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 +28

임종 4일 전

by 천우

어머니 임종 4일 전 2002. 1. 21 월요일

중환자실이라는 선택

월요일 아침,

담당 교수가 병원에 나왔다.

그는 모든 검사 자료를 다시 살펴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

집으로 모시거나,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했다.

말은 차분했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라는 뜻이었다.

병실 앞에는

큰어머니와 형님들, 고모와 이모까지

많은 친척들이 모여 있었다.

각자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 당장 집으로 모시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길이라는 말도 있었고,

병원에서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말도 있었다.

결정은 결국

내가 해야 했다.

나는 중환자실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더

어머니 곁에 있고 싶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하루라도,

한 시간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었다.

어머니의 손을 잡아

내 발등 위에 올려 두었다.

차가운 듯하면서도

아직 남아 있는 체온이 느껴졌다.

그 온기를 느끼는 동안만큼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작가의 이전글300회 +27ㅡ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