엘 신부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죄로 얼룩진 노예상인의 삶을 벗어던지고 수도사로 재탄생하는 멘도자를 통해 극적인 인생 스토리를 펼쳐 보인다.
'미션'에서 우선 시청자들을 압도하는 것은 거대한 이과수 폭포이다. 이과수 폭포는 현재로 치면 남미의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그리고 브라질 접경 지역에 위치한 거대한 폭포인데, 폭포 상류에는 원주민 과라니족이 살고 있으며 예수회 수도사들은 그들에게 포교하기 위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맨발로 폭포를 오른다.
'미션'은 18세기 남미를 둘러싼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 경쟁과 그 과정에서 희생되어 가는 과라니족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리고 있지만, 이러한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함의보다 필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예수회 수도사들 중 한 명인 로드리고 멘도자의 참회와 회개의 순례였다. 노예상인인 멘도자는 약혼녀가 자신의 남동생과 사랑에 빠지자 질투심에 동생을 죽이는데 그는 참회의 방법으로 자신이 평생 무기로 사용하던 칼과 갑옷 등을 짊어지고 이과수 폭포를 기어오르는 고행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사실 살인죄와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인간은 얼마나 많은 죄를 짓고 사는가. 마음의 죄, 몸의 죄, 관계의 죄, 물질의 죄 등등. 고행을 한다고 죄가 씻겨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고통을 통해서 자신이 노예로 팔아넘겼던 과라니족에게 용서를 얻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나가는 멘도자의 모습을 보는 것은 환희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했다.
사진은 '미션'의 초반에 나오는, 십자가 모양의 나무에 묶여 폭포 아래로 던져 넣어져 순교하는 줄리안 신부의 모습이다. 감히 언급하기도 힘든 거룩하고도 숭고한 죽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