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4일 전
어머니 임종 4일 전 2002. 1. 21 월요일이다.
아침부터 큰어머니, 석만이 형, 석경이 형, 석정이 형, 고모님, 석경이 형수님, 양정이모가 중환자실로 들이닥쳤다.
난 오늘 월요일 담당 의사를 만나기 위해 의사가 출근하자 말자 의사를 만났다. 담당교수가 최종적으로 여러 가지 검사자료를 면밀히 살펴 본 연후에 결정을 나에게 내려 주었다.
“가망이 없으니 집으로 모시고 가시든지 아니면 병원 특실에서 마지막 임종을 지켜보실 수 있도록 배려 해주겠습니다.”라고 했다.
난 담당교수의 말을 듣고는 어머니를 보려 오신 친인척 어르신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생각들은 반반이었다. 반은 그냥 그대로 병원에서 마지막까지 지켜보자는 쪽이고, 반은 지금 당장 집으로 모시고 가는 것이 효도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결정은 내가 했다. 수간호사와 담당주치의의 말대로 모든 조치가 완벽한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상황을 좀 더 두고 보자는 것이다.
사실은 교수의 말대로 모든 것은 다 결정 된 상태다. 이들의 생각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난 좀 더 기다려 보고 싶어 중환자실에 그대로 있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어머니의 생명은 순간순간 자꾸만 좋지 않는 쪽으로 진행되어져 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현실은 썩은 고목나무에다 비싼 영양제를 자꾸만 주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어머니 곁에서 하루 종일 붙어 있는 시간을 가진 다는 자체가 내겐 너무 고마움 현실이다.
어머니의 차디찬 손을 나의 발등 위에 한번 올려 놓아봤다. 발등에서 체온이 느껴지는 것을 보아 아직은 살아계심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가장 큰 기쁨이었다.
나는 어머니 침대 밑에 베개를 받치고 앉아서는 어머니의 몸 구석구석을 주무르면서 따뜻한 어머니의 체온을 감지하였다.
지금 이 순간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되어 질까?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자체가 나에겐 크나큰 힘이요, 기쁨이었다.