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부림쳤던 시간들
꽤 많은 노력과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적잖게 몸담고 있던 직장 생활을 내려놓은 이때에 과연 다음 시즌은 무엇일지, 또 어떻게 살아가면 더 괜찮을지 말이다. 그래도 많은 브런치 작가님들의 공통점 하나 정도는 명확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커피를 굉장히 좋아들 하신다. 그것은 필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글을 씀에 있어서 커피는 작가들의 또 다른 정체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무튼.
좋아하는 카페를 차릴까 했다. 가능하면 집과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 주변 부동산들을 찾아다니기도 했고, 어플을 통해 직접 발품을 팔기도 했다. 물론 모든 것이 그리 열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잠시 잠깐 타오르던 불꽃은 현실 앞에서 픽 하고 꺼지기 일쑤였다.
아예 지역을 옮겨볼까도 생각했다.
아내와 나는 내향인으로써 사람 만나는 것을 즐겨하지는 않는다. 물론 만나는 것도 좋다. 다만 어쩌다 말이다. 잦은 왕래는 i 성향을 가진 우리에게 있어서 일과도 같은 것이 된다. 방전되기 십상이었던 것이다.
"제주도로 갈까"
가족 포함 사람들과 떨어져 살아보고 싶었다.
무슨 모임들이 그리도 많은지. 당최 만남이 없는 달(Month)이 없었다.
현재 사는 곳은 지역개발공사에서 제공하는 임대 아파트이다. 신혼부부 조건으로 현시점 기준 3년째 거주 중에 있다. 자가가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임대료, 위치, 집 구조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장소이다. 게다가 깨끗한 신축이다.
현실적인 부분이 가장 컸겠지만, 이런저런 핑계 댈 것 없이 제주 이주는 솔직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였다. 누군가가 '제주도 좋아요 오세요' 한다면 버럭 하며, 지금 사는 집이 이렇게나 좋은데 어딜 가냐고 괜스레 둘러댈까 한다. 아무도 제주 이주를 노렸던 것을 모르니 말이다. 그래도 나름 진심이었다. 제주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자발적 고립을 꿈꿨던 그 마음 하나만은.
많이 생각했고, 많이 찾아봤고, 많이 알아봤다.
그렇게.
몸부림쳤다.
결국 돌고 돌아 편의점 조끼를 입었고,
배달 음식은 조수석 한쪽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리고 평범한 임대 아파트에 산다.
그래도 괜찮다.
막연함은 있지만 적어도 재미는 있으니까.
어느 하나 자리 잡지 못한 채,
그렇게 올해도 마무리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