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동생의 이야기
지난 화요일 오랜만에 부산에 갔습니다.
부산 질병관리청에서 'SNS 홍보단을 위한 글쓰기 역량 강화 교육' 의뢰가 와서, 강의를 하는 김에 아는 동생도 만나기로 했습니다.
만나서 저녁도 먹고, 광안리 바닷가도 구경하고 동생 집에 왔는데 방 곳곳에 동생이 키우는 반려식물이 놓여 있습니다.
왼쪽부터 디시디아화이트, 산호수, 수박페페, 몬스테라. 레몬나무, 망고스틴입니다.
이외에도 17개의 반려 식물과 함께하고 있었어요.
함께한 지 5~6년이 된 식물도 있고, 1년 정도 된 식물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동생은 같은 회사를 다닐 때도 사무실 식물 관리를 도맡아할 정도로 식물을 좋아했어요. 당연히 집에서도 잘 키우고 있었던 거죠.
저와는 대비가 되었습니다.
2년 전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를 하면서, 7개 정도의 식물을 샀는데 지금 남은 건 딱 2개. 그중 하나가 산세베리아인데, 요즘 그마저도 상태가 안 좋습니다.
"산세베리아가 오히려 키우기 어려워요. 제일 많이 죽는 이유가 과습 때문이에요. 물을 많이 줘서 죽어요. 산세베리아는 아예 관심을 안 가져주는 게 좋아요."
산세베리아마저 상태가 안 좋다며 이야기를 하자, 동생이 이야기를 해줍니다.
"식물을 잘 키우려면 관심과 사랑을 줘야 해요.
물을 줄 때도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아 예쁘다..' 하면서 주는데 그걸 식물도 아는 것 같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각각의 식물에 맞는 관심을 줘야 해요.
산세베리아한테는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무관심하게 있는 게 관심이에요."
식물 키우기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환기. 그래서 늘 창문을 열어놓고 산다고 합니다.
동생은 초등학교 때 집에서 버리려고 한 죽어가는 난초를, 다시 데리고 와서 살려낸 경험이 있었다고 해요. 그 이후로 계속 식물을 키우며 느끼게 된 것들이라고.
생각해보니 식물 하나하나에 맞는 사랑법을 잘 모르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관심도 부족했고요. 관심이 있으면 찾아보고 그대로 해보려고 노력이라도 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으니까요.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며 식물 잘 키우는 법이 인간관계 잘하는 법과도 비슷하다 싶었어요.
사람에 맞게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
과습으로 죽지 않게 때로는 관심이 있어도 관심이 없는 척 기다리고 바라봐주는 것.
우선은 죽어가는 산세베리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러, 식물을 샀던 동네 화원에 가봐야겠어요~.
꼭 다시 살아나기를.
#일기콘 401,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401일째 글입니다
(* 화목에는 꼭 글을 씁니다. 화요일에 지방 출장이 있어 수요일에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