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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지 Dec 12. 2019

내 댓글은 악플일까?

한 번쯤은 들어본 명예훼손 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댓글은 악플일 ‘수'도 있다.


나는 유튜브 공식 파트너 MCN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인터넷방송인들과 일하다 보면 악플에 대한 이야기를 늘 접하게 된다. 보통은 내가 쌓아온 경험치로 상담해주거나 변호사님을 연결해주는 역할만 해왔다.


그러던 중 한 방송인에게 정신적 피해가 발생할 만큼의 문제가 발생해 회사 자문 변호사님과 미팅을 했다. 변호사님에게 직접 명예훼손 관련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다.


미팅을 하게 된 이유는 여성 방송인 얼굴에 대해 칭찬하는 댓글을 달면서 교묘하게 조롱을 섞어 커뮤니티에 글을 퍼 나르고 댓글을 다는 인물들 때문이었다.


의뢰한 방송인과 나의 주된 궁금증은 ‘텍스트만 보면 욕도 없고 칭찬인데 명예훼손이 가능한가’ 였다. 변호사님은 망설임 없이 ‘YES’라 대답했다.


두산백과에서는 명예훼손을 “사람의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일반적인 인격에 대한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이는 상당히 넓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변호사님의 말을 인용해보자면 내 의도는 그렇지 않더라도, 욕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여러 정황상 내 댓글은 악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악플 관련 명예훼손은 여러 건을 한 번에 진행하기에 악플에 동조하는 의견을 내 거나 한마디 더 하는 행동도 명예훼손에 포함될 수 있다.



변호사님 말에 따르면 생각 없이 댓글을 달거나, 악플에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댓글을 단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스치듯 본 TV뉴스에 연예인 악성 댓글 주인공들은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 미성년자인 경우가 많다.


피해자들은 참다참다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아 고소를 시작하기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심각성을 잘 모른다. 실제로 연예인처럼 인터넷 방송인들도 이러한 일로 정신 상담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몇몇 대형 MCN에서는 전문 상담사 지원을 혜택으로 주는 곳도 있을 정도다.



보통 현실에서 험담, 욕, 나쁜 소문 등은 절대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인터넷의 익명성에 기대어 악플을 조금 손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 없이 단 댓글이 누군가에게는 악플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후 만에 하나 무혐의 판정을 받는다고 해도 인생에서 굳이 고소 과정을 경험할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누구도 명예를 훼손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내 댓글도 악플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다음 글에서는 명예훼손 진행과정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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