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숲과 새의 대화

by 로즈릴리

새/ 넌 운명을 믿어?


숲/ 글쎄.. 조금은


새/ 난 운명이 8할 같아


숲/ 정말?


새/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게 있어


숲/ 운명이라는 것도 결국 노력한자의 몫 아닐까


새/ 잘 들어봐, 아침 잠이 많은 나와 내 친구는 벌레 한 마리라도 더 잡으려고 누구보다 일찍 일어났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명언을 실천했단 말이야


근데 어떻게 되었니, 내 친구는 부지런한 탓에 표적이 되어 인간에게 잡혀 새고기가 되었고,

난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 났지만 날개에 부상을 입었잖아.

나무 속 깊은 집에서 늦잠을 실컷 자던 다른 새들은 오히려 건강한 두 날개로 자유롭게 날고 있다고 ㅜㅜ


숲/ 그렇구나, 불공정한 인간의 세상이네

일찍 일어나는 약한 새가 사악한 강자에게 잡아 먹히다니 ㅜㅜ


새/ 넌 왜 그렇게 공모전에 목숨 걸듯 달려들어?


숲/ 그것만이 내가 하고 싶은 꿈이고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새야 새야~~ 이야기 하나 들려 줄게

장 벨**라는 45세의 중년 남자가 사업에 실패하여 우울과 공허감에 빠졌어

그 부정적인 감정은 수년간 지속되었단다. 그는 마침내 슬럼프를 이겨내기 위해 세계일주를 떠났고

12년에 걸쳐 완주했다고 해


나도 비슷한 상황이야 난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직장을 잃고 일도 잃었다

난 두아이의 엄마이고 아직 미성년자인 아들과 남편을 남겨 두고 세계일주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아

그렇다고 새로운 일이나 직장에 도전하기에도 버거운 나이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같아

나 그래도 초등시절부터 글 좀 쓴다 소리 듣고 초중고등 대학 백일장에서 입상도 했다.

전공도 국문학인데다가 세부전공은 창작이라 글쓰기가 적성에도 맞고 좋아

사람들은 글쓰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난 재밌어 어렵지 않고 그냥 쉽게 써

소설 시 평론 수필 감상문 보고서 동화까지 닥치는대로 다 쓸거야

그래서 브런치는 일종의 습작노트라 생각해


새/ 그래 다 잘될거야! 힘내 화이팅하자


숲/ 고마워 긍정과 응원 감사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르꼴라 바질 페스토 치아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