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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위너코치 Apr 29. 2019

집이 없어도 괜찮아, 일본에 늘어나는 아도레스호퍼족

구독 경제가 바꾸는 혁신적인 삶의 방식

최근에 눈에 띈 키워드는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였습니다.


구독 경제란?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생활경제 패턴을 말합니다. ‘정기구독’과 ‘상거래’를 합쳐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라고도 불립니다.


매달 일정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이용이 가능한 넷플릭스 같은 무제한형 모델, 필요한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정기배송 모델, 고가의 제품을 대여해서 쓸 수 있는 렌탈형 모델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구독 서비스 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 것은 넷플릭스입니다. 이미 전 세계 1억 20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재밌는 것은 구독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을 거 같은 영역에도 정기구독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인데요.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현대 셀렉션’이라는 구독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월 72만원을 내면 3개 차종을 주행거리 제한 없이 바꿔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등도 국내외에서 구독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버거킹의 커피 정기구독 서비스 광고


국 버커킹에서는 월 5달러를 내면 매일 커피 한 잔을 무료로 주는 구독 서비스를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 한잔 값으로 한달 내내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광고를 하고 있지요.


국내 최초로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꾸까(Kukka)


구독 서비스가 돈이 된다는 것을 느낀 기업들에서는 새로운 구독 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애플도 올해 애플뉴스 플러스라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경제를 모델로 삼은 스타트업들이 활동 중입니다. 화장품, 면도기와 면도용품, 양말, 술, 꽃, 침구, 취미를 배달해주는 구독 서비스까지.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 등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지요.


월간 이슬아 모집 공고


개인이 유료 콘텐츠 구독 모델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월간 이슬아에서 모집한 광고인데요. 본인을 연재 노동자로 칭하며 매달 1만원을 내면 20일간 자정까지 뉴스레터 형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보내는 것입니다. 내용이 재밌어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심지어는 일본에는 집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바야흐로 구독 경제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상품을 산다는 개념에서, 상품을 구독한다는 개념이 나오게 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다고 합니다. 화장품과 면도날 같은 생활 소모품을 낮은 가격에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생겼고, 한 번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돼서 인기를 끌었던 것입니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4200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5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맥킨지에서는 '구독 경제'는 지난 5년간 매년 100%씩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구독 서비스가 점차적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게 되면 그 발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입니다.



왜 구독경제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을까? 구독경제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궁금해졌습니다.


“꼭 사야 해!!” -> “한번 구독해볼까?”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일으키는 것과, 필요한 만큼 구독해보고자 하는 욕망을 일으키는 것은 혁명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임이 틀림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유경제에서 구독경제로 넘어가고 있는 트렌드라고 하지만 지금의 흐름을 보면 구독경제가 공유경제의 흐름과 맞물며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꿀까?

일본의 ‘아도레스호퍼’족에 대한 기사를 보며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도레스호퍼는 어드레스(address, 주소)의 일본식 발음인 ‘아도레스’에 캥거루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호퍼(hopper)’를 합해 만든 말입니다. 주소를 바꿔가면서 사는 사람을 뜻하는데요.


디지털 노마드족 개념과도 비슷한데, 굳이 한곳에서 오래 머무는 게 아니라 원하는 장소로 옮겨 다니며 일하고 경험하며 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아도레스호퍼족을 겨냥하며, 카부쿠스타일은 지난 1월 8일 나가사키에 ‘하프’(또 하나의 집(home away from home)의 줄임말)란 이름의 숙박 시설 1호점을 열었는데요. 1층에 카페, 2층에 공유사무실, 3층에 거주 공간이 있습니다. 매달 8만2000엔(약 82만원)만 내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나가사키 외에도 현재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후쿠오카 등에도 하프를 건설 중에 있다고 하네요. 이 사업이 전망 있다는 것을 알고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어디든 원하는 장소에 가서 집도 구독하면 되고, 필요한 옷들도 구독하면 되고, 필수적인 짐들은 보관과 배송을 편하게 해주는 서비스들을 이용하면 되고, 일을 위해 필요한 자료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고....  관련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는 아도레스호퍼 전향을 선언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구독 플랫폼들이 글로벌하게 연결된다면 여러 다른 나라를 다니며 원하는 만큼 살고 일하고 경험하며 살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내 집을 장만하기 위해, 내 차를 마련하기 위해....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 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소유와 그 소유한 물건을 관리하기 위해서 쏟았던 에너지들이 점차 내 삶을 어떻게 잘 만들어가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 자료

- [정욱 특파원의 일본열도 통신] 집은 필요없다는 일본의 젊은이들 주소 바꿔가며 사는 ‘아도레스호퍼族’

- 구독경제 Subscription Economy

- 영화·음악·침대·자동차까지…이젠 갖지 않고 ‘구독’

- 반려동물부터 캐딜락까지, 구독이 미치지않는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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