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하며 흑흑 울던 한 50대 여성의 뒷모습을 보며
#일기콘 17,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17일째 이야기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매일 동네 하천가를 걷습니다.
걷다 보면 하루의 정신적 피로가 싹 다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야 하는데...
비틀거리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여성분을 보았습니다.
뽀글거리는 파마머리, 약간 구부정한 뒷모습...
여러모로 보아 50대 말쯤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근데 비틀비틀... 술을 마신 건가? 하며 앞질러 걸어가려는데...
스치는 순간 "엄마~~~" 하며 어린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헉! 놀라서 더 빨리 걸어와버리고 말았어요.
무슨 사연이 있던 걸까?
힘든 일이 있어 엄마가 생각난 걸까?
술 한잔 걸치니 엄마가 그리웠던 걸까?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신 걸까?
어색했던... 왠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거 같은 그 느낌 뒤로 여러 생각들이 오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며 저도 모르게 슬픔이 올라왔습니다.
그분은 힘들 때 마음놓고 기대어 울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나는 있나?
어른이 된다는 건 이렇게 쓸쓸한 일인 걸까?
어른이 되면 이제 어른이니까 울면 안되고...
씩씩하게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하고....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그런 사회의 시선을 받고 자기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러고 보면 부모님이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걸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저 역시도 어느 순간 사람들 앞에 눈물을 보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어쩌다 눈물을 보일 때도 있는데.. 눈물을 콘트롤못한다는 게 어찌나 창피한지
어른이 돼도 쓸쓸하지 않게... 외롭지 않게....
저도 걍 약한 모습 보여주고 사람들의 약한 모습도 안아주고 그러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쓸쓸하지 않게 외롭지 않게 서로 함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