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달랐던 삶의 시간

by Glory

퇴사 후 직업상 복귀에 대한 요청들이 종 있었다.


사실 말이 퇴사이지 본사로부터의 완전한 탈퇴는 아 상황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필자는 휴직 중이며, 과정 중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말 그대로 잠시 멈춰 있는 것이다. 그게 벌써 3년 차다.


그러다 보니 가깝게는 양가 부모님들로부터, 또 과거 몸 담았던 직장 동료들로부터, 아니면 개인적인 관계가 있던 지인들부터 복귀에 대한 요청들이 적잖다. 그들의 입장으로는 아마도 꽤나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가만히 두면 움직이지 않을 사람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었을까. 일개 몇 분들은 다소 억압적이기도 했다. 이솝 우화의 어떤 이야기처럼, 햇살이 아닌 바람으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다 보니 그에 대한 필자의 반감은 더욱 커져만 갔던 것 같다. 예고 없이 집에 찾아오기도 했으며, 주기마다 연락하여 안부를 빙자한 복귀에 대한 말을 늘어뜨리기도 했다. 그게 다 안타까워서였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참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기억해 주고, 생각해 주며,

찾아와 준다는 것 자체 말이다.


허나 동시에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기억해 주고, 생각해 주며,

찾아와 는 일 자체 말이다.


그저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싶다. 어쩌면 다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 명확한 명분이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지만 제주도 이주를 생각했었고, 거기서 더 잘 되면 자그마한 카페도 하나 차리고 싶었다. 핑계 댈 것 없이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 길은 쉽사리 열리지만은 않았다.


반대로 내심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돌아가야 된다는 마음속 무언의 박감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인지도. 이도 저도 아닌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외람된 이야기지만 사실 돈만 좀 있다면 아내와 함께 세계 구석구석을 다니며 여행이나 좀 다니고 싶다. 현시점으로 딱히 하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일이 없다 보니 말 그대로 여행이나 다니고 싶은 심정이다.


막 진취적이지 못하다. 대단한 것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나 야망도 없다. 답답한 소리일지 모르나 때가 있겠지 하며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 애초에 잡았던 쉼의 시간이 최대 3년이었고, 올해 11월이 되면 그 시간이 료된다. 시작할 때 이 시간을 다 울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벌써 매워져 가고 있다.


조용하다.


이제는 연락이 온다거나 만남을 요구하는 일조차 없어진 상태이다. 달리 말하자면 뭐랄까. 이제 시작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무엇인가 보이거나 잡혔던 것이 아닌, 잠해 지기까지만 약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 것은 아니었을까.


조급해지기

쉬운 요즘이다.


의지적으로 조금만 더

천천히 가보려 한다.


내가 생각했던 시간과

삶의 시간은 많이 달랐다.


그 흐름에 나를 좀 더 맡겨보면 어떨까 싶다.

때를 기다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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