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픔을 온전히 감싸주실 주님을 기대합니다
나는 뚱뚱해졌다. 과거의 날씬하고 마른 체형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2배나 쪘다. 살이 많이 불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말할 수 없는 아픔도 있다.
과거에는 숨어서 안 나오려고 했다. 나의 이런 모습을 보이기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자신감이 떨어짐은 물론, 과거에 교만할 정도로 당당하던 나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낮은 자존감이 찾아왔다. 아무리 중장년이라고 하지만 여자로서 외모가 망가지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이고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꿈과 커리어, 결혼에의 소망, 외모, 친구...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자 나는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예수님 앞에 엎드리게 되었다. 물론 그 깨어지고 낮아지는 과정은 참을 수 없이 괴롭고 아팠다. 그것은 여느 설교나 격언에 나오는 것처럼 감동적이고 낭만적인 과정이 아니었다. 잔인한 자기 발견과 성찰, 참회의 순간이었으며 자신을 통째로 갈아 끼우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목이 곧은 백성이었던 내게 예수님은 어쩔 수 없이 붙들 수밖에 없는 유일한 선택지로 남았다.
내가 이 세상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분명해지자(내가 세상을 소외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게 없다는 의미에서) 나는 비로소 예수님의 외로움과 슬픔과 버려짐을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의 죄악을 위해서 지신 십자가와 그 십자가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사랑까지도 말이다.
물론 나의 신앙은 온전하지 않다. 당당하게 고백하다가도 다음 순간 변덕스럽게 돌아서기도 하고 성령의 감동으로 수세미처럼 눈물 질질 짜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차갑게 식어버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가 예수님을 만났다는 것과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 말이다. 비록 내 외모가 뚱뚱하고 늙고 못났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