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주변에서 언질이 있으면 글을 들여다보는 사람이라 언질을 받아서 글을 끄적이려고 들어왔다. 쓰다 남은 글들이 있을 텐데 하면서 작가 서랍을 눌러봤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긴 어렵지만 날리기는 아까운 조각들이 있었다.
지금 고민하고 떠들고 다니고 있는 걸 몇 달 전에도 생각하고 있었길래 작가 서랍에 있던 조각 글을 그냥 일부 공개해본다ㅋㅋ
과거 이야기를 하다 내가 교회 언니들을 참 싫어했었구나 싶었다. 페미니즘? 그거 남자 싫어하는 거 아니야?, 청년 3부에서 끝내자(나잇대별로 청년부가 나뉘어 있는데 청년 4부는 30대 후반부터 결혼하기 전까지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사랑하라면서 사랑을 실천하지 않았던 그 교회의 언니들. 말과 행동이 달랐던 모습들. 경험하지 못했는데 왜 나보고 실천을 하라고 할까. 받은 게 있어야 주는 것도 있는데. 많이 억울했었던 거 같다. 물론 정말 좋아했던 언니들도 있다. 많았다. 어딜 가나 한 무리에서 이상한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은 공존하기 마련이다. 물론 남자들은 더 최악이었다.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니 그럼 군대는 어떻게 생각하냐던 찬양팀 리더남, 누나가 저를 병신처럼 보는 거 같아요라던 1년차 남자청년, 네가 하는 건 페미니즘이 아니라던 같은 년차 남자, 고3이랑 썸타던 고3 찬양팀 남선생. 일일히 나열하기도 힘든 최악 of 최악이었던 교회 내 남성들.
그래도 교회에서 배운 것들이 있다. 교회 역시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병자들의 집이기 때문에 온갖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를 다 경험했다. 공동체는 어디든 비슷하구나 싶어 당황은 덜하게 된다.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예상을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아는 문제도 있다. 행사 준비나 음향을 배웠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할 때 시간이 자꾸 딜레이 되어도 딱히 초조하지 않았다. 내 맘대로 되는 건 거의 없다. 언제나 변수는 존재한다. 초연함은 교회에서 다 배우지 않았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