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 새끼를 타신 주님

LA 어느 길 위에서..

by 간달프 아저씨

LA에 사역하는 한 선교사님이 계십니다.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한때는 모든 것이 잘 풀리는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늘 직선이 아니죠.
그분은 깊은 절망과 방황의 골짜기를 지나, 인생의 밑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때 그를 붙잡은 건, ‘기도하는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의 눈물 섞인 기도가 결국 그 아들을 다시 주님께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YWAM ‘성령의 샘’에서 훈련을 받으며 완전히 새로워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LA 한복판에서, 노숙인들을 향한 주님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곳은 고통과 절망이 가득한 땅이지만, 그에게는 오히려 ‘선교지’가 되었습니다.
이발을 해주고, 음식을 나누고, 손을 잡고, 복음을 전하며,
그는 그곳에서 매일 ‘사랑의 예배’를 드립니다.

며칠 전, 한 성도가 맥추절 헌금을 전하며 말했습니다.

“목사님, 필요하신 곳에 사용하세요.”

기도 중에 LA의 그 선교사님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그 헌금을 여성 노숙인을 위한 쉼터의 시드머니로 보냈습니다.
비록 100만 원이라는 작은 금액이지만, 주님 손에 올려진 그 씨앗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로 맺혀 그분들을 회복시키고
하나님의 나라가 그 땅에 흐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어제는 남산에서 ‘남산 블래싱’을 함께했습니다.
성도 다섯 명이 아침 8시에 모여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고, 운동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오늘도 다섯 명이 남산에 올랐습니다.
터키 가족을 만나 축복했고, 포르투갈에서 온 가정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오후에는 여덟 명이 송추계곡으로 향했습니다.
물에 발을 담그고 점심을 나눈 뒤, 야외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홀로 온 여성분, 아이를 데려온 젊은 부부, 그리고 미혼 커플까지 그들은 마음을 열고 영접했습니다.

복음은 늘 관계를 통해 흘러갑니다.

사진을 찍어주고, 간식을 나누고, 함께 웃으며 그들은 복음을 들었습니다.


성경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방을 청소했습니다.
그 방은 노숙하던 형제에게 제공했던 곳이었습니다.
보증금과 첫 달 월세, 생활용품까지 모두 지원했지만
그 형제는 수급을 받은 뒤 도망쳐버렸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도망쳐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세워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형제들과 함께 방을 청소했습니다.
그중 한 형제가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곰팡이가 핀 음식물을 맨손으로 분리수거하며, 묵묵히 섬기던 그 모습이
마치 주님의 손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형제는 지난주부터 공원예배를 섬기고, 야외성경공부 때는 운전도 자원했습니다.
그의 헌신은 제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소망을 찾는이 예배’에서 함께하던 한 형제가
영화감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는 첫 단편영화를 우리 교회를 배경으로 찍고 싶다고 했습니다.
기꺼이 허락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배우와 스탭 12명이 교회를 찾았습니다.
지하 식당을 센터로 내어주고, 커피와 간식, 옥수수를 나누며 그들을 환대했습니다.

가장 먼저 온 촬영감독 학생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는 영접했습니다.
촬영이 끝난 뒤, 모든 스탭과 영화를 위해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 영화가 주님의 나라를 흘려보내는 도구가 되기를 축복했습니다.

요한복음 12장 14절~15절 말씀


“시온의 딸아,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네 왕이 새끼 나귀를 타고 오신다.”


주님은 십자가의 나라를 이루시기 위해 화려한 말이 아니라, 어린 나귀 새끼를 타고 오셨습니다.
가장 연약하고, 볼품없고, 준비되지 못한 존재.

그 나귀가 바로 나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입니다.


“주님, 저는 부족하고 연약합니다.
하지만 제 등에 주님을 태우길 원합니다.
주님, 저를 사용하여 주소서.”


작고 볼품없는 나귀를 통해서도
주님은 당신의 나라를 이루십니다.
오늘도 그 믿음으로, 우리는 세상 속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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