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 단연 얄미운 사람 중 하나는 본인의 무언가를 으스대는 사람이다.
이런 상황은 묘하게 기분나쁘다.
여기에 동요하다보면 찝찝한 패배감이 나를 귀찮게 만든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사람을 멕이는 방법으로 '질문'을 사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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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생활을 기자로 시작했다.
인터뷰를 즐겨하곤 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꼭 이런 유형은 등장한다.
다만, 정보를 캐내는 직업 특성상 오히려 이러한 상황은 이점이 됐다.
보통 인터뷰를하면 게임 개발자가 많다.
이 경우 당연하게도 그들은 본인 프로덕트에 자부심이 굉장하다. 일반적인 경우 그 자부심을 어루만지면 '적당한 수준'의 정보를 내어준다. (개인적으로 위 어루만진다는 행위는 취재 및 인터뷰의 기본인 대상에 대한 사전조사를 말한다.)
이유는 사업과 마케팅 등에서 정해둔 정보의 선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으스대는 개발자가 등장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자를 아랫사람으로보거나 타사의 게임을 낮게 보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뷰를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찬스이다.
끊임없이 그의 자존감과 자존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하면 그들은 브레이크없이 말하게된다. 마케팅, 사업이 정해놓은 선을 넘어버린다.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이 으스대는 태도를 질문으로 더욱 자극해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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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웬 인터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나는 사람 멕이는 방법을 정립했다.
요약하자면 질문을 끝까지 하면된다.
나는 직업을 기자로 시작해서인지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데 거리낌이 없다. (물론, 핑거프린세스라고 불리는 그런 질문이 아닌 '정말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이니 오해마시길바란다.) 한 경험을 공유하자면 한국계 회사에서 동종 경쟁사, 외국계 회사로 이직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입사 초기 한 직원분이 의도적으로 본인의 지식을 으스대며 본인이 나보다 우위에 있다라는 뉘앙스를 물씬 풍겼다. 나는 전직장에서도 같은 툴을 사용해서 웬만한것은 알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오히려 예의바른 태도를 유지하며 끝까지 질문으로 응수했다.
또한, 당시 해당 툴을 국내에서도 사용한 지 얼마 안된 상황이라 나도 모르는 것들과 애매했던 영역을 심도있게 물어봤다.
어찌되었겠는가? 당연하게도 본인이 지적하려고 찾아온 내용 외에는 하나도 알고 있지 못했다.
더불어 가르치려든 내용 조차도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횡설수설하다가 다른이에게 배워 본인도 잘 모른다며 자리를 떴다. 이후 좀 더 멕여보자는 심상으로 정말 나도 모르는 문제가 생길때마다 그를 올려치며 질문을 쏟아냈다. 한 일주일 정도 질문 세례를 지속하니 그는 나에게 오지않기 시작했다.
여기서 연쇄 질문만큼 중요한 것은 태도이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으며 나는 정말 잘 모른다는 태도를 지켜야한다. 단순 질문만 할 경우 "그런것도 모르세요? 스스로 공부 좀 하세요" 등의 비상식적인 반응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꼭 예의바른 태도로 상대를 올려쳐야 그는 나로인해 억지로 멋진 사람이 되고 나에게 대답을 해주어야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기자 당시 개발자의 자부심을 어루만지는 행위를 꼭 했던 이유도 '상대가 대단한 사람이니 나에게 대답해주는 아량을 베풀어야한다'라는 상황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생각보다 이 방법은 싸움을 만들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난감하게 만들 수 있다. 몰랐던 내용들이 얻어걸리는 경우도 있어서 보너스도 있다.
마무리를 하자면 누군가 멕이고 싶다면 2가지만 떠올리자.
- 첫째 특정 상황에서 끊임없는 질문한다.
- 둘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도록 상대를 올려치기한다.
위 2가지만 지킨다면 감정소모 없이 상대를 멕이면서 원하는 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적용되는 상황이 특수할 순 있으나 누군가 이글을 보고 본인 상황에 맞다면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